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집위 인준·예산안 심의
애생도 배분금 100% 삭감
소인위·여위 징계는 연기돼
지난달 12일 고려대 서울캠퍼스 4.18 기념관에서 제2회기 정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장=이정원, 이하 ‘전학대회’)가 열렸다. 이번 전학대회에서는 중앙집행위원회 인준을 시작으로 예산안 심의, 특별기구 재인준 및 징계안 논의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효율적인 집행부 운영 약속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26일 당선된 서울총학 ‘바다’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전학대회다. 첫 번째 안건으로는 중앙집행위원회 구성과 활동 방향에 대한 소개 및 인준이 다뤄졌다. 이지민 중앙집행위원장은 “각 부서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이행 현황을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매뉴얼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설된 기획조정실에 대한 설명과 각 국서의 운영 계획 발표도 이어졌다. 강신우 기획조정실장은 “학교 관계자와의 면담·외부 회의체와의 소통·타 대학 대표자들과의 교류 및 기자회견이 회장단의 역할”이라며 “기획조정실에서 행정 업무와 대외 활동을 보조해 총학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예산안 심의가 진행됐다. 배수현 사무국장은 석탑대동제준비위원회 전출금 2500만 원, 중간고사 간식 행사 150만 원, 정기 진로 릴레이 특강 110만 원 등 총 1억7877만 원의 지출 계획을 보고했다. 최현석 공과대 학생회장은 “지난해 교류 행사 상품으로 약 30만 원인 애플워치를 제공한 것은 1인당 학생회비가 1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과도한 지출”이라며 “이번 중앙집행위원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원 서울총학생회장은 “불필요하게 집행되는 예산을 과감히 줄이고 학생들을 위한 효율적인 활용 계획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학외 활동 중심 특별기구 인준 부결
이번 전학대회에서는 특별기구 재인준과 징계 논의도 이뤄졌다. 이번 전학대회에선 총 7개 특별기구 재인준에 관한 안건이 상정됐고, 그중 소수자인권위원회(임시의장=김다희, 이하 ‘소인위’), 애기능생활도서관(관장=박민서, 이하 ‘애생도’), 여학생위원회(대표자=송재윤, 이하 ‘여위’) 3개의 안건이 부결됐다.
소수자인권위원회는 학외 활동에 치중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지민 애기능동아리연합회 부회장은 “소인위는 학내 소수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존재함에도 학외 활동이 많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소인위 회원 김규연(문과대 노문24) 씨는 “학외 소수자 인권 문제도 전체적인 활동 방향 중 하나”라며 “내부 세미나 등을 열어 학내 활동 비중을 높이겠다”고 답했다. 유근찬 공과대학 부학생회장은 “기후정의·정권 퇴진 행진 참여가 소수자 인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질의했다. 김규연 씨는 “윤석열 정부 아래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심해졌기에 소수자 인권 보호 차원에서 해당 집회에 연대했다”고 밝혔다. 소인위 재인준 안건은 찬성 36표, 반대 24표, 기권 56표로 부결됐다.
이어진 징계 논의에서 최제호 경영대 학생회장은 “활동의 목적과 방향성은 뚜렷하지만 학내 활동이 부족해 총학생회칙 제148조에 따라 경고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징계에 찬성했다. 표결 결과 찬성 76표, 반대 14표, 기권 28표로 경고 징계가 가결됐다.
다음으로 애기능생활도서관 재인준에 관한 건이 논의됐다. 유근찬 공과대 부학생회장은 “작년부터 애생도의 SNS 활동 게시물은 세 건뿐이고, 단순히 도서관 운영 안내에 그쳐 활동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혜영 애기능동아리연합회장은 “애기능학생회관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동안 배정된 공간이 있음에도 서적을 집에 보관했고, 도서 구매 목록에는 특정 학과의 전공 서적이 포함됐다”며 소명을 요구했다. 임수현 전 관장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사업도 계획했지만 애기능학생회관 이사 일정으로 실행하지 못했다”며 “권수 제한을 두고 전공 서적을 구매하는 관행이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경영대 부학생회장은 “애생도는 지난해 재인준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소명도 매우 부족했고 제출한 자료 역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애생도 재인준 안건은 찬성 2표, 반대 97표, 기권 26표로 부결됐다. 이어진 징계 논의에서는 애생도에 대해 경고 조치와 총학생회비 배분금 100% 삭감, 공식 사과문 게시 징계가 부여됐다.
여학생위원회 재인준 안건 또한 부결됐다. 유근찬 공과대 부학생회장은 “다이-인 퍼포먼스나 노동절 집회 참여 등이 성평등 실현이라는 여위의 설립 목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여위 측 참관인은 “노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여성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기 위한 연대 활동이었다”고 답했다. 유혜영 애기능동아리연합회장은 “여학생위원회가 지나치게 많은 의제를 다루고 있다”며 “기후 위기, 노동 등 포괄적인 운동보다는 여성 관련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학생위원회 재인준 안건은 찬성 4표, 반대 56표, 기권 2표로 부결됐으며, 징계 부여 안건은 가결됐다.
한편 생활도서관, 장애인권위원회(위원장=강주연), 체육국(국장=박건혁), 편입생연합회(회장=신예랑) 등 다른 특별기구들은 별다른 논의 없이 모두 재인준이 가결됐다. 소수자인권위원회와 여학생위원회에 대한 징계 수위 및 후속 조치는 6일 열릴 임시 전학대회에서 민주학생기념사업회 재인준과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글 | 서윤주 기자 sadweek@
사진 | 최주혜 기자 cho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