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비례대표로) 너무 많이 할당해 문제” “김예지 같은 사람은 눈 불편한 것 말고 기득권자” “장애인이라 주체성을 가지는 게 아니라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이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자당 김예지 의원을 비하하고 진행자의 욕설 섞인 극단적 언사에 웃으며 동조했다. 이에 장애인부모연대는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접수된 진정의 조사를 개시했다.
논란이 크게 일자 박 대변인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면서도 당사자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되레 한동훈 전 대표의 지난 총선 공천과 팬덤을 비판하며 ‘재기 불가’라고 각을 세웠다. 박 대변인이 물의를 빚고도 죽창을 드는 건 윤석열 대통령실에서 행정관을 지낸 친윤 인사이고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이 한 전 대표이기 때문이다. 앞서 그 유튜브 방송에서 박 대변인은 한 전 대표를 향해 ‘대가리 꽃밭’이라고 했고 김예지 의원을 두고는 “한동훈이 에스코트용 액세서리 취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적절한 언사 근원에 진영논리가 똬리 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특정 정치인, 계파가 싫다고 해도 감정에 휘둘려 몰상식한 발언을 뱉으면 안 된다. 김 의원이 비례대표 재공천을 받아 특권을 누린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혐오를 동원할 이유는 없다. 애초에 공당의 대변인직을 수행하는데 천박한 언사를 뱉는 방송에 나와 혐오를 점철하며 시시덕거리는 것부터가 가관이다.
박 대변인이 사실상 ‘해당 행위’를 했지만 사후 처리를 놓고 쩔쩔매는 제1야당의 대응이 참 한심하다. 김예지 의원 공천을 두고 “납득할 명분이 있다”고 했던 장동혁 대표는 말뿐인 엄중경고 조치로 사실상 봐줬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자그마한 일에 언론이 집착한다고 했다. 역시나 진영논리에 빠져 자기편을 엄호하기 급급했다.
최근 장 대표는 “새로운 인재 발굴에 그치지 않고 인재를 우리와 함께 싸울 수 있는 전사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애지중지하는 인재가 박 대변인이라면 보여주기식으로 징계할 것이 아니라 아예 ‘우리가 박민영’이라고 천명하는 것은 어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