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994호에서는 유난히 기자 멘트보다 직접 인용이 더 자주 보였다. 물론 인용이 많다는 것은 사안을 충실히 취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직접 인용이 과하면, 기자가 인터뷰 내용에만 의존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인용 고유의 효과도 희석된다. 적절한 인용을 통해 독자가 기사를 읽는 데 끊김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 인용은 발화자의 언어로 정리된 말이 필요할 때만 해야 한다. 1면 전임의 사직 기사에서도 마지막 문단이 인용으로 급하게 끝나 버렸다. 기자가 인터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기자의 일은 취재 결과를
나는 그저 학생일 뿐, 신문과 언론에 빠삭한 베테랑 기자는 아니다. 그러나 고대신문 기자들과 데스크의 노고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1989호를 읽고 다른 언론에서 종종 발견되는 부족한 점이 고대신문에는 없다고 느꼈다. 취재원을 익명으로 섭외하지 않았고, 상반되는 의견을 골고루 담았으며, 알찬 취재 과정이 돋보이는 등 이번 호는 신문에 필요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고대신문 1989호는 우리가 고려대학교 학생이기에, 그리고 대한민국의 청년이기에 더더욱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 하는 주제들로 구석구석 채운 신문이었다. 먼저 제54
“외교나 교수생활이나 다 똑같더라고요. 인간관계는 결국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진 허승철 교수가 28년의 교수 생활을 마치고 고려대를 떠난다. 노문과 학생, 우크라이나 대사가 되다 허승철 교수는 1977년 고려대 문과대학에 입학했다. 당시는 계열별로 학생을 모집했다. “문과대 신입생 190명 중 저를 포함한 5명만 노문과를 선택했어요. 신설된 지 3년밖에 안 됐고 냉전 시대였으니 인기가 없었죠.” 작은 학과였기에 더 끈끈했다. “선후배 모두가 서로를 알고 지냈어요. 지금은 정원
정보전달 매체인 신문이 갖춰야 할 특성을 꼽으라면 ‘시의성’이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제작 일정이 매주 금-토로 고정된 학보사는 일간지에 비해 시의성을 챙기기 어렵다. 가령 발행일인 월요일에 발생한 학내 사건은 다음주 월요일이 돼서야 학보사 지면에 담긴다. 학내 소식도 시의성을 갖추기 어려운데, 하물며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어떤가. 최근 보도부 기사를 제외한 연세춘추의 기사들은 방학 때부터 발행 일정을 고정해 둔다. 기사에 자세한 상황 분석과 깊은 문제의식을 담아내기 위해 ‘2주 초고제’를 운영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계획
1면 편집을 자주 해서 그런 것일까. 고대신문 1983호를 펼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1면 헤드라인이 아닌 제호 ‘고대신문’ 옆에 붙어있는 작은 문구였다. ‘2023년 10월 9일은 한글날 577돌입니다’. 자연스레 왼쪽 상단 발행일에 눈길이 갔다. 연세춘추와 달리 고대신문은 한글날에도 휴간하지 않았다. 공휴일임에도 발행을 이어간 까닭은 특집면에서 찾을 수 있었다. 10면과 11면에는 한글날에 발행하기 알맞은 △국립한글박물관장 인터뷰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스케치 △국어국문학과 교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특히 국어국문학과
2019년부터 3연임 성공복합운동장 등 세종시와 상생“구성원 갈등에 가슴 아파” 2019년부터 세 번 연임한 김영 19대 세종부총장이 지난 1일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세종부총장 3연임은 캠퍼스 설립 이래 최초다. 교육·연구·지역 혁신을 안착할 시기가 됐다고 강조한 그는 “세종캠퍼스가 발전하는 데 이바지한 부총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19대 세종부총장 취임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믿고 맡겨준 김동원 총장과 세종캠퍼스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4년 동안 세종캠의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20
고대신문과 연세춘추에 ‘연고전’은 좋은 먹거리가 된다. ‘연고전’은 양교 학보사만 보도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이며, 동시에 독자를 유치하고 신문의 존재를 여러 사람에게 알릴 기회다. 과연 고대신문은 ‘연고전’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고대신문의 고연전특별호에 대한 비평과 감상을 지면을 빌려 써보고자 한다. 이번 고연전특별호는 수준 높은 분석과 독자 눈높이에 맞춘 인포그래픽이 돋보였다. U리그를 비롯한 각종 외부대회를 분석해 양교 선수단의 전력을 파악했고,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 팀의 예상 전략을 점쳤다.
