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 기자
김민서 기자

 

  지난달 8일, ‘2025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연대’에 참석했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대학알리,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해 대학언론이 마주한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부터 연대의 약속까지 진행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 고려대에서 진행된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불씨’에 이어 두 번째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학언론의 위기’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초면이었지만 학보사 경험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대화가 무르익었다. 우리가 겪는 고민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무리 괴로워도 제가 그만둔다면 폐간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에 3년째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 학보사를 이끌던 편집장이 토로했다. 대다수의 대학언론은 약 3~7명의 과소한 인력으로 ‘무사발간’만을 바라보며 한 학기를 버텨내고 있었다. 마감 후 지면이 완성돼도 마냥 기뻐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인력 부족에 따라, 도제식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이뤄지는 가르침은 표준화된 체계가 없어 대학언론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한편, 어느 대학언론은 재창간 이후 신문 발행의 정상화를 위해 도전을 감행하기도 한다. 선후발 학내언론 간 격차, 학교의 종교적 압박과 검열 등 수많은 장애물이 있으나, 이들은 독립언론의 이상을 향해 꿋꿋이 나아가고 있다. 부당한 경험에도 멈추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우리는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이유’를 두고 머리를 맞댔다. 학보사에 입사했던 때부터 지금까지의 나날을 돌아보니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목요일 오후 4시, 기사 마감을 위해 조치원에서 안암으로 향하던 길. 한 줄의 인용구를 위해 수없이 고개 숙이던 모습. 비 오는 날 상권 취재를 위해 사장님들께 이야기를 듣고자 무작정 점포에 들어갈 때 전율하던 심정.

  ‘무엇을 얻고자?’를 생각하려 하면 답을 찾기 어렵다. “집필이 좋아서 남았어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소소한 재미가 있죠”, “학보사만의 마성의 매력이 있나 봅니다” 서로의 답변에 실소가 배어났다. 위기 속에서도 순수한 마음 하나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니, 학생기자는 사실 멍청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 ‘멍청함’이야말로 대학언론이 지켜야 할 가장 큰 자산이다. 당장의 보상이나 인정 없이도 진실만을 취재하는 순수한 열정은 대학언론의 존재 이유 그 자체다. 아마도 나는 그 고귀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면 대학언론은 영원히 위기에 처해 있을지도 모른다. 예산 삭감과 인력난, 대학 본부의 압박과 독자들의 무관심이라는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올 것이다. 그러나 겁먹지 마라. 우리가 이곳을 지키는 한, 대학언론의 불씨는 계속 타오를 것이다.

 

김민서 기자 adr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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