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서무과에서 재무부까지열정과 따뜻함으로 얻은 신임“공직은 나를 나아가게 한 힘” “어려운 순간마다 길이 있었습니다.” 이용만(행정학과 55학번) 전 재무부 장관은 자신의 우여곡절을 이렇게 회고한다. 6.25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남한에 내려온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재무부 장관이 됐다. “제 이야기가 앞으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만날 후배들에게 도전할 용기를 주면 좋겠어요.” 가난 속에도 놓지 않은 책 1933년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서 태어난 이 전 장관은 고된 일상에도 학업을 이어가는 성실한 학생이
대기업 퇴사 후 만난 융합디자인독자의 쉬운 이해가 가장 중요“진심으로 좋아하는 일 찾아야” 신유진(기계공학과 03학번) 비주얼 저널리스트는 대학에서 이동로봇을 연구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자 1년 만에 그만뒀다. 국제앰네스티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적정기술을 연구하다 유학길에 오른 그는 데이터 시각화와 처음 만났다. 이후 미국 유수 언론사에서 코딩, 디자인 등 다양한 도구로 데이터를 풀어내는 저널리스트가 됐다. “한번 사는 인생이니까 가장 즐거운 일을 찾아야 해요. 그러려면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동아제약 퇴사 후 55세에 창업“어디서든 사장 되겠다 결심해야”유물 기증으로 문화 발전 기여 유상옥(상학과 55학번) 회장은 인터뷰를 위해 집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동아제약의 박카스 한 병을 내밀었다. “손님께는 커피나 차를 대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는 늘 박카스를 드립니다.”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한 유 회장은 30년 동안 회사와 함께 성장했고 퇴직 후 코리아나 화장품을 설립했다. 50여 년간 수집한 문화재로 박물관과 미술관을 융합한 ‘스페이스 씨’를 세우기도 했다. “취미로 시작한 수집으로 복합문화공간까지 지었죠. 사업가라
목소리 연기로 내공 다져IMF 위기에도 연극 포기 안 해“작은 역할에도 혼신 다해야” 종갓집 막내딸로 태어난 성병숙(임학과 73학번) 배우는 집안의 기대를 뒤로하고 연극의 길로 들어섰다.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쌓은 경험으로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한 성 배우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매 순간 주어지는 기회에 진심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진심을 다한 연기는 어떻게든 전해지니까요.” 종갓집 막내딸, 무대에 오르다 학창 시절 소심하던 성 배우는 무대에 오르는 것만은 주저하지 않았다. “시를 낭송할 때나 연극 무대에 설
고려대·연세대 응원단 모두 경험서울 올림픽 특수효과 설계도“일상 살아가는 자신을 응원하라” 김정로(사회학과 77학번) 교우는 응원에 대한 열정 하나로 고려대와 연세대 응원단을 모두 거쳤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운동장의 열기를 잊지 못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기획에 참여하고 행사 프로덕션 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무대 위아래를 수십 년 동안 활보한 그는 현재 전통 목공 문화유산 이수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응원도, 프로덕션도, 목공도 프로답게 해야 해요. 뭐든 끝장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운동장에서 움
야구 사랑이 평생 직업으로날카로운 분석 담은 칼럼“요행 바라지 말고 열정 다해야” 김수인(사학과 73학번) 최동원 후원회장은 23년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야구계와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냉철한 분석을 위해서라면 스포츠부터 경제, 의학까지 공부하는 그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열정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야구로 책을 펴내고 글을 쓴다는 것은 큰 축복이에요. 영원한 야구기자로 남고 싶습니다.” 열정 넘치던 꼬마 야구박사 김 후원회장은 유년 시절 사회인 야구를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을 자주 드나
