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혐오표현 규제’ 관련 취재를 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심화할 수 있는 언어 표현 등에 대해 배웠다. 혐오표현은 소수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소수자는 누구인지 등 범주 자체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권에서 관련 소식이 들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사이에서 생긴 에피소드다. 인요한 위원장은 지난 4일 이준석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를 찾았다. 인 위원장의 당내 통합 시도의 일환이었다. 돌아온 건 차가운 면박이었다. 그 면박은 평소와
최근 SNS, 미디어 플랫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콘텐츠가 급격히 증가했다. 생성형 AI란 기존 콘텐츠 패턴을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AI가 지속해서 데이터를 학습해 기존 노래의 보컬을 다른 인물의 목소리로 바꾸면서 실제 사람이 부른 것처럼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다양한 노래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료된 것이다. 최근 한 유튜버가 만든 AI 자작곡인 ‘너에게로(To You)’, ‘날 두고 떠나가지 마요(Falling Down)’란 곡은
과거를 미래로 이끄는 힘은 기억이다. 백남준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날 자꾸 서양에서 다 배운 사람인 줄 아는데 사실 인생을 결정지은 사상이나 예술의 바탕은 이미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모두 흡수한 거거든.” 5살부터 18살까지 살았던 창신동과 동대문, 종로. 그곳의 풍경에 대한 기억들은 그의 작품세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가 돼 돌아온 그는 지구본을 가득 실은 지게를 지고 창신동을 거닐었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그가 활동했던 뉴욕 소호, 베를린 등 세계와 창신동이 하나로 연결됐음을 보여준다. 기억은 장소와
송민제 전문기자
○···호형들 11월은 잘 보내고 계시오? 지난주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가지 않았소! 따뜻했던 날씨가 무슨 변덕인지, 알다가도 모르겠소. 계절이 바뀔 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인데, 손바닥 뒤집듯 계절이 바뀌고 있구려. ○···호형들에게 고백할 게 있다오. 중간고사 이후로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있소. 호형들도 그렇지 않소? 원래 시험 직후엔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기 마련이지. 춘추자 학업의 과도기에서 어찌할 바 모르겠구려. ○···호형들 그거 아시오? 계절만큼 요즘 학생사회도 과도기라오. 단과대는 물론, 서울세
대법원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가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등급 피해자에게도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지난 9일 나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알려진 지 12년 만이다. 옥시레킷밴키저와 납품업체 한빛화학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한 김모 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옥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가 2010년 질환에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폐를 손상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 정도를 4단계로 분류했다. 1, 2단계 피해자들은 인과성이
취재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품질 높은 기사를 평가하는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좋은 말만 하고 싶지만, 분량이라는 맹목적 이유와 함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카테고리를 정해 비평을 해보려 합니다. 1면은 신문의 얼굴인 만큼 주제 선정이 탁월했다고 봅니다. ‘기증품 분실 사건’은 관련 뉴스도 이미 보도가 됐고, 중대한 실수라 뾰족하게 지적할 부분입니다. 내용도 읽고 싶게끔 취재됐습니다. 기보도된 내용과 비교해 취재원 등 추가 취재된 부분도 뚜렷합니다. 문제는 1면 기사보다도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창간 76
도시를 걸어 다니다 보면 큰 건물 앞에 조성된 작은 녹지공간을 종종 볼 수 있다. “공개공지”다.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기 위하여 건물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일반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건물 외부에 휴게공간을 마련하도록 하는 법이 제정되어 있다. 꼭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건물이 지어질 수 있는 면적 안에 공개공지를 마련하면 건물을 조금 높게 지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종로 1가 교차로에는 매해 시작을 알리는 타종으로 유명한 보신각도 있지만 종로의 랜드마크이자 건물 상층부가 뻥 뚫린 독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다. 이 새로움의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파스타에 면 대신 견과류를 넣는 정도를 새로움이라고 하겠다. 견과류 파스타? 의아할 필요 없다. 좋은 아이디어로 인정받기만 하면 얼마나 높은 인기를 누릴지 아무도 모른다. 혹은 파인애플 피자처럼 뜨거운 감자에 등극해 매일 소소한 논쟁을 유발할지도 모른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올까? 박종천(민족문화연구원) 교수에 따르면,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결코 좋은 창의성의 동의어가 아니다. 창의성을 수반한 좋은 아이디어는 기존
법무부가 지난달 26일 전자장치 부착 기간 동안 고위험군 성범죄자의 주거지를 제한하는 일명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다. 성범죄자가 아동 밀집 구역에서 일정 거리 이내에 살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제시카법과 달리 한국은 특정 시설에만 살도록 제한한다.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와 동시에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새로운 대안도 좋지만 뒤부터 돌아보길 - 오찬영(글로벌대 영미학17) 한국형 제시카법, 즉 ‘고위험 성범죄자 주거지 제한’이 추진된다.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 사는 곳을 교육시설 외곽으로 제한
