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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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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1627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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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전04 이동빈
등록일
2009-11-09 13:20:36
조회수
2333
이번 고대신문 1627호는 청소용역 아주머니들의 '폐지 투쟁'을 일면에 다루었다. 요컨대 관행적으로 청소용역 아주머니들이 폐지를 팔아 생활비에 보태어 썼던 것을 용역업체가 금지함으로서 불거진 일이다. 뭐, 문제를 놓고 폐지의 법적 소유권이라든가, 기존 관행이 합법적인 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각설하고 문제의 본질에 대하여 한번 논해보고자 한다.

이 사건은 바로 '생존권'과 '재산권'의 첨예한 대립에 그 본질이 있다. 한 달 용역비 80만원,식대비 3만원 남짓한, 최저 생활비의 현실에서 아주머니들에게 '폐지 수집은 '생존권'이며, 최근 등록금 동결과 펀드 투자에서의 손실로 재정 수입을 충당해야 하는 학교 측 혹은 용역업체에서 폐지 수입은 '재산권'인 것이다. 결국 폐지를 둘러싼 양측의 가치 대립이 지금과 같은 사건을 야기 시킨 본질적인 이유인 것이다.

무조건 적인 평등이라든지 박애, 이웃사랑과 같은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 글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사회는 청소용역 아주머니에서부터 총장님 까지, 하나 하나의 구성원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함께 살아갔을 때 비로소 올바른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폐지에 관련된 문제가 그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생존권에 맞닿고, 그 생존권이 학교 혹은 용역업체의 작은 이익과 맞물리는 것이라면, 당연하게 생존권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은 도덕적인 사고로 구성원들을 이끌겠다는 단체에 있어서는 대 원칙과 같은 것이다. 하다못해 재산권은 법적으로 접근하되 아주머니들에게 생존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은 최소한의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로서 기본적인 '예의'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사태는 이러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무시된 채 일방적인 파워게임의 양상으로 흘러갔기에 비판 아닌 비난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타인에 일에 지나친 간섭을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연대의식을 잃고 큰 틀과 원칙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나의 문제가 된다.
함께 사는 사회다. 낭떠러지에 몰린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지 못할지언정 등 떠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아는 사실이다. 더 바라지도 않고 최소한 초등학생보다는 조금 나은 고려대학교와 용역업체의 처신을 기대해본다.
작성일:2009-11-09 13:20:36 163.152.12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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