주위 반대 이겨낸 외과 홍일점유학 중 유방외과 전공 결심“환자들, 암 걸려도 자책 말길” ‘고려대 출신 최초 여성 외과 의사’, ‘국립암센터 최초 여성 원장’ 이은숙(의학과 80학번) 리리유의원 원장의 이름 앞에는 항상 최초가 붙는다. 이은숙 원장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일일수록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신념으로 유방암 치료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호르몬 치료제와 *유방재건술을 발전시켰고 약 20만 명의 유방암 환자와 만났다. 도전하려 선택한 ‘남초’ 외과 고등학교 시절 이과반 학생이었던 이 원장은 이과 학생 대다수가 지망하는 공과대가 아
유년 시절부터 연극문학에 흥미노르웨이 왕실 훈장 수상“작가의 꿈 포기하지 않아” 연극학 교수, *드라마투르그, 연출가, 노르웨이어·독일어 번역가. 김미혜(한양대 연극영화학과) 명예교수의 지난 40여년을 요약하는 이력이다. 유럽 연극을 가르치다 10년 전 퇴임한 김미혜 명예교수는 지금도 극장을 찾아 연극 제작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의 전작을 번역해 노르웨이 왕실 훈장까지 받았지만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쓴다. “교수직에서 퇴임한 후 외국어를 배우고 입센 전작을
스위스 라브리에서 인식 변화난민 위한 사회적 기업 설립“혐오 대상 아닌 용감한 이웃” 박진숙(불어불문학과 92학번) 에트랑제 대표는 16년간 난민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해 왔다. 난민과의 미술치료 수업을 기반으로 그림 판매, 엽서 및 상품 제작, 전시회 및 바자회 개최 등 다양한 활동으로 떠나온 국가의 고유 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돕던 박진숙 대표는 앞으로도 장학회 활동 등 난민 자립에 앞장설 예정이다. “난민 친구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 부족할 때보다 그 친구들과 마음이 맞지 않을 때가 더 힘들었습니다. 이
원작자만화로 국어 수업 진행하기도“숨통이 되는 꿈을 간직하세요” 국어 교사 겸 만화 작가인 조주희(국어교육과 94학번) 씨는 약 20년간 만화계와 교단을 오갔다.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스스로 재능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그는 두 번의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는 한편 만화를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어 교사가 됐다. 그는 국어교육과 석사 학위까지 취득하는 등 두 분야에서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활력을 얻었고 퇴근 후 고요한 저녁에 만화를 그리며 행복한 휴식 시간을 보냈
역동적 삶 위해 검사 선택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은폐 저지“좌우 가리지 않고 원칙만 생각” 검사부터 변호사,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거쳐 대법원 양형위원장까지 50년가량 현장과 재야를 넘나든 이진강(법학과 62학번) 인촌기념회 이사장은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은 법조인의 교과서다. 그는 죄지은 청소년을 무작정 다그치고 엄벌하기보다 스스로 반성하도록 도우면서도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조작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새마을 비리 사건 단죄에 나서는 등 권력의 잘못에 대해선 누구보다 엄했다. “법조인, 특히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예요. 약
집안 어려워 대학 그만둬66년 만에 철학 공부하러 복학“손에서 책을 놓지 마세요” 올해 고려대 한문학과에 특별한 신입생이 입학했다. 66년 만에 대학으로 돌아온 87세 김효전 씨다. 1959년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학을 중퇴한 그는 못다 이룬 학문의 꿈을 위해 고려대 한문학과 3학년으로 복학했다. “공자가 ‘배우고 그걸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을 했죠. 저는 이 말처럼 그저 즐거워서 공부합니다. 제 이야기가 다른 학생들과 만학도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어요.” 서당에서 시작해 법대에서 멈춘 꿈 김효전 씨는 1937년 전남
감각적 장면 연출하고 싶어동료 믿음에 에스팀 설립“좋아하는 일 해야 진정한 성공” 김소연(미술교육과 91학번) 에스팀 대표는 32년간 패션업계에서 활동하며 남다른 감각으로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패션모델에서 쇼 디렉터로, 그리고 국내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 에스팀의 총괄대표로 자리 잡은 그는 모델 동료들과 함께 패션 너머의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에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쇼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설계해 온 경험을 확장해 브랜드와 대중을 잇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요. 