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7년 전북 전주에서 일어난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었다. 거기엔 젊음의 아픈 희생이 있었고 청춘의 못다 이룬 꿈이 있었다.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은 함께 희생되거나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같은 어른으로서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바윗덩이 하나를 등에 짊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오래전 내가 즐겨 듣던 곡 하나를 떠올리게 했다. 무려 39년 전 노래임에도 곡이 지닌 느낌과 노랫말은 이 영화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었다. 바로 메탈리카의 ‘Fade t
1980년 5월 조선대 4학년 재학생이던 위성삼(남·69) 씨는 도청 내 총경비로 열흘간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잡혀 갖은 고초를 겪었다. 2023년 위 씨는 정장을 입고 해설사로서 전일빌딩에서 사람들에게 계엄군의 만행을 알리고 있다. 그는 “시민군 시절을 처음 이야기해야 했을 때 산 사람으로서 죄책감이 들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 5·18 당시 계엄군의 만행은 “계엄군은 광주에 오기 직전에 ‘충정작전’이라는 데모 진압 훈련을 받았어요. 외출도 못 하고 고된 훈련을 받는 불만을 애꿎은 대학생들한테 푼 거죠. ‘학생이 공부는 안
‘한양도성의 북쪽’이라는 뜻을 가진 ‘성북(城北)’. 본교 서울캠퍼스가 있는 성북구는 조선시대 도성으로 접근하는 주요 골목이었으며 양반들의 별서(별장)가 여럿 있을 정도로 경관이 좋았다. 일제강점기에는 돈암동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져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했고, 2000년대 성북천의 복개를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익숙한 캠퍼스에서 빠져나와 관찰한 성북구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곳,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한양도성 성곽마을, 색다른 문화공간. 성북구의 참멋이 담긴 여덟 군데를 선정해 소개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자리매김한 한강의 첫 소설집 에는 ‘여수의 사랑’ 외 5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아버지에 의해 동생을 잃고 자신도 죽음의 위협을 받고 결벽증을 앓는 정선, 동생이 동네 아이들에게 맞아 죽는 것을 보고도 무력했던 인규 등 각 단편에는 초점화자의 분신 혹은 대체 자아 격의 타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대립적 구도에 놓이고도 서로 닮았으며, 어린 시기에 가족을 잃었다. 90년대 이래로 사회적 억압은 약화되었어도 가족의 굴레는 여전하여서 가족의 죽음은 그 무엇보다도 절대적이며 상징적인 죽음이다. 그들
요즘 들어 최근 들은 음악 목록에 항상 ‘퐁크(phonk)’라 불리는 노래 장르가 있다. 퐁크는 미국 남부 힙합이 섞인 장르다. 느린 템포와 공포영화에 나올 법한 으스스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특히 808드럼과 반복적으로 들리는 카우벨 소리가 매력이다. 듣다 보면 발가락이 들썩거리는 이 장르에 빠진 이유는 내가 이 세상 최고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남과 비교하며 살아오도록 교육‘당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관습은 고쳐야 한다. 예의라는 이름으로 창의력과 상상력을 극도로 제한시켰다. 남
신문은 기록이다. 신문은 쌓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키보다 더 높이 쌓인다. 페이지를 넘겨볼 수 있고 발치에 놓인 면을 밟아 발자국을 남길 수도 있다. 1995년 상영된 를 봤다. 오래전 영화임에도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한 매우 날카로운 지적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인간을 구분하는 건 고유의 기억”, “인간의 DNA 또한 자기 보존을 위한 하나의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컴퓨터는 인간의 기억과 데이터를 외부화한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를 이루는 모든 걸 외부화한다. 컴퓨터는 하나의 생명체가 된다. 여기에서
