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연 고대신문 동인회장
이욱연 고대신문 동인회장

 

  고대신문 창간 7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먼저, 고대신문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하여 헌신하는 재학생 기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늘 고대신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고대신문 발행인이신 김동원 총장님, 헌신적으로 편집국을 보살펴주시는 신호정 주간교수님께도 졸업생 동인을 대표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고대신문의 한결같은 독자이자 후원자인 재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교우 여러분께도 고대신문 동인의 이름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올해는 고대신문의 숙원이었던 문제 하나를 해결하여 더욱 기쁘게 창간 기념식을 맞습니다. 총장님과 학교 당국의 배려와 지원 속에서 주간 교수님이 주도하여 열악했던 편집국 환경을 개선하였습니다. 1980년대 그 엄혹한 시대에 고대인과 한국 사회로부터 큰 지지를 받으며 쌓아온 그 시절의 결실이 편집국 환경 개선을 도울 수 있음에, 우리 동인회 회원 모두는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고대신문은 창간 이래 한국 대학 언론의 상징이자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학내 소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대학과 한국 사회를 동시에 성찰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내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고대신문이 걸어온 길이 곧 한국 대학 언론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던 것은, 자유와 정의, 진리를 추구하는 정신을 한시도 망각하지 않으면서, 고대인의 마음과 생각을 연결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청년의 시각을 고대신문을 통해 쉼 없이 전달해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학 언론으로서 고대신문은 빛나는 전통과 귀중한 유산을 단순히 계승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이런 도전은 우리 선배 동인이 재학 시절 신문을 제작하면서 느꼈던 것과는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 과거와 같은 외부의 정치적 압박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 전통적인 신문 독자층의 이탈, 그리고 신문 제작과 학업, 진로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데서 학생 기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무거운 부담이 새로운 압박입니다. 재정적·제도적 지원과 여건 역시 예전만 못합니다.

  어쩌면 지금 고대신문은 위기적 결단의 순간에 서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 결단의 순간에 필요한 것은 오직 본질을 생각하는 일, 그리고 과거와 다르게 변한 새로운 현실 속에서 답을 찾는 실사구시의 자세입니다. 위기적 결단의 순간에는 오직 본질을 생각하면서 오늘 현실에 맞지 않는 부차적인 것을 덜어내는 뺄셈의 상상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지금 고대신문이 그러하다고 봅니다.

  전통의 본질을 계승하면서도 오늘과 미래의 흐름에 맞추어 과감한 혁신을 모색하길 기대합니다. 제작 환경과 편집 시스템, 새로운 지면 구성과 전달 방식까지 모두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게 오늘 현실입니다. 대학 언론의 사회적 기능, 속보와 정보 제공 기능이 거의 사라진 현실에서 무엇으로 대학 언론이 존재 의미를 찾을지도, 고민 해야 합니다. 

  전통은 영원한 자부심이자 추억이지만, 그렇다고 전통이 언제나 늘 미래를 열어주는 만능열쇠는 아닙니다. 상황의 필연성에 적응하면서 새롭게 탄생하는 일이 고대신문 고유의 길입니다. 우리 동인은 앞으로도 고대신문이 가는 혁신의 여정을 늘 지지하고 응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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