대중들이 브랜드가 주는 감각과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틈날 때마다 신문 펼쳐의료인 시선으로 사회 문제 비판 “가짜 건강 뉴스에 속지 않길” 김철중(의학과 82학번)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27년째 건강·의료 뉴스를 전달하는 언론인이다. 김 기자는 의과대 입학부터 영상의학과 임상 강사까지 18년간 의료계에 몸담았지만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자 기자의 길을 택했다. 그는 당시의 선택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안정적인 의사가 되는 걸 포기하고 기자가 되는 걸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결국 기자가 된 걸 후회하진 않습니다. 가짜 뉴스가 특히 많은
자의 반 타의 반 계속한 야구악역으로 강렬한 인상 남겨“다양한 경험으로 적성 찾아야” 김기무(체육교육과 97학번) 배우는 프로야구 선수 출신 배우다. 영화를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야구 선수가 됐던 김 배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29살에 다시 대학에 들어가 생활고 속에 막노동까지 했다. 올해로 17년 차 배우인 그는 여전히 배우를 천직으로 여긴다. “선수에서 배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어요. 대단한 스타는 아니지만 새로운 배역을 탐구하고 인물에 몰입할 때 언제나 행복합니다.” 동네 야구에서 프로 입단까지 김기무 배우는
기호학·철학 원서 읽고 토론이유 있는 브랜딩 추구“언어가 곧 세계 반영” 최장순(언어학과 98학번) LMNT(엘레멘트컴퍼니) 대표는 이름과 로고부터 사업장, 웹사이트까지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곳에 브랜드를 녹여내는 브랜딩 기획자다. 그가 처음 기획자가 됐을 때 브랜딩은 이름과 디자인의 성형에 불과했지만, 최장순 대표는 기업의 잠재 역량을 분석하고 지향해야 할 가치를 시각화하면서 브랜딩의 새 길을 열었다. 구찌, 삼성,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기업의 브랜딩을 맡았던 최장순 대표는 고객사가 사업의 영역을 진화시켜 공동체와 어우러지도록
사명감으로 사회운동 현장 기록12년째 대중에게 독립영화 알려“독립영화 통해 소통·공감하길” 김시천(농화학과 85학번) 서울영상위원회 독립영화공공배급망센터 소장은 12년째 서울 곳곳을 누비며 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김시천 소장은 자신이 독립영화와 관객의 매개자라고 말한다. “문화가 자리 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요. 저는 풀뿌리 작업을 하는 사람이고, 시민들이 독립영화를 보러 극장에 찾아간다면 독립영화는 비로소 피어날 겁니다.” 카메라 든 학생 운동가 김시천 소장은 초등학교 1학년 시절 부모님을 따라 처음 간 영화관에 마음을 뺏
1905 동기와 밴드 전기뱀장어 결성솔직한 가사로 공감 이끌어 관객과 함께 만드는 공연 황인경(국어국문학과 05학번) 교우는 혼자서 밴드 활동을 한다. 2011년 고려대 중앙락밴드 동아리 1905에서 만난 김예슬(지구환경과학과 05학번) 교우와 밴드 전기뱀장어를 결성해 EP 앨범 으로 데뷔했지만, 재작년 오랫동안 함께한 멤버들이 모두 탈퇴하면서 1인 밴드가 됐다. 올해로 16년 차 싱어송라이터가 된 황인경 교우는 한 번도 ‘음악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누구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말에
제주신문 입사 직후 4·3 취재 시작4·3 특별법 개정에 기여“제주 역사 알리려 최선 다할 것” 36년간 제주 4·3 사건의 진상 규명에 매달렸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의 이야기다. 대학 졸업 이후 제주로 귀향해 감귤밭에서 일손을 돕던 중 우연한 계기로 기자 일에 뛰어들게 됐고, 제주 4·3 취재반에도 합류했다. 김종민 이사장은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이 일에 뛰어든 것은 아니지만,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1년간 취재를 하다 보니 10년 몰두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종민 이사장에게 제주
꿈을 위해 고고미술사 전공청년 지원하고자 갤러리 개관“국제 예술 교류 플랫폼 만들고파" 지난 2022년 논밭이 펼쳐진 전남 화순군 능주면에 한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박은지(고고미술사학과 02학번) 큐레이터의 ‘갤러리 아트14’다. 이곳에서 그는 작품 활동을 하는 청년 작가들을 위해 낮은 대관료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박은지 큐레이터는 “감정과 감성을 풍성하게 하려면 예술이 필요하다”며 “가까운 동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방문해 책을 읽고 작가를 이해해 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역사 콘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