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도 일종의 차별적 시선
“배려와 기본권 보장 구분해야”
고려대 장애학생지원센터(센터장=박현숙 교수)가 주관한 2025 법정의무 장애인식개선교육 토크콘서트 ‘BEYOND THE GAZE: 시선너머’가 19일 서울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토크콘서트에서는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대표, 이낙준 작가 등이 모여 경험담을 나누고 장애인식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동정이 혐오의 반대가 아닌 차별의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연민의 감정이 자기혐오로 쉽게 전환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에 대한 동정은 거부감이나 혐오와 쉽게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장애인을 배려한다’는 표현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을 논의하는데 ‘배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비장애 중심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권위원장으로 활동한 강주연(대학원·보건과학과) 씨는 중심 시력은 온전하지만 주변 시야가 보이지 않는 경증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은 경험을 공유했다. 강 씨는 “시각장애인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시력 상태가 있다고 할 정도로 다양하다”며 “겉보기에 멀쩡하다는 이유로 지하철 우대권을 사용할 때 의심받은 적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가 아직 여러 불편함을 섬세하게 다루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제 불편함을 공유해서 타인의 불편함을 이해하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웹소설 <중증외상센터>를 쓴 이 작가는 장애가 삶과 분리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시각장애인의 90%는 후천적 장애인”이라며 “다른 장애 역시 후천적으로 발생한 비율이 48%로 비장애인과 장애는 생각보다 가깝다”고 했다. 그는 대중이 어릴 때부터 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아 콘텐츠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BBC의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장애인 캐릭터가 반드시 등장해야 한다”며 “다른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고 필요할 때만 도움을 받는 캐릭터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나윤재(디자인조형25) 씨는 “평소 비장애인이라 느끼지 못한 일상을 장애인의 관점으로 다시 돌아 볼 수 있었다”며 “폭넓은 시야를 갖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안승주(정경대 통계23) 씨는 “장애인 당사자와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연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내년에도 이런 행사가 열리면 좋겠다”고 했다.
글 | 윤지효 기자 jihyo@
사진 | 이승주 수습기자 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