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등교육 평가기관 QS가 4일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아시아대학 순위를 발표했다. 12위를 차지한 고려대는 지난해보다 1계단 올랐고 11위 연세대에 이어 한국 소재 대학 2위를 기록했다. 서울대는 17위를 차지해 한국 소재 대학은 10위 안에 한 곳도 들지 못했다.

  1위를 차지한 대학은 홍콩대였다. 10위 안에 홍콩대 등 홍콩 소재 대학은 5곳이나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글로벌 인재를 쓸어 담는 ‘study in Hongkong’ 정책의 성과와 홍콩 행정부의 전폭 지원이 아시아 교육 허브 지위 획득으로 나타난 것이다. QS도 “중국 대륙·인도·동남아 출신 유학생의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일본 소재 대학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도쿄대는 지난해보다 다섯 계단 떨어진 26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대학은 ‘연구력’ 부진을 지적받는다. 상위 10개 대학 중 교원당 논문 수 지표에서 오사카대만 80위로 100위 안에 들었고 논문당 피인용 수 지표에서는 100위 내 대학이 없다. 한국 대학도 비슷한 약점을 지니고 있다. 논문당 피인용 수 지표에서 98위로 턱걸이에 성공한 고려대를 포함한 5곳만 포함됐다. 100위 내 절반가량 차지하는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대학이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교육부는 허울 좋은 지원 사업으로 야박한 살림살이를 유지하게 한다. 매해 재정을 고민하는 대학은 해외 석학과 인재에 당근책을 펴기 어렵고 자율적 연구 풍토를 상실해 사업 수주에만 달려든다.

  일본의 국립대는 20년간 등록금을 동결하며 재정 위기를 겪었다. 자연히 석박사 진학자가 줄며 인재 유출이라는 악순환이 자리 잡았다. 고려대는 올해 초 정부로부터의 국가장학금 지원을 일부 포기하면서 16년 만에 등록금을 인상했다. “한국 대학은 따라잡히고 있다”는 벤 소터 QS 수석 부사장의 진단처럼, 규제에 발목 잡힌 한국 대학은 쫓기는 신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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