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별점: ★★★★☆

한 줄 평: 긴장감 넘치는 원테이크 촬영과 즉흥 연기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독창적인 영화


  재즈를 들어본 적 있나요?

  재즈에서 각 연주자가 순간의 영감에 따라 새로운 멜로디와 리듬을 창조하는 과정은 청중에게 매번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즉흥 연주가 재즈를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장르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세바스티안 시퍼 감독의 <빅토리아>(2015) 역시 즉흥성을 영화로 구현한 작품이다.

  <빅토리아>는 베를린에 사는 주인공 빅토리아가 우연히 만난 네 명의 남자와 함께 겪는 사건을 그린 영화로, 단 한 번의 촬영으로 이루어진 ‘원테이크 기법’을 사용해 제작됐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동안 카메라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빅토리아를 따라가며 촬영됐기 때문에 주변 인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화면 구도가 다소 어지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은 관람객이 마치 빅토리아를 직접 관찰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감독은 최소한의 지시만 내리고 대부분의 대사를 배우들의 즉흥 연기에 맡김으로써 영화에 생동감을 더했다. 빅토리아역의 ‘라아 코스타’는 실제로 클럽 화장실을 촬영 중에 사용할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해 연기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의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관객은 영화 속 빅토리아와 함께하는 느낌을 받으며 더욱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영화는 ‘은행 강도와 권선징악’이라는 다소 흔한 주제를 독특한 기법으로 재해석한다. 평범한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범죄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주변 환경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어두운 과거를 지닌 네 명의 남자 주인공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며, ‘해뜨기 전 새벽’이라는 시간과 ‘베를린’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어두운 이면과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 그들의 본성을 탐구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화는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해가 뜨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통해 그녀의 희망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빅토리아>는 독창적인 연출과 생생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즉흥 연기와 원테이크 촬영 기법이 만들어 내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새로운 영화적 시도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빅토리아>는 꼭 봐야 할 영화다. 혁신적인 촬영 기법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생생한 현장감과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장윤수(공과대 건축사회환경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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