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나는 여름을 한입에 베어먹는 쪽이다. 조치원역 바로 앞에 있는 카페 ‘모디스트 임팩트’는 내게 여름의 맛을 선사했다. 여름을 고스란히 담은 아이스크림을 한 입 맛보면 그 누구든 여름에 그곳을 떠올릴 것이다.

  햇빛을 받아 뜨거워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타설기의 소음이 가득한 공사장은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이곳 카페의 외관은 그런 공사장을 닮았다. 폐업한 듯한 회색 벽면, 투박하게 걸린 간판. 처음 마주하면 이곳이 정말 카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낯설고 조금은 당황스러운 인상이었다.

  하지만 2층으로 올라서는 순간, 다정한 공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포근한 갈색 소파,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음악, 곳곳을 푸르게 채운 싱그러운 식물들. 사장님의 취향이 오롯이 반영된 곳이었다. 플레이리스트에서도 사장님의 취향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잔잔한 인디 음악이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검정치마’를 좋아한다면 분명 취향에 맞을 것이다.

  나는 이곳에 오면 항상 소금 아이스크림을 주문한다. 다른 디저트와 음료도 훌륭하지만, 여름과 가장 어울리는 건 단연 이 소금 아이스크림이다. 혀를 감싸는 짠맛과 달콤함은 마치 태양과 바다를 동시에 머금은 기분을 안겨 준다. 거기다 시원함까지 더해져서 완전한 여름이 완성된다. 무더운 날, 기차를 기다리며 시원한 소금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기를 권한다. 

  이 카페의 재미난 점은 디저트가 주기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갈 때마다 새로운 디저트를 볼 수 있어 무척 신선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요즘 유행하는 밈이 카페 디저트로 재창조되는 것이 흥미롭다. 최근 지구오락실 덕분에 ‘전남친 토스트’가 다시금 화제다. 이에 영감을 받은 듯한 사장님은 ‘현남친 토스트’를 팔고 있었다. “전남친도 현남친도 미래남친까지 울고 갈 토스트입니다”라며 인스타그램에 기재한 것을 볼 수 있다. 

  노을 진 여름날과 닮은 이곳, 모디스트 임팩트는 조용해서 혼자 머물기 좋은 공간이다. 혼자 사색에 잠기고 싶은 날, 한 번쯤 가보면 좋을 것이다. 공간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와 여름처럼 강렬한 맛의 디저트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여름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여름을 한껏 맛보길 바란다. 어쩌면, 올여름 최고의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송혜원(문스대 문예창작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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