지난 6일 고려대학교 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된 2023 KUSF 대학 아이스하키 U-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고려대가 연세대를 상대로 4-0을 기록했다. 골리 하정호(사범대 체교20)는 2023 U-리그 MVP로 선정됐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고려대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하정호의 ‘슈퍼세이브’였다. 경기 내내 하정호는 연세대 선수들의 유효슈팅을 정확히 막아냈고, 특히 3:4의 숏핸디드 상황으로 시작된 3피리어드에도 좋은 선방을 선보이며 페널티 킬링에 성공했다. 하정호는 “골문 주변을 든든하게 지켜준 동료 선수들을
고려대학교 여자축구부가 고대하던 우승 트로피를 결국 들어 올렸다. 지난 11일 울산과학대 축구장에서 열린 2023 추계 한국 여자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울산과학대에 3-0으로 승리했다. 고려대는 여왕기 준결승에서 패했던 울산과학대에 설욕하며 2023 추계연맹전 우승을 차지했다. 고현호(체육교육과 99학번) 감독은 이번 대회 연승 가도를 달렸던 4-3-3 포메이션을 결승전에도 가동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곽로영(문스대 국제스포츠22, LW), 서현민(문스대 국제스포츠21, ST), 이은영(문스대 국제스포츠21, FW) 쓰리톱을 구성했다
인권위 “빈곤 자살 노인 많아”급속 경제성장·제도 부족 원인“정부 지원만으론 생활 힘들어” 한국 노인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38개 국가 중 1위다. 노인빈곤율은 중위소득의 50% 이하 노인 인구 비율로, 한국은 OECD 평균 수치의 3배다. 노인 빈곤은 노인 우울증과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19년 기준 노인자살률도 10만명 당 46.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일 “빈곤 등으로 자살하는 노인이 많은 현실을 무겁게 인식한다”며 빈곤 노인에게 더 많은 기초연금액
세계화·인터넷 영향 받아“영상은 또 하나의 언어”IMF·고도 성장기 작품 인기 한국 산업화와 세계화를 배경으로 한 전시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는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현대미술 작품을 제시한다. 당대 한국 현대미술을 역사화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 김형미 학예연구사는 “이 시기엔 각 개인이 각자 흐름을 만들었기에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전시 주제와 기획 의도는 “이번 전시는 일종의 소장품 특별 기획전이에요. 소장품을 기반으로 주제를 뽑아낸거죠. 전시 기획 과정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메시지 전달세계화 열망·갈등 모순 담아급격한 경제성장 이면 조명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전시가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다음해 5월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의 한국 현대미술의 일부를 미술관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한 회화, 영상, 조형 같은 소장품으로 보여준다. 사회와 예술의 관계, 현대미술의 역사를 담은 이번 전시는 한국의 현대미술이 국내외의 변화가 거셌던 당대 사회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세계화·문화
의사 분배, 유인책으로 해결해야의료전달체계 복구에 강제성 필요“장기 계획 부재 시 대학병원 붕괴” 같은 환자를 두고도 의사의 진단은 다를 수 있다. ‘의료 공백’을 앓는 한국 의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2018년부터 4년간 안암병원장을 지낸 박종훈(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2013년 기고에서 “대한민국 의료의 수많은 모순 가운데 가장 압권은 의료전달체계의 무질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혁신전략’은 근거가 부족한 처방”이라며 “장기 계획 수립 없이 현 의료 시스템을 방치한다
의료 환경 고려해 의사 수 추산해야정부, 병상수·의료 이용 통제 포기강력한 지역인재 전형과 연동해야 의료 공백 사태가 연일 보도되면서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지방 국립 의대 육성을 골자로 하는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10일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하는 의사 징계를 추진하면서까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의사 최초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를 맡은 윤석준 보건대학원장은 “우리나라 정책 결정 과정은 매우 단기적”이라며 “의사 증원과 함께 지방 국립 의대
2024년 사회계열 수시면접이 지난 11일 고려대 SK미래관에서 진행됐다. 최선을 다한 당신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라며, 내년 캠퍼스에서 만납시다! 염가은 기자 7rrlo@
본지 1972호에서 북한 이탈주민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 “남들과 같은 ‘한국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어요”가 제5회 전국대학생기자단 통일안보기사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통일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전공의 한 명뿐인 지방 흉부외과무작정 증원하면 선호과 쏠림만 심화“의료전달체계부터 복구해야 한다” 2006년 이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은 3058명으로 동결 상태다. 필수·지방 의료 공백이 심각하다는 여론이 일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는 문재인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정원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추계가 기관마다 다르기에, 개인이 의사 증원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한편 의대생들은 정부 정책이 자신들을 필수·지방 의료로 유인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