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고대인이 있다. 환자의 진찰을 돕는 진료 활동부터, 만학도를 위한 야간학교까지 교내외를 불문하고 각자의 전공과 재능을 살려 봉사정신을 발휘한다.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고대인의 봉사 현장을 담아 봤다.
함께라서 빛나는 봉사
많은 학내 동아리가 부지런히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아동 교육 봉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호박회(회장=김혜규), 북한 이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 봉사를 진행하는 WOORI(회장=김수지),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세종사회봉사단(단장=김근태 교수), 만학도를 가르치는 교육봉사 동아리 석탑회(회장=이유진)의 봉사 현장을 소개한다.
고려대 독서토론 동아리 호박회는 매달 석관동미리내도서관에서 독서토론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지난달 25일에는 중학생과 함께 이설아 작가의 소설 <가족의 온도>를 읽고 감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 시작 전에는 호박회 봉사자가 가족의 특성을 맞히는 빙고 게임을 진행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선정 도서가 입양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만큼 토론에서는 입양가족이 겪는 아픔과 고충을 다뤘다.
호박회 봉사자 조서연(사범대 교육23) 씨는 “처음에는 토론에 소극적이던 아이들도 점점 재미를 붙이고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세종캠퍼스 교육봉사 동아리 석탑회는 만학도를 위한 검정고시 대비반인 석탑야간학교를 운영한다. 깜깜한 밤에도 교육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야간학교의 수강생 연령은 40대에서 70대로, 사정상 교육의 기회를 놓쳤거나 아쉬움이 남은 만학도를 대상으로 한다. 석탑회 소속 오대원(글비대 한국학22) 씨는 “가르침에 대한 보람 등 투자한 시간 이상의 자산을 얻었다”고 전했다.
통일외교안보전공 교육 봉사 소모임 WOORI는 주 1회 천안 드림학교에서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교육 봉사를 한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봉사에서는 북한 이탈 청소년이 우리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딱지치기, 공기놀이 등의 전통놀이를 함께 체험하고 청사초롱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준서(공정대 공공통일25) 씨는 “북한 이탈 청소년의 한국어가 서툴러 한글을 활용하는 수업을 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태현(공정대 공공통일25) 씨는 “아이들이 직접적인 한글 교육보다 신체 활동, 미니 게임 형식에 흥미를 보인다”고 했다.
세종캠퍼스 세종사회봉사단은 직접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봉사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더행복주간보호센터에서 진행된 어르신 대상 전통체험 활동 보조 봉사 프로그램 ‘시니어 유니버스’에서는 단원들이 어르신과 함께 이름표 만들기, 비석 치기, 생일잔치 공연을 진행했다. 한 어르신은 “코로나 이후 대학생이 방문한 건 처음”이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학생 봉사자 김민성(문스대 스포츠과학21) 씨는 “고맙다며 떡 한 조각을 주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또 한번 느껴 인상 깊었다”고 했다.
홀로 나서서 전하는 베풂
고려대 학생 개인의 차원에서 직접 봉사하며 나눔의 손길을 건네기도 한다. 이들은 봉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지식과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동윤(의과대 의학19) 씨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제공하는 라파엘 클리닉에서 5년째 진료를 보조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의료 봉사에서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종합 진료를 보러 라파엘 클리닉을 찾았다. 내과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치료해 온 김 씨는 “아파서 일을 잠깐 쉬면 일자리를 잃을까 참고 참다 오시는 노동자가 많다”며 “치료 후 환자가 호전되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향후 대학병원 전공의 과정을 밟고 나서도 전공을 살려 봉사활동이나 재능 기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이유진(문스대 문화콘텐츠22) 씨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올해 초부터 정기적으로 미술과 연계된 교육 보조 봉사를 하고 있다.
이 씨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순수한 에너지에 큰 용기와 힘을 얻는다”며 “처음에 낯선 재료 앞에서 주저하던 아이들이 점점 자신의 의지로 색을 채워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미술 체험이 좋은 경험으로 남아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경원·배은준 기자 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