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 기자
김준환 기자

  붉은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흰 첫눈이 내리는 계절로 이어진다. 세상의 모든 자연스러운 변화는 결국 피할 수 없는 다음 단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나의 취재부 생활에도 우연한 만남이 필연적인 깨달음을 가져다준 두 편의 기사가 있다. 고대신문 고연전 특별호 기사 ‘빨라진 프로야구, 흥미 더해 팬심 잡으려면’과 2028호 기사 ‘극회부터 천만 배우까지, 도전으로 이어간 연기 인생’이다. 이 두 기사를 쓰는 동안 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우연이 어떻게 필연적인 책임감으로 변모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진실을 좇아야 하는 기자의 역할을 깊이 사유하게 됐다.

  고연전 특별호 기사인 KBO 시간 단축 기사는 우연처럼 시작해 필연적으로 노력한 취재였다. 2025 정기 고연전에서 야구 종목을 맡았다는 우연에서 출발해 KBO의 경기 시간 단축 방안이라는 중요한 이슈를 깊이 다뤄야 한다는 기획의 필요성을 필연처럼 느꼈다. 취재를 거쳐 기사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전문가와의 컨택 문제는 취재의 완성도를 위협하는 가장 큰 난관이었다. 연락이 닿지 않거나 어렵게 닿아도 시간이나 방식이 맞지 않아 좌절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기자 정신은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끝없는 조사와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전문가들로부터 깊이 있는 자료를 확보해 기획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성병숙 배우와의 인터뷰 기사도 필연을 향한 우연한 기회였다고 본다. 평소 존경하던 배우를 인터뷰할 기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우연히 얻은 기회였지만, 그 기회를 붙잡고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은 기자로서의 필연적인 책임감을 일깨웠다. 배우님의 삶을 통해 발견한 깊은 통찰과 진정성을 독자에게 가장 잘 전달하는 것, 그것이 우연한 만남이 가져온 필연적인 임무였다. 이 경험 덕에 기자에게는 세상의 귀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포착해 그 가치를 세상에 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확신하게 됐다.

  KBO 기사는 운명처럼 발견한 이슈를 책임감으로 심층 분석하는 과정이었고 성병숙 배우와의 만남은 진실을 겸손하게 기록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기자로서 이 두 가지 경험을 모두 소중히 여긴다. 우연이라는 큰 틀 속에서 기자라는 이름으로 필연의 자리에 서서 진실한 이야기를 계속 찾아 나설 것을 다짐한다.

 

김준환 기자 junan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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