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참살이 길을 지나가던 한 남학생을 무작정 붙잡고 질문을 던졌다.“※이 무슨 표시인줄 아세요?” 그는 거리낌 없이 “중요한 것을 강조하는 표시요” 라고 대답했다. 물론 틀린 대답은 아니다. 한때 ※표기를 보면 대학생들은 반사적으로 당구장을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표기를 ‘당구장’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이 학생의 한마디는 최근
고대신문이 창간 쉰여덟 돌을 맞는다. 내 나이와 비슷한 나이를 먹어가는 고대신문을 바라보는 마음이 마치 내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 같다. 학교를 졸업한 지는 35년을 넘었고, 고대신문 기자로 동분서주했던 것은 38년을 넘었다. 또한 강의와 학생들 지도, 학문 도야, 지식인으로서 사회에 봉사해야 하는 많은 일들로 제 몫을 다하지도 못한 채 동인회장으로서의 임기
윈드앙상블 구성원들의 모습 “차분한 클래식 음악은 지겹다고요? 그렇다면 클래식은 물론 Pop, Jazz, 영화음악을 아우르는 윈드앙상블의 음악을 추천합니다!”학생회관 6층에는 때로는 웅장한, 때로는 갸날픈 소리까지 언제나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 있다. 바로 ‘취주악부 윈드앙상블(이하 윈드앙상블)’의 동아리 방이다. 윈드앙상블은 ‘윈드’라는 말에서 연상되듯
남자가 여성의 노예로 묘사된 프랑스 의류광고 여성이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 집단으로 부상하자, 소비사회에서 여성의 위상은 실로 눈부시게 높아졌다. 어느 새 마케팅이나 광고업, 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여성의 심리를 꿰뚫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남성의 주머니에 의존해 살아야 했던 과거에는 여성의 시각이 거의 존재하
중간고사가 끝나고 서창캠퍼스(이하 서창)에서 여러 명사들의 초청 강연이 열렸다. 지난 25일(화) 야구 해설가 하일성씨의 교내 강연이 있었다. <직업의식과 프로정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서창총학생회(회장=구인규럭譯遮·경제01 이하 서창총학)의 주최로 진행됐다. 야구해설가 하 씨는 “고대생에게서 힘을 느낀다”며 “다른 스케쥴과 이번 강
며칠 새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올 봄, 유난히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누나의 졸업식이 생각난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졸업생들과 그들을 축하하러 온 가족들과 친지, 친구들. 배경 좋은 곳에서 우리도 가족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오랜만의 가족 외출을 위해 준비한 영화 <말아톤> 시사회 입장권은 그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내가 일하는
# 송도 해수욕장 (12일 아침 9시) “바다는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준다.” 송도 해수욕장과 바다가 보이는 정자 앞에 앉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아침 시간의 송도 해수욕장 지영 영화제는 축제잖아요.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축젠데, (부산 영화제에서) 상업영화가 많아지니까 그 의미가 퇴색하는 것 같아요. 그래
# 부산행 기차 (10일 오후 5시 25분) “부산이 고향인가?” “영화제 보러 갑니다. (…) 부산 많이 변했다고 하던데.”“그렇게 많이 변하진 않았을 거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탔다. 옆에 앉은 할아버지께서 말을 거신다. 잠을 자다가 잡지를 보다가 멍하니 창 밖을 본다.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말 많은 아주머니. 입석인지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학생들. 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월드컵 4강을 달성한 2002년에 겪은 일이다. 나는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는 사촌을 찾아갔다. 그 사촌은 코가 높고 머리가 노란 친구들과 함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낯선 문화와 외모를 가진 친구들, 그런 이들과 동거하긴 처음이었다. 낯선 환경에 불안해보였는지 아니면 지루해보였는지, 사촌은 나를 위한 작
이제 중간고사 기간이라고요? 바빠 죽겠는데 뭐하고 놀까 벌써부터 걱정하다니 팔자 좋다.... 하지 마시고 다 유비무환, 일단 한번 보세요. ‘열심히 노력한 당신 떠나라’라는 말도 있잖아요? 시험 기간에는 열심히,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가뿐히 푸른 가을 하늘을 한번쯤 올려다보는 여유 아시죠?“음.... 가을철에 맞는 영화요? 글쎄요.... 아! ‘냉정과 열정