개교기념호인 만큼 축사와 기념행사 기사들이 1~3면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8면과 9면의 ‘사립대학 재정난과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을 다룬 기사는 개교기념호라고 넘기기에는 아쉬울 만큼 주목할 만하다. 대학의 재정난은 매번 화두이며 고질적인 문제다. 고려대는 사립대 중에서 비교적 높은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 기사는 사립대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것을 지적하며 논의를 학내에서 확장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왜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하는 것이 재정난의 해결책이 되는지 다뤘다면 좋았을 것 같다. 수익용 기본재
연구 지원·인재 양성 집중초협진·초개인화·초연결 이룰 것“필수 의료 인력난 개선해야” 제17대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윤을식(의과대 의학과) 교수가 취임했다. 본교 의학과 83학번인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안암병원장 등을 역임하며 본교 의료원 발전에 이바지했다. 처음으로 2년제가 아닌 4년제 부총장을 맡으면서 받은 기대와 책임도 크다. 취임식에서 ‘퍼스트 무버로서의 도전’을 강조한 윤을식 부총장은 국내 1위, 세계 30위 경쟁력의 의료기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 의무부총장 취임 소감과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안암
기사 아이템을 선정하고 취재하다 보면 해당 사안에 대해 ‘과연 어디까지 말할 것인지’ 고민될 때가 있다. 다른 곳에서는 주목하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한 깊이 있는 논의를 담아내기는 어렵다. 이때 충분한 취재가 받쳐주는 것 역시 쉽지 않다. 보도면의 ChatGPT 기사는 ChatGPT와 관련해 대학 사회에서 논의할 만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담았다. ChatGPT는 현재 대부분의 대학 언론사에서 주목하고 있는 소재다. 고대신문은 ChatGPT가 화제인 상황, 활용 사례, 문제 현상, 학습 역량이 우려되는 점까지 다각도에서 깊이 있게 접근했
국내외 아우르는 리더십 필요등록금 인상보다 의존율 감소 집중세종캠 이원화, 소모적 논쟁 끝낼 것 ‘KU, The Glory’.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자락에 제21대 고려대학교 총장으로 김동원 신임총장이 취임했다. 4년간 본교를 이끌어나갈 김동원 신임총장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강한 고대’를 내걸며 변화를 강조했다. - 앞으로 만들어갈 고대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세상의 변화에 따라 대학의 모습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인구 절벽과 지식의 대중화 시대가 오며 대학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변화를 통해 새롭게 변
고대신문 1967호 보도면에서 중요했던 기사는 건축학과 디자인조형학부 실기 지원을 점검해본 기사와 법학관 구관 자치 공간 철거를 다룬 기사였다. 사회면에서는 패스트 패션의 과잉생산과 과잉 소비를 여러 방면에서 다뤘다. 전체 지면을 읽으며 단연 돋보였던 점은 부지런한 취재였다. 지면을 빼곡 채운 다양한 사안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보도면 기사에선 디자인 프로그램 및 실습 재료 등에서 지원이 부족한 점과 열악한 실기 환경에 대해 학우들의 시선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타 대학의 사례와 정확한 현실을 짚음으로써 기사의
- 총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32살의 나이로 고려대학교에 교수로 부임했습니다. 당시 홍일식 총장님이 저에게 학교를 위해 분골쇄신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학교를 위해 교육과 연구에 진심을 다해 왔습니다. 2011년에 교무처장을 맡게 되면서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선 교육과 공부 외에 행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이 위기에 처해있다고 종종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위기가 아니라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은 위기처럼 넘는 것이 아니라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꾸기 위한 노력을 우리는 충실
