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로 뚜렷한 지리적, 문화적, 산업적 특징을 지닌다. 현재는 하나의 국가지만 19세기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왕국과 공국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방문한 도시들은 마치 서로 다른 나라처럼 느껴졌다. 지역별 방언이나 자주 쓰는 표현도 다르다. 예를 들어, 북부에서 ‘브리오슈(brioche)’라 부르는 빵을 남부에서는 ‘꼬르네또(cornetto)’라 하고, 로마에서는 비닐봉지를 ‘부스타(busta)’, 밀라노에서는 ‘사케또(sacchetto)’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북부는 질서, 중부는 예술과 유적, 남부는 여유로 대표된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도시 단위로도 뚜렷한 개성과 문화를 지닌다. 북부의 밀라노는 고층 건물들이 많고 대중교통 시스템도 비교적 현대적이다. 돌로미티 지역은 알프스 산맥과 호수의 아름다움을 지녔으며, 과거 오스트리아에 속했던 지역이기에 독일어를 사용한다. 북부에 위치하지만 독특한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는 도로 대신 물과 다리로 이어진 길을 볼 수 있다. 중부의 로마는 걷다 보면 유적을 발견할 수 있는, 고대 유적과 예술이 일상에 공존하는 도시다.
관광객이 가득한 시내 중심지를 벗어나면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테라스가 넓은 건물들, 큰 공원과 한국 시골 마을과 비슷한 주택가를 볼 수 있다. 피렌체에서는 빨간 지붕, 두오모와 박물관들을 통해 르네상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남부로 내려오면 마을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모두 달라진다. 나폴리는 거리마다 축구팀의 깃발이 펄럭이고 오토바이가 가득한 혼잡한 도시다. 휴양지로 유명한 소렌토와 포지타노는 가파른 언덕을 따라 층층이 이어진 집들과 바다의 풍경이 아름답고 레몬 기념품으로 가득한 골목들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도시별로 다양한 모습이 이탈리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조수민(사범대 영교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