옳다고 생각했던 책속의 번역이 오류라면 어떨까. 혹은 유명한 영화제목이 영화와는 전혀 다른 의미라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나라에서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책 중 가장 대중적인 책이다. 최근 소설가 이윤기씨의 번역에 대해 이재호(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가 반박한 일이 있었다. 이 교수의 저서 <문
데뷔작 <해피엔드>로 영화계에 큰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정지우 감독의 6년만의 신작 <사랑니>. 30살 여선생과 17살 남학생 제자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에서 감독은, 복잡하지만 새로운 멜로영화의 구조를 보여준다.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지점에서 영화는 우리에게 아프지만 설레는 첫사랑의 느낌을 선사한다. 복잡한 시·공간 구조 “의사
남자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정기 고연전이 끝난 이번 주, 자유게시판에는 외로움을 호소하는 남학생들의 글이 많았다. ‘냐옹(mongagi)’은 영화 ‘너는 내 운명’을 재밌게 봤다는 한 학생의 글에 대해 “같이 보러갈 여자친구가 없다”며 비디오로 보게 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첫눈에 반했습니다(loveljh)’는 “지하철에 같이 탔던 여학생에게 반했
도인같다는 느낌은 이런 것일까. 새 무협영화 ‘칠검’을 들고 10년만에 한국을 찾은 홍콩 영화감독 서극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시종일관 ‘도’를 강조했다. 견자단, 양채니를 비롯한 출연배우 모두가 24시간 검을 품에 안고 먹고자는 것, 스턴트 없는 액션을 찍기 전에 언제나 경건하게 기도할 것, 촬영이 있으나 없으나 언제나 말을 타고 다닐 것, 그 모두가 무협
지금부터 200년 전인 1805년 5월 9일 프리드리히 쉴러는 짧고 고뇌에 찬, 그러나 영화롭기도 한 생을 마쳤다. 그는 최초의 독일 전업 작가 중의 한 사람이었고, 자유를 위하여 투쟁한 사람이었으며, 개혁을 위하여 투쟁한 작가였다. “그는 애국적 열광자에게는 영웅화의 전형”이었으며, 그의 전 작품은 모든 사람의 인구에 회자되는 국민적 고전작가로, 교양교육
홈쇼핑 방송에서 그토록 오래 시선을 거두지 못한 건 처음이었다. 평소 본능적으로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곤 했던 터였다. 체질적으로 쇼핑은 저 먼 세상의 일인데다, 가식과 허영으로 그득한 프로그램의 속성이 그다지 마뜩찮은 탓이다. 그런 홈쇼핑이 ‘가면’을 벗어던진 건 -적어도 내겐- 놀라웠다.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흐트러져서는 안 될 듯한 여성 쇼호스트들
창작 판소리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로 제 1회 '또랑광대'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새판소리의 대표주자 김명자씨를 만나봤다.△판소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25세 때 극단 아리랑에 입단했다. 그곳에서 김명곤 선생의 <쑥대머리>를 듣고 판소리에 빠지게 됐다. 판소리는 외부강사에게 배우다 광주(光州)의 방성춘 선생께 정식으로 <춘향가&
수업 중에 한 학생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자 4명중 1명(23.7%)에게 휴대전화 중독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소비자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에서 응답자 983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응답자의 48.8%는 약간의 중독증상을 보였고, 불과 27.5%만이 중독증상을 보이지 않았다.중독증상을 측정
올 추석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 <가문의 위기>가 흥행 1위를 거머쥐고 있다. 한국·가족·코미디 영화라는 추석 흥행 법칙이 올해에도 여실히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이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어머니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 “너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엄마, 아빠를 잘못 만난 것”이라고. 난 그 말을 듣고 아무
가을바람이 불어오나 싶더니 바다건너 미국에는 허리케인이 왔단다. 그 이름하여 ‘카트리나’. 카트리나는 주가 하락과 유가 상승, 350억 달러에 이르는 보험료 등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칠 손실액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큰 피해를 가져왔다. 아직도 제대로 된 구호를 받지 못하는 수십만명의 이재민들은 물이 빠져나가고 폐허가 된 도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