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장이 달라졌다. 지난 7월 24일, 코스피가 3,230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가 활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가시지 않고 있다. 경제 뉴스에서는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경기와 소비가 침체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걱정이 가득하다. 올해1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하였으며, 2분기에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건설·설비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경제·금융 분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보기에,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주요 산업의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은 지 오래되었고, 2차전지 산업 역시 전기차 수요 감소와 세계 각국의 친환경 보조금 정책 축소 등으로 이전 대비 크게 위축되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산업은 2023년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성이 둔화했고, 소매 유통·패션·외식 등 주요 내수 기반 업종 역시 저수익성의 늪에 빠져 있다. 

  이러한 현실 경기와는 달리, 활황인 주가지수와 부동산 규제 대책이 나오기 전 연일 신고가를 찍던 서울 집값을 보며 우리경제에 축적된 유동성이 많음을 새삼 느낀다. 더 걱정인 점은 부의 양극화가 이미 너무 심해져, 한 개인의 노력으로 그 간극을 뛰어넘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소위 ‘개천룡’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청년이 아무리 노력해도 서울에 집 하나 사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얼마 전, 결혼정보회사 유튜브에서 요즘은 남자든 여자든 ‘부모의 재력’을 가장 중요한 팩터로 생각한다는 영상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계층 간의 이동이 어려워진 시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기력감을 느끼는 글로 가득하다. 코로나 이후 현재의 삶을 즐기자는 YOLO, FLEX 문화는 옅어졌으나 사회 전반에 짙게 깔린 무기력감은 더 심화된 느낌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는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조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 신산업 동력 육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서울과 지역,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수박>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