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로봇은 정해진 도움을 주는 기계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의 로봇은 인간에게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동행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정서적, 물리적으로 교류하는 로봇을 만나 봤다.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챗봇이다. 본래 심리치료 목적으로 개발돼 정해진 답만 제공할 수 있었지만 인공지능을 탑재하며 일상 언어를 이해하고 새로운 문장도 생성할 수 있게 됐다. 각기 다른 5개의 인격체를 지니고 있어 대화할 때마다 매번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15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사단법인 아디의 권지윤 활동가가 집회 참여자와 대화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세상에 목소리를 내려 모인 사람들. 그 안에서 나와 함께하는 이들과의 대화는 즐겁다. 같은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 함께한다는 즐거움이 주위를 감싼다. 최주혜 기자 choi@
요즘 청년은 자신만의 개성 표출을 주저하곤 한다. 주어진 것을 처리하기에도 바쁜 매일을 쉴 틈 없이 달리다 보면 본연의 나를 표현하기 쉽지 않다. 몰개성을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도 기어코 자신의 자아와 취향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에 ‘나’를 외친 그들의 자기표현을 들여다봤다. 고려대 게시판에는 동아리 홍보 포스터부터 행사 안내문, 본인의 이름을 내건 대자보 등이 붙어 있다. 게시판은 학생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장이자 개성이 드러나는 포스터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특히 대자보에는 교내외 여러 사안에 대한 학생의 목소리가 담겨
수리(修理)는 물건을 고치는 것을 넘어 흐트러진 상태를 다듬고 원리와 구조를 바로잡아 완전하게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이런 수리로 동심을 지키고 추억을 되살리며 색과 소리를 복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오늘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고치고 있다. 동심을 지키다 아이에게 장난감과 인형은 하나뿐인 친구다. 어른이 돼도 소중한 친구와 만든 추억은 마음 한편에 자리 잡는다. 시간이 흘러 장난감과 인형이 해져도 여전히 동심을 간직할 수 있게끔 해주는 이들을 만나봤다. “인형도 누군가에게는 ‘내 동생’이자 ‘우리 식구’입니다.” 인형에도
계단을 오르는 아이들이 작은 기척에도 멈춰선다. 호기심 어린 눈이 계단 한구석에 핀 꽃도 얼굴을 간지럽히는 가을 바람도 놓치지 않는다. 바쁘게 달려가는 어른들은 단숨에 오르느라 지나쳤을 삶의 조각들. 이제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계단 사이 핀 작은 행복과 배움을 들여다볼 때다. 한예리 기자 dppfl@
가을 무렵에는 캠퍼스와 조치원역 곳곳에서 군복 차림의 학생들이 저마다 길을 간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소매의 길이는 이들의 고충을 짐작게 한다. 수많은 젊은이의 헌신은 오늘의 국방을 지탱하고 우리 삶의 토대를 더욱 단단히 만든다. 배은준 기자 agbae@
바쁜 일상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고대인이 있다. 환자의 진찰을 돕는 진료 활동부터, 만학도를 위한 야간학교까지 교내외를 불문하고 각자의 전공과 재능을 살려 봉사정신을 발휘한다.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고대인의 봉사 현장을 담아 봤다. 함께라서 빛나는 봉사 많은 학내 동아리가 부지런히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아동 교육 봉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호박회(회장=김혜규), 북한 이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 봉사를 진행하는 WOORI(회장=김수지),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세종사회봉사단(단장=김근태 교
우리가 딛고 선 학교의 바닥은 고대인의 하루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캠퍼스를 거니는 다양한 구성원들은 그로부터 낭만을 선물 받고 도움을 얻는다.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기도 하는 캠퍼스 곳곳의 바닥과 그 위에 쌓인 일상을 들여다 봤다. 낭만의 순간 캠퍼스에는 우리의 낭만을 지탱하는 바닥이 있다. 무심코 자리 잡은 곳에서 때로는 달콤한 휴식과 땀 흘릴 열정의 토대를 선물 받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크고 작은 낭만을 쌓아간다. 중앙광장은 캠퍼스의 모든 동선이 모이고 흩어지는 교차점이자 쉼터다. 중앙광장에
싹을 틔운 볍씨는 추수를 맞이하고 새파랗던 나뭇잎은 어느새 선홍빛으로 물들어간다. 힘차게 날아오르던 한 해는 어느새 내리막길에 접어든다. 내리막은 숨 가빴던 오르막의 증거다. 이제 높푸른 하늘과 멋들어진 단풍을 만끽하며 내리막을 걸어가 보자. 박인표 기자 inpyo902@
교우와 학내 구성원을 위한 응원 행사 'Hi-IPSELENTI for Alumni'가 27일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개최됐다. 고려대 응원단 OB 호응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졸업 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교우와 그 가족, 교직원, 재학생 등이 한 곳에 모였다. 추억의 응원가부터 축하 공연까지, 크림슨의 지성과 야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김준희 사진부장 hee@
