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순 없지.”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대동제에 가지 못했을 때도, 잠을 포기하고 1교시 대면 수업을 갈 때도 속으로 저 문장을 되뇌곤 한다. 마음을 달래는 일종의 정신승리 주문이랄까.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매번 이 사소한 갈림길에 서 있다. 과제 하기 vs 누워서 핸드폰 하기. 저금하기 vs 쇼핑하기 등등. 그동안 사소하지만 고민되는 갈림길에서 적당히 선을 지키며 스스로와 타협했다. 누워서 딴짓하되 내가 정한 마감날 내에는 과제를 끝내고, 적금들 돈 일부로 쇼핑을 하되 충
얼마 전 참살이길에 셀프 사진관이 새로 생겼다. 제대로 된 스튜디오가 들어와서 그런가. 가게에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나 역시도 개관 소식을 듣고 동기들과 방문했다. 사진을 찍는 그 순간뿐 아니라 소품을 활용하고, 포즈를 고민하는 장면까지 셀프 사진관에선 기록으로 남는다. 어느 순간부터 이런 셀프 사진을 찍는 것은 일상의 하나 되었다. 친구들과 놀다가 계획 없이 들어가고, 특별한 날 한껏 꾸미고 본격적으로 찍으러 가기도 한다. 한 평 남짓 공간에서 친구들이 다 같이 엉켜 찍는 사진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지금 이 순간 온전한 ‘나
뜨겁게 갈라졌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선거기간 동안 험한 말 속에 타협과 절충의 여지는 줄어들고, 가족, 친구 사이마저 갈라지는 장면이 곳곳에서 보였다. 현실 속 가치관 갈등과 그 속에서 부딪히는 논쟁은 교실에서 배우는 ‘건강한’ 논쟁과 다르다. 논쟁이라 쓰고 잘하면 무시, 못하면 비하라고 읽힌다. 건강한 토론은 교과서 속 ‘바람’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대화거리를 떠올려본다. 누구도 다치지 않을 대화, 말 한마디가 큰 갈등으로 퍼지지 않을 주제로 좁혀야 한다. 그러던 중 ‘깻잎 논쟁’이 떠올
연말이 가까우면 사람들은 내년에 쓸 다이어리를 마련한다. 그 다이어리는 디자인과 속지, 무게까지 고려하며 고른 것일 수도, 카페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것일 수도 있다. 나도 그렇게 연말이 되면 다이어리를 주문한다. 첫 페이지를 펼쳐 새해에 이루고픈 위시리스트를 작성하고, 목표를 세운다. 다이어리 구매와 목표 다짐은 빼놓지 않는 새해맞이 행사이다. 그렇게 매년 다이어리를 주문하지만, 끝까지 써본 적은 별로 없다. 처음 한두 달 정도 열심히 썼다가 흐지부지되기 일쑤이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세 번은 쓰자고 다짐했지만, 이마저도 지
송원경 기자 bille@
마포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던 의료진이 어디론가 걸어간다. 빗속을 가로질러 향한 곳은 작은 컨테이너. 방역의 최전선에 선 이들이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편히 숨돌리며 긴 싸움에 지치지 않길. 송원경 기자 bille@
이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여름을 시작했다. 아파트 숲을 배경으로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저들처럼 바람과 물결에 몸을 맡기는 나를 상상해본다.송원경 기자 bille@
골목에 들어서니 아직도 과거에 멈춰진 공간이 있다. 좁은 가게는 아이들로 가득했고 친구들이 모이던 추억의 장소. 이제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느슨한 햇살만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송원경 기자 bil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