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송추 야구장에는 선수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가득하다. 눈발이 섞인 칼바람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동계훈련에 여념 없는 본교 야구부의 오현근(사범대 체교 04, 외야수), 김준(사범대 체교 04, 투수) 선수를 지난 17일(수) 만났다.

군기반장은 NO~

‘삑, 삑’ 호각 소리에 맞춰 선수들은 가벼운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박철홍 코치의 부름에 한 선수가 자신의 차례를 마치고 기자에게 다가왔다. 바로 올해 고대 야구부 주장으로 선임된 오현근 선수이다.
중책인 주장을 맡았기에 책임감이 앞선다는 오 선수에게서 부드럽고 자상한 선배의 모습이 겹쳐진다.
“야구는 단체 경기로 팀원들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하기보단 팀원들의 화합을 이끌어가는 주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 선수는  2,3학년 시절부터 팀의 1번 타자로 활약했다. 야구에서 1번 타자는 홈런을 펑펑 날리는 강타자는 아니지만, 공격의 첨병으로서 득점을 위해선 반드시 출루해야한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능력을 갖춘 오 선수는 1번 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오 선수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2006년에 4번 타자로 활약한 유병조(사범대 체교 05, 포수) 선수를 꼽는다. “힘 있고 찬스에 강해 팀의 고비 때마다 홈런포를 터뜨려준다”며 후배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국가대표 에이스가 나가신다

1학년 때부터 고대 야구부를 이끌 기대주로 주목 받아온 김준 투수.
그는 이제 대학선발 및 대륙간컵 대회 국가대표에 선발된 대학야구 최고의 좌완투수가 되었다. 그가 국가대표에 선발됐을 때 언론에선 ‘장애를 이겨낸 선수’라며 관심을 나타냈다.
김 선수의 오른손은 왼손에 비해 안으로 휘어있다. 오른손으로는 야구를 할 수 없었지만, 프로야구선수 출신인 아버지를 보며 자란 김 선수에게 야구는 특별함 그 이상이었다. 결국 왼손으로 야구를 시작한 김 선수는 최고구속 145km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성장했다.
단기전으로 승부를 가리는 대학야구 특성상 에이스 선수가 많은 이닝을 도맡아야 한다. 부담이 있을 법도 하지만 김 선수는 “김수형(사범대 체교 04, 투수), 신정락(사범대 체교 06, 투수) 선수같은 뛰어난 선수가 많아 든든하다”고 한다. 특히 “신정락 선수는 1학년 때 이미 정기전에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선수”라고 덧붙였다.
연세대의 에이스 임창민(연세대 사회체육 04, 투수) 선수와는 라이벌이자 친구다. 임창민 선수 이야기를 꺼내자 빙그레 미소 짓는 김 선수는 “빠른 공이 주무기인 임 선수와는 2005년 대표팀에서 친해졌다”고 밝혔다. 올해 고연전에서 두 선수가 펼칠 멋진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두 선수는 2003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에 지명을 받았던 경력이 있다. 2005년 이전에는 한 번 프로에 지명을 받으면 대학졸업 때까지 지명권이 유효했다. 하지만 규정이 바뀌어 이제는 2년이 지나면 지명의 효력이 없어진다. 졸업을 앞둔 두 선수는 올해 프로에 지명을 받아야 한다. 김 선수는 “아버지처럼 프로에서 뛰고 싶다”면서 “부담은 있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 양승호 감독에 대해서는 프로에서 오랫동안 코치생활을 하신 실력있는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을 먼저 생각해주고 따뜻 분이라고 느꼈다”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2007년 야구부를 든든하게 지탱해줄 김준, 오현근 선수. 고려대에서의 마지막 해를 화려하게 장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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