볼록거울 위에 거미가 터를 잡았다. 식사를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고 하염없이 먹잇감을 기다린다. 먹잇감이 잡히기 전까지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끝까지 참는다. 그 철저한 인내심이 먹잇감을 걸려들게 만든다. 배은준 기자 agbae@
2025 정기 고연전 우승의 영광은 고려대가 거머쥐었다. 승전고를 울린 야구의 기세를 농구, 럭비가 이어가며 3승 2패로 종합 우승했다. 60년 승부 끝에 가을 하늘이 붉은 함성으로 물들었다. 야구 빙구 농구 럭비 축구 응원 이경원·임세용·최주혜·박인표·배은준·한예리 기자 press@
고려대 빙구부의 패배로 마무리 된 경기장에 전종훈(사범대 체교20, GK) 선수가 홀로 앉아 있다. 쓰디쓴 패배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건, 치열했던 준비와 흔들림 없는 의지였을 것이다. 오늘 당신이 흘린 눈물을 잊지 않겠다. 오늘의 눈물은 다음의 승리를 위한 기약이 돼 반드시 빛날 것이니. 이경원 기자 won@
물결에 일렁이면서도 끝내 균형을 잃지 않는다. 두렵기만 하던 물결은 어느새 그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우리의 삶도 서핑을 닮았다. 다가오는 흔들림에 두려워 말고 몸을 맡겨보자. 나만의 균형을 찾고 나면 비로소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 테니. 한예리 기자 dppfl@
대학은 대학생이 성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장소이자,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어우러지는 작은 사회다. 대학을 떠나 맞이할 더 큰 사회에서도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고령자, 아이, 장애인의 일상 속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비춰봤다. 고령자의 시선 글자 크기를 더 키운 큰글자도서는 눈이 침침한 중장년층과 고령층도 시력 보조도구 없이 편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장수의자는 노인이 오랜 시간 서서 신호를 기다리다 다리가 아파서 하는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생겼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에서 처음 설치된 후 배
어린 날의 여름은 친구와 뛰놀던 기억으로 가득하다. 분수대를 만나면 꼭 한번 손을 대고 떨어지는 물방울에 몸을 맡기며 그 시원함을 만끽했다. 정신없이 놀다 땀에, 물에, 얼굴은 엉망이어도 눈빛은 반짝. 뜨거운 햇볕 틈새에 웃음이 숨어있었다. 최주혜 기자 choi@
우리는 올려다보는 것에 익숙하다. 오르막길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믿으며 시선을 위로 한 채 나아간다. 그러나 젖혀진 고개는 발아래 스치는 꽃과 생명의 속삭임을 쉽게 놓치도록 만든다. 그러니 가끔은 걸음을 멈추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내려다보자. 우리가 놓친 작은 아름다움은 늘 발아래에 있으니. 박인표 기자 inpyo902@
올해로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았다. 광복이 남긴 역사적 의미는 우리 삶 곳곳에 남아 자유와 평화의 토대가 됐다. 일제강점기 35년의 흔적,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헌신, 광복 이후 일궈온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나라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 광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 독립을 향한 그들의 뜨거운 열망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가능케 했다. 서울에 새겨진 역사 시내 곳곳에는 아픈 역사와 지금의 자유를 상징하는 공간이 남아 있다. 우리의 역사
우리는 종종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한다. 고등학생 땐 좋은 대학에 가야, 대학생이 되면 좋은 직장을 가야, 직장에서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하지만 행복은 반드시 무언가를 이뤄야만 따라오는 것일까. 아이들은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행복해 보인다. 그저 있는 그대로 걱정 없이 환하게 웃고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처럼 행복은 가장 나다운 모습에서 비롯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 빛나는 모두가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을 보고 진정한 행복을 되찾길 바란다. 임세용 기자 syl@
인간의 꼬리뼈, 맹장과 같이 본래 기능을 잃었으나 여전히 남아있는 기관을 흔적기관이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지 않지만 과거를 짐작할 수 있는 증거다. 인간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서울에서도 여러 흔적기관을 찾아볼 수 있다. 흔적만 남은 공간 서울을 걷다 보면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장소들과 마주하곤 한다. 우리 곁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유산을 들여다보자. 강서구에 있는 궁산 땅굴은 일제강점기 시절 탄약 등의 군수물자를 보관하고 공습 시 군부대 본부로 사용하려 조성됐다. 2008년 주민들의 제보로 발견된 후 일제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