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부터 암호화폐 투자까지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 선호

신뢰·편리 고려해 정보 탐색

 

왼쪽부터 이찬영(경영대 경영24) 씨, 안종석(공과대 건축사회환경21) 씨, 최형호(서울대 소비자학25) 씨,강규민(보과대 바이오의과학21) 씨.
왼쪽부터 이찬영(경영대 경영24) 씨, 안종석(공과대 건축사회환경21) 씨, 최형호(서울대 소비자학25) 씨,강규민(보과대 바이오의과학21) 씨.

  대학생에게 자산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이찬영(경영대 경영24) 씨, 안종석(공과대 건축사회환경21) 씨, 최형호(서울대 소비자학25) 씨, 강규민(보과대 바이오의과학21) 씨는 적금과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주식, 가상자산 투자 등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경제 습관 형성부터 독립까지 저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산 관리가 단순 재테크가 아닌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임을 깨닫고 있다.

 

  - 자산 관리를 시작한 계기는

  강규민 | “성인이 돼 돈을 벌기 시작하니 씀씀이가 급격히 커졌어요. 이대로 살다가는 소비 습관을 망칠 것 같아 버는 돈의 일정액을 저축하기 시작했죠. 한 번 돈을 넣으면 인출할 수 없는 적금으로 시작했고 서른 살쯤에는 자립할 수 있도록 돈을 모으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안종석 | “대학생이 된 후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고 알바와 과외로 돈을 벌어요. 처음엔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월세, 식비 등도 감당하느라 저축을 못 했죠. 여윳돈이 없어지니 끼니를 대충 때워 건강이 나빠졌고 취미도 마음껏 즐길 수 없었어요. 모아둔 돈이 없으면 불안하고 삶을 즐길 수 없다는 걸 느껴 2년 전부터 자산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중고로 팔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종잣돈을 모았어요.” 

  이찬영 | “스무 살이 됐을 때 부모님께서 적금 통장을 주시며 경제적으로 자립해 보라고 말씀하셨어요. 자산 관리 방법을 전혀 모르는 채로 많은 돈을 받으니 당황스러웠죠. 그때 자산 관리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 공부를 시작했고 하다 보니 잘하고 싶었어요. 이제는 자산 관리 분야에 취업하고 싶을 만큼 열정이 생겼죠.”

 

  - 무엇에 투자하는지 궁금하다

  강규민 | “힘들게 일해 번 돈을 잃기 싫은 마음에 적금만 하다가 최근 ETF 투자를 시작했어요. 시장이 좋으니 투자를 시작해 보라는 부모님의 권유를 따랐죠. 자산 관리에 과도하게 신경 쓰고 싶지도 않고 안정성을 중요시해서 주식보다는 ETF를 선택했어요.”

  최형호 | “적금은 수익률이 낮고 코인은 위험성이 커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 적당한 ETF와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주식은 수익률이 낮아 올해 초 많이 처분했고 미국 주식을 모았죠. 현재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을 3대 7 정도로 갖고 있습니다.”

  안종석 | “엔비디아에 오래 투자한 친구가 수익으로 교환학생 파견 항공권을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불황으로 많은 사람이 한국 주식에서 미국 주식으로 옮겨 가는 걸 보고 미국 주식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했죠.”

   이찬영 |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만큼 떨어지는 원화 가치를 보전하고자 S&P500, 나스닥 지수 추종 인덱스 펀드, 주식을 하고 있죠. 점점 희소해져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탈중앙화 금융의 기반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에도 투자하고 있어요.”

 

  - 자산 관리 정보는 어디서 얻나

  안종석 | “처음에는 주식 투자 책을 읽으며 차트의 패턴을 익혔어요. 요즘은 정보를 찾는 시간을 아끼려 종목 관련 뉴스와 기업의 재무제표를 한 화면에 보여주는 카카오 주식 앱을 이용합니다.”

  최형호 | “한국 주식 정보는 네이버 뉴스 경제 탭에서, 미국 주식 정보는 금융 정보 포털 야후 파이낸스에서 얻어요. 관심 있는 종목이 생기면 한국투자증권 앱에서 관련 기사, 목표 주가, 매수 의견 등을 참고하기도 하죠. 유튜브에 올라오는 종목 정보는 신뢰하지 않아 경제나 금융 지식을 쌓을 때만 참고합니다.”

  이찬영 | “뉴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과 함께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에서 정보를 얻습니다. 텔레그램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화방에서 종목 추천, 거시 경제 분석, 해외 자료 번역 등 정보 수집과 선별을 대신해 줘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편리하죠. 누구나 의견을 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보다 더 믿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 손실 경험을 공유해 달라

  이찬영 | “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부과한 후 변동성이 큰 코인 선물 거래에서 올해 번 수익을 전부 잃었습니다. 관세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였지만 종목 특성상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미처 대비하지 못한 제 실수 때문이죠. 이제는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려 해요.”

   최형호 | “요즘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어요. 오히려 낙폭이 작지 않은 덕에 매도할 의향이 사라졌죠. 지금 팔면 확정 손실을 보기 때문에 일단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려 합니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이상 시장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봐 실패 요인도 분석하지 않았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관세를 발표할지 예측할 수 없죠.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운의 작용이 크다고 믿고 잃었을 때 자책하고 조급해하기보다는 차분히 기다리는 게 중요합니다. 손실의 원인이 제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여기면 신경이 덜 쓰이죠.”

 

  - 경제생활 습관을 돌아본다면

  안종석 | “주거비, 문화비 등 청년 경제 지원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까지는 신청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더 열심히 찾아보고 활용하려 해요. 곧 취업 준비를 시작할 텐데 그때 활용할 구직 수당이 있는지 찾아볼 계획입니다.”

  최형호 | “저는 즉흥적으로 지출하는 편이에요. 물건이든 주식이든 일단 마음에 들면 가격 비교 등 정보를 충분히 모으지 않은 채로 사버리죠. 앞으로는 조금 더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싶어요. 특히 투자할 때 종목 관련 정보뿐 아니라 시장 전반을 미리 알아보려 해요.”

 

  - 자산을 관리하며 무엇을 배웠나

  안종석 | “적은 돈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자산 관리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게 됐어요. 나중에 가족이 생기면 지금처럼 위험을 감수하긴 어려워질 테니 지금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손해를 봐도 평생 모은 재산이나 집을 잃는 것이 아니니까요.”

  강규민 | “자산 관리를 하며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자산 관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스스로를 성인이어도 독립한 어른으로 인식하지 않았죠. 계획을 세워 돈을 관리하다 보니 무엇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일을 넘어 어른의 책임을 배웠죠.”

 

*ETF: 특정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증권 시장에 상장한 펀드.

 

글 | 황다희 기획1부장 tender@

사진 | 임세용·박인표 기자 press@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