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과 서점, 우체국 등이 위치한 세종캠퍼스 학생회관은 냉난방 문제와 공간 낙후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회관 리모델링과 전기용량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정진택 총장이 제20대 고려대학교 총장 후보자 공약으로 학생회관 리모델링을 약속했으나 임기가 끝나가도록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전력 문제로 냉난방 어려워
세종 학생회관은 에어컨이 없는 방도 있다. 그럴 경우, 학생들이 사비로 설치해야 한다. 연극 동아리 ‘섬’의 부원인 송민주(글로벌대 융합경영 22) 씨는 “선배들이 돈을 보태 에어컨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영상·영화제작 동아리 ‘영상놀’ 회장 이서준 씨는 “현재 동아리방에는 에어컨이 없다 보니 여름에는 동아리 방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에어컨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다. 밴드 동아리 ‘무단외박’ 부원 차혜빈(글로벌 대 글로벌학부22) 씨는 “합주 검사 날에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생했다”며 “하루종일 틀어도 시원하지 않아서 힘들다”고 말했다. 허정재 세종 부총학생회장은 “학생회관 에어컨은 대부분 1997년식이고 총학생회실 에어컨은 물이 새서 가동할 때마다 물을 치워야 한다.”고 전했다.
겨울이 여름보다 더 힘들다는 학생도 있다. 고은 세종 총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겨울에 전기가 자주 차단돼 활동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학생회관은 난방을 위해 구형 라디에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구형 라디에이터는 1~3kW로, 2kW 라디에이터를 사용하면 9A가 소모된다. 학생회관의 차단기는 3~4 구역마다 하나씩 설치됐으나, 차단기 용량은 20A에 불과하다. 구형 라디에이터를 써 전력 수요는 많지만, 이를 감당할 차단기는 오히려 부족하다.
연습 공간 부족한 세종 학생회관
많은 동아리가 연습을 위해 학생회관을 찾지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적이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하루에 3~4팀만 고전음악감상실과 4층 진달래관에서 연습할 수 있다. 진달래관은 문이 닫히지 않고 냉난방도 되지 않는다. 음향 장비도 오래돼 음질이 깨끗하지 않다. 뮤지컬 동아리 ‘K-ASTING’ 송범희 단장은 “조정실 내 컴퓨터의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려 사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전음악 감상실은 공간이 협소하고 냉난방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대관하지 못한 동아리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짐이 쌓여있는 학생회관 복도에서 연습한다. 총학생회실 뒤 계단으로 향하는 복도는 폐가구, 폐집기가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안선미 고대농악대장은 “제대로 된 공간에서 연습하고 싶어 하는 동아리는 많지만 연습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개방된 테라스는 노후화로 인해 방치된 상태다. 4층 통로 뒤 테라스에 있는 나무 책상은 오랜 시간 비를 맞아 썩었다. 정문에 선보이는 3, 4층 테라스에는 폐기자재 나무판자와 쓰레기들이 놓여있다. 장민서(글로벌대 융합경영22) 씨는 “학생회관 테라스가 개방된 건 알지만 낡아서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외벽과 내벽은 낙서로 가득하다. 이예진(공정대 경제통계학부22) 씨는 “미관을 해치니 모두 지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세종 총학생회는 2019년부터 지속해서 학교 측에 학생회관 리모델링과 전기용량 증설을 요구했다. 시설팀은 공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로 진행하지 못했다. 기획예산팀 측은 “기금 마련이 되지 않아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글 | 최민서 기자 frog@
사진 | 김태윤 기자 orgnmi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