2015년 본지는 ‘숫자로 보는 편집국’ 기획을 제공했다. 7년이 지나고 창간 75주년이 된 지금, 편집국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편집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한다. 2015년에 대비해 얼마나 달라졌을지 비교해보자. 고대신문사 기자 수는 7년 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늘었다. 편집국 내에서 이과생과 문과생의 전쟁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이과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세종캠 소속 기자도 5명으로 더 줄었다. 이과생과 세종캠 소속 수습기자 지원자는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한다. 7년이
승리의 뱃노래가 다시 울렸다. 2022년 정기 고연전에서 고려대가 종합 전적 3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린 고연전이기에 그 의미는 더 값졌다. 2016년 이래 6년 만의 승리기도 하다. 이번 우승으로 고려대는 종합 전적 19승 10무 21패를 달성했다. 개막전인 야구 경기에서 고려대는 2-0으로 초반에 앞서갔으나, 거듭된 실점으로 연세대에 2-8로 패했다. 고려대가 근소하게 우세할 것으로 점쳐진 것과는 정반대였다. 첫 경기를 아쉽게 졌지만, 고대인들은 위축되지 않았다. 이어지는 빙구에서 고려대는 4
2019년 취임한 정진택 총장의 임기가 어느덧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다.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정진택 총장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상황을 맞이했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본교를 이끌어 온 정진택 총장. 코로나19의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는 현재, 임기의 마지막 학기를 앞둔 정 총장을 만나, 소회를 들었다. - 새 학기를 맞이하시는 소감을 묻고 싶습니다 "제가 취임식 때 교내 아카펠라 동아리인 로그스 (LoGS)를 불렀습니다. 당시 故 김광석 씨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노래를 부탁했습니다. 그 가사에 '설
‘데이터저널리즘 프로젝트’는 본지와 고려대학교 빅데이터학회 KUBIG이 협업한 프로젝트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기사를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고려대의 혐오 여론’, ‘고려대생의 분노’ 등 본교를 대상으로 작성한 기사들은 자극적인 단어와 함께 쓰일 때가 많습니다. 커뮤니티는 학생 여론을 대표하기엔 비약이 있지만 기성언론은 커뮤니티를 고려대생 대표 여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화제가 됐던 이슈를 중심으로 본교 커뮤니티와 기성언론 기사 텍스트를 수집 후 시각화했습니다. #1. 기사량으로 본 고려대 시기마다 기부 및 홍보
2020년 본지 여론 코너에서 기획됐던 ‘교수님은 스무 살’은 본교 교수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담는 코너다. 새로운 공간에서 마주하는 스무 살의 풍광은 낯섦과 동시에 설렘을 가져다 준다. 저마다 겪는 시대는 다를지언정, 누 구에게나 뜨거웠던 스무 살의 기억이 있다. 2020년 ‘교수님은 스무 살’ 코너에 기고했던 김순남(문스대 문화유산융합학부), 안준용(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를 다시 만나 그 시절 스무 살의 이야기를 물었다.불확실성 포용이 결국 삶 우연의 연속이 현재 만들어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무엇이었나요?”
‘사람 중심의 고려대학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취임한지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든 정진택 총장. 그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 속에서 본교를 이끌고 있다. 본지는 개교 116주년을 맞아 정진택 총장에게 지난 2년 임기의 소회와 앞으로의 학교 운영 방향에 대해 물었다.- 임기의 반환점을 지나는 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임기 첫해였던 2019년은 학내 구성원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보냈습니다. 취임 첫날 공식 일정을 학생회관에서 학생들과 1000원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시작했고, 당시 총학생회장실을 찾아서 학생 대표와 생각을 나눴습니다. 매달
데이터과학과가 본교 교수사회의 뜨거운 화두다.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는 데이터과학과는 교육부의 첨단학과 신·증설 계획에 본교가 참여하며 만들어졌다. 서울캠엔 데이터과학과와 함께 융합에너지공학과, 스마트보안학부가 내년에 문을 연다. 학과가 새로 생길 때 통상 가장 큰 쟁점은 정원 조정이다. 총 정원이 정해진 상황에서학교가 새 학과를 만들어 신입생을 뽑으려면, 결국 기존의 다른 학과에서 정원을 줄여야 한다. 학과 규모·영향력과 직결된 것이 정원이기에 어떤 학과도 양보하긴 어렵다. 내년도 서울캠에 새로 생기는 학과들은 정원 조정 이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