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6가지 성향마다 다른 휴식법
두 번째 2025 학술고연제 명사 초청 강연이 15일 고려대 서울캠퍼스 과학도서관 5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의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오진승(의학과 04학번) 교우는 연사로 나서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휴식법’을 주제로 학생들과 소통했다.
오 교우는 자신을 진단해 번아웃의 신호를 발견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숏폼 영상을 보는 시간이 확연히 늘거나 음주 횟수가 잦아지면 번아웃을 의심할 수 있다”며 “삶의 의미에 관한 고민이 늘거나 주변인에게 자주 걱정을 받으면 휴식할 필요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인들이 ‘힘들다’보다는 ‘하기 싫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휴식이 필요할 만큼 지쳤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번아웃의 원인으로는 학업·업무 과중, 완벽주의적 성향 등을 꼽았다. 오 교우는 “시험과 과제가 몰리거나 대외활동이 많으면 지칠 수 있다”며 “자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100점 아니면 0점이라는 극단적 잣대를 들이대면 번아웃이 오기 쉽다”고 충고했다.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능동적·계획적 휴식을 제안했다. 그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휴식은 수동적이고 무계획적 휴식보다 훨씬 큰 만족을 준다”며 “자신에게 맞는 휴식 방법을 찾으려면 자신의 성향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오 교우가 제시한 성향 유형은 합리지향, 관계지향, 흥미지향, 성취지향, 안전지향, 자율지향으로 나뉜다. 그는 “합리지향에 속한다면 논리와 분석이 필요 없는 즉흥 활동을, 관계지향에 속한다면 거절하는 법을 연습해야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다”며 “여섯 유형 중 무엇에 가까운지 진단하고 적절한 휴식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번아웃을 겪는 주변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오 교우는 “번아웃 당사자는 힘든 일만 바라보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지 못한다”며 “그 감정과 마주하도록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해 주면 좋다”고 했다.
임승연(문과대 영문24) 씨는 “주위 많은 학생이 번아웃을 겪고 있어 강연 주제가 더 흥미로웠다”며 “강연을 경청하면서 6가지 유형을 열심히 기록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시스템의공학부에 재학 중인 23학번 A씨는 “전공과 관련 있는 주제 덕에 흥미롭게 공부했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글 | 홍예원 기자 esotsm@
사진 | 임세용 기자 sy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