문화 체험과 각국 음식 준비의상 소개하는 패션쇼와 공연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게임도 맛있는 음식 냄새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민주광장을 가득 채웠다. 유럽, 미주, 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서 온 교환학생들의 전통 음식을 맛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전통의상을 소개하는 패션쇼도 펼쳐졌다. 본교 교환학생 교류회 KUBA(회장=이재성)가 매 학기 개최하는 International Students Festival(외국인학생축제, ISF)이 지난 11일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김동원 총장은 “다양한 국가
지난 9일 본교 서울캠 민주광장에서 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노을이 저물 때쯤 민주광장에 모인 학생들은 어둠이 내려앉아도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낭만이 있다면 티켓은 없어도 좋다. 시원한 맥주를 들고 영화를 보며 친구와 함께 활짝 웃는 학생들. 영화에서 수지가 이제훈에게 이어폰 한쪽을 건네주는 장면을 보며 그들의 첫사랑을 떠올린다. “들을래?” 김민경 기자 min@
별점: ★★★★☆ 한 줄 평: 전형적인 액션 영화의 포장지를 벗기면 진한 감정의 색채를 볼 수 있는 영화 2022년 6월, 이 코로나로 닫혀 있던 극장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톰 크루즈는 나이가 무색하게 어린 배우들과 발리볼을 하고, 군용 점퍼를 입은 채 오토바이를 몬다. 의 흥행은 시간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원작 의 향수를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 미해군 전투기 조종사의 상위 1%가 모인 ‘탑건’에 ‘매버릭’과 그의 오랜 동료 ‘구스’가 합류한다. 독불장군을 뜻하는 콜사인답게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2016년 어쩌다 로스쿨에 갔다. 2014년 2학기로 8학기 수업을 다 들었고, 방황 끝에 가방끈 늘리지 말고 돈을 벌어보리라 다짐했다. 대기업 공채와 로스쿨 입학 준비를 병행했다. 돈을 곧바로 벌 수 있는 대기업 입사에 더 중점을 두었고 로스쿨은 리트 접수 마지막날까지 고민을 했다. 그날 보는 영화가 재미있으면 접수해야지 했는데, 을 봤다. 엄마한테 리트 접수 비용만 꾸었다. 그때부터 리트 공부를 시작했다. 취업은, 여자 문대생치고는 서류합격은 많이 했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적성이나 면접은 꽤나
이것은 음식에 관한 작품이 아니다. ‘Beef’라는 영단어는 우리에게 소고기라는 의미로 익숙하지만 ‘싸움’이라는 의미로도 통용된다. 그리고 는 제목처럼 싸움에서 시작된다. 마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다른 차량과 부딪힐 뻔한 대니(스티븐 연)는 기분 나쁘게 경적을 울리다가 손가락 욕을 날리고 멀어지는 해당 차량의 운전자에게 분노하고 살벌한 추격전을 벌인다. 하지만 결국 그 차를 멈춰 세우지 못한 대니는 번호판의 차량번호라도 달달 외운 뒤 차량 주인을 추적한다. 그리고 마침내, 집 주소를 알아내 소소한 복수를 한다. 하지만 잘
고인이 된 가수가 무대 진행성인물 합성 등 범죄에 악용되기도“버추얼 휴먼 법안 제정 시급해” 버추얼 휴먼은 실존 인물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제작한 가상 인간이다. 버추얼 휴먼은 광고, 드라마, 홈쇼핑 등에 빈번히 등장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는 2020년 글로벌 버추얼 휴먼 시장 규모를 2030년엔 700조 원으로 2020년 대비 약 5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버추얼 휴먼 제작에 활용되는 인공지능(AI) 기반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별점: ★★★★★한 줄 평: 잔혹한 동화의 끝에서 자유를 발견한 소년 밝은 음악과 함께 나치식 경례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오프닝을 상상해보라. 이 영화는 뻔뻔함을 무기로 ‘나치’와 ‘유머’의 부적절한 만남을 주선한다. 나치즘에 푹 빠진 10살 어린아이 조조 베츨러. 조조의 엄마이자 반전주의자 로지. 로지가 몰래 보살펴주고 있는 유대인 엘사. 세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한편의 유쾌한 동화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페이지를 너무 신나게 넘기다 보면 손이 베이기 마련이다. 조조는 유머에 감춰져 있던 쓰라린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지난 주말 친구와 함께 집 근처 영화관에 을 보러 갔다. 같은 동네에 살다 이사를 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였다. 우리는영화를 보기 전 남은 시간 동안 영화관 아래층의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북적이고 활기가 넘쳤던 푸드코트는 망하고 그곳엔 빈 자리만이 남아 있었다. 친구는 슬퍼하면서스마트폰으로 황량한 푸드코트의 사진을 찍었다. 왜 이런 걸 찍느냐고 묻자 “저기서는 친구랑 나시고랭을 먹었고, 여기에는 한식집이 있었는데 가족이랑 갈비탕을 먹었어. 여기서의 추억이 많은데 오늘
