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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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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기만한 대학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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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김용재
등록일
2010-03-25 17:37:01
조회수
1896
유난히 돈에 관한 글들이 가슴에 남았던 고대신문이었다. 심판 매수혐의로 문제가 된 축구부 전 감독의 기사와 세종캠퍼스의 경영학부 학생회비 미납자 공개문제를 보며, 우리 대학 역시도 돈 문제의 그늘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학 역시도 하나의 조직이기에 그 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한 경제적인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그 목적과 방법이 합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경상대 경영학부 학생회가 학생회비 미납자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유는 기존의 50%정도밖에 되지 않는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학생회비 납부는 자율적인 문제이지만 학과생활을 하며 누리는 전반적인 권리에 있어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는 당연한 것이다. 집단의 구성원으로써 그 집단이 제공하는 혜택을 아무 대가 없이 누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이는 결국 선의의 피해자를 낳게 된다. 하지만 학생회의 조치에 학생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학생회의 의도 그 자체보다는 미납자의 신상정보를 개시했다는 점이다. 즉,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방법이 너무 지나쳤기에 질타를 받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둘째치고, 목적 그 자체부터 잘못되었다면 더더욱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 고대 축구부 감독이 심판을 돈으로 매수하여 승부를 조작했다고 한다. 승부를 가림에 있어 서로는 정정당당 해야하며, 그렇게 했을 때만이 결과에도 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부정으로 만들어진 승리와 영광에 누가 박수를 보낼 것이며, 자신들이 피땀흘려 얻어낸 승리인줄 알았던 선수들이 출발선부터 앞서 나가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이 평생 안고가야 할 패배의식과 자괴감은 누가 씻어줄 것인가. 또한 이는 선수 개개인뿐만 아니라 전통을 자랑하는 고대 축구부의 위상마저 추락시키는 일이며 더 나아가 고려대학교라는 학교의 이름에까지 먹칠을 한 것이다. 승리라는 훈장 말고는 얻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결과적으로 대패한 경기이며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집단 내에서 돈과 관련된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잘해도 본전이기에 그만큼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구성원들의 지지와 지원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산을 계획하여 징수하고 집행하는 모든 과정에 있어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대학의 모습이 보고 싶다.
작성일:2010-03-25 17:37:01 163.152.13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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