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문 밑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손님으로 북적북적한 식당이 보인다. 고소한 된장과 보리밥 냄새가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매장에 들어서면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이 갖가지 반찬과 찌개가 차려진 식탁에 삼삼오오 마주 앉아 보리밥을 비비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 메뉴인 보리밥 정식은 열여덟 가지 반찬과 보리밥, 된장찌개 또는 청국장으로 구성된다. 주 반찬으로 먹음직스러운 잡채와 노릇노릇하게 튀긴 전, 쫄깃한 편육이 먼저 나온다. 뒤이어 나오는 콩나물, 고사리무침, 무생채, 멸치볶음, 열무김치 등 다양한 반찬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이제 보리밥에 좋아하는 반찬을 얹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취향에 맞게 듬뿍 넣으면 된다. 하나하나 간이 완벽한 나물과 고소한 참기름, 고추장을 싹싹 비벼 먹으니 입안이 정말 행복해진다. 밥이나 반찬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셀프바에서 무제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고 고등어구이는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그렇게 한 숟갈씩 밥을 떠먹다 보면 내가 고른 청국장이 나온다. 청국장의 구수한 향과 담백한 맛이 정말 일품이다. 진한 향이 나지만 과하지 않고 밥에 한 숟갈 올려 먹으면 속이 편안해진다. 곧이어 나온 고등어구이의 짭조름한 맛에 더욱 입맛이 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매실차와 수정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달콤한 음료와 함께 기분 좋게 식당에서 나선다.
다양한 반찬과 찌개, 생선구이, 전통 음료까지 먹고 나오면 바로 밑 조천변을 걸으며 음식을 소화할 수 있다. 함께 온 사람과 산책하며 즐거운 시간까지 보내고 나면 한 끼 식사지만 마음이 든든해진다.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밥상에 잠시나마 여유와 행복을 느낀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따뜻한 한끼가 그리울 때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한지상(과기대 전자정보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