차준환(문스대 국제스포츠20) 선수가 지난달 25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한국 남자 선수 사상 최초로, 국내에선 김연아(체육교육학과 09학번) 교우 이후 두 번째다. 차준환 선수는 영화 OST에 맞춰 연기했다. 점프 동작을 연달아 성공하고 주특기인 *이나 바우어를 선보인 그는 일본의 우노 쇼마(うのしょうま) 선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는 미
내가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 미국 캘리포니아, 그중에서도 애너하임(Anaheim)은 두 가지로 유명한데 하나는 메이저리그 야구팀 LA 에인절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디즈니랜드일 것이다. 재학 중인 학교에 실제로 있고, 또 내가 현재 수강 중인 ‘디즈니 수업’은 미국인들이 얼마나 디즈니라는 인물과 디즈니랜드에 진심인지 짐작할 수 있는 요소이다. 이 수업에서는 거의 매주 디즈니의 제작자, 만화가 혹은 그와 같이 일했던 원로들을 초청하여 엔터테이너로서의 디즈니의 삶을 다루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치관을 돌아보도록 한다. 교수님께서
등 유명 프로 진행MBC 파업으로 징계·좌천되기도“여러분이 옳으니 그 길을 가세요” “40년 전 새벽 첫차에서 5시 뉴스를 들었습니다. ‘새벽같이 일하는 아나운서는 참 힘들겠구나’ 싶었지요. 몇 년 뒤에 그 일을 하게 됐고 30여 년간 숱한 뉴스를 전해드렸습니다. 2014년 1학기에 제 수업을 들은 학생이 후배가 됐습니다. 정슬기 아나운서인데요, 새해부터 이 자리를 이어갑니다. 함께해주신, 함께해주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강재형 아나운서가 2021년 12월 MBC 를 떠나며 남긴 말이다.
“공주역과 도심 간 접근성 높여야”유입 청년 지역 활력 다시 불어넣기도 역사문화자원, 지역대학 활용하자 행정안전부는 2년 전 지방소멸에 대응해 89개 기초자치단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했다. 충청남도 공주시는 충남의 9개 인구감소 지역 중 하나다. 과거 지역 행정 중심지로 번성했던 공주는 2012년 11만7298명이던 인구가 2022년까지 매년 감소해 10만2480명이 됐다. 공주시는 2014년부터 ‘도시재생법’에 따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돼 현재까지 원도심 재생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공주시는 옥룡동과 중학동의 주거지,
별점: ★★★★★한 줄 평: 커다란 원을 관통하는 직선, 삶의 형태에 관한 영화적 표현의 극치 통념과 싸우는 것은 홍상수 감독의 모든 영화의 밑바탕이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편견에 빠져 있고, 그것이 인물들에게 작지만 큰 파장을 일으킨다. 관객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통념과 싸우게 되면 영화는 가슴속에서 깊게 요동친다. 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예술적으로 극치에 달했다고 평가받는다. 그가 고수해온 영화적 함의와 이전에도 극에 달해 있었던 구조와 공간의 변주를 넘어 정서와 시간까지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하였다.
젊음은 우리의 것, 작전명 청춘! ‘동아리는 대학 생활의 꽃’이라는 말이 있다.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은 삶의 밑거름이 된다. 취업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대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쌓으며 꽃을 피운다. 그리고 여기, 청춘을 만끽하는 4개의 동아리가 있다. 본교 ‘커리손으로먹기연구회’, 한국항공대 열기구 동아리 ‘라퓨타’, 한국예술종합학교 ‘돌곶이요괴협회’, 서울대 쿼드볼 동아리 ‘퍼프스킨스’가 그 주인공이다. 실존할 것 같은 요괴 창작“상상력의 기반은 현장 조사” 졸업 후 출판사 운영하기도 힘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