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언론 기자라고 소개하면 ‘동아리 활동’이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스스로 그렇게 설명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생 기자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대학 언론은 각자의 체계와 구성이 다를지언정 대학의 공식 기관으로 막중한 공적 책임과 사명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대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소식을 온전히 보도하며 기성 언론이 비추지 않는 사회의 이면을 담아내는 곳은 오직 학보사뿐입니다.
고대신문은 이러한 정신을 누구보다 오래, 그리고 굳건히 이어온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78년 동안 ‘4.18 의거’ 보도를 비롯해 최전선에서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습니다. 사명감으로 매주 편집국에서 밤을 지새우는 고대신문 학생 기자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최근 대학 언론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독자 관심 저하’와 ‘뉴미디어 시대로의 전환’ 등 커다란 난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대신문은 ‘석탑춘추’, ‘호랭이특파원’ 등 참신한 코너를 선보이며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양질의 숏폼 영상을 게시하는 점도 높이 사고 싶습니다.
그러나 개별 학보사의 노력만으로는 이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대학 언론 간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학보사 내부적으로 재정난과 인력난 등 동일한 문제를 공유하며 외부적으로 등록금 인상이나 교육 정책 변화 같은 공동의 현안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도 연대의 필요성을 뒷받침합니다.
다행히도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를 중심으로 학보사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각 학보사의 편집(국)장이 서로 머리를 맞대며 공동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논의하고 취재 기회를 공유하는 모습은 대학 언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제 함께 목소리를 내 공론장을 넓힙시다. 대학 언론 전체의 영향력은 커지고 독자에게 그 존재감이 명확히 인식될 것입니다.
양교가 동반자이자 경쟁자로 상호 발전을 위해 협력해 온 만큼 양사가 언제나 기댈 수 있는 서로의 동반자가 됐으면 합니다.
아울러 이번 학기 진행된 대면식을 시작으로 양사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원합니다. 고대신문의 창간 7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학 언론의 소명을 함께하는 동료로서 고대신문의 빛나는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