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단 선거 투표율 6.89%
학내서 무투표 여론 확산
선거 준비·시행 과정서 갈등 이어져
지난달 25~27일 시행된 제38대 세종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세종총학생회장단 포함 5개 단위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모두 무산됐다. 전체 유권자 중 6.89%만이 세종총학생회장단 선거에 참여했다. 단위별 투표율도 최저 4.25%에서 최고 13.55%로, 유효 투표율인 37%에 크게 미달했다. 지난달 28일 세종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태우, 이하 ‘세종중선관위’)는 오는 4~5일 재투표 시행을 공고했으나, 지난달 29일 기준 과기대·문스대 학생회장 선거 후보자가 사퇴하며 재투표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공약 미비·오프라인 선거 전환이 원인
낮은 투표율엔 학내에서 번진 무투표 여론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김태우 세종중선관위장은 “후보자와 공약에 대한 신뢰 부족이 무투표 여론에 주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학내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던 공약으론 △학생 주차 정기권 발급 △녹지운동장 학생 우선 사용 추진 △비학생회 참여 위원회 신설이 지목됐다.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 ‘가온(정후보=박준)’의 정후보 박준(글비대 영미학21)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학생회 관련 논란이 많아 학생회가 신뢰를 잃은 것 같다”며 “실현에 장시간이 걸리는 공약을 제시해 학우분들이 공약 이행 가능성에 의문을 가진 것 같다”고 전했다.
투표 방식의 변화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선거부터는 전체 온라인 투표에서 다시 오프라인 투표 중심으로 바뀌었다. 사전 신청자에 한해서만 온라인 투표가 허용됐다. 또한 총학생회장단 후보를 뽑지 않고도 단과대 후보를 뽑을 수 있게 바뀌었다. 김태우 위원장은 “오프라인으로 선거를 진행하다 보니 선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투표율이 저조해졌다”고 설명했다.
선본-중선관위, 소통 방식 두고 입장차
세종중선관위의 선거 준비·시행 과정을 두곤 중선관위와 선본 가온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박준 후보는 “중선관위의 선거 홍보물 검수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검수 회의 시간이 촉박하게 잡혀 선거유세 기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태우 위원장은 “선거시행세칙에 따라 가장 빠르게 개회할 수 있는 날인 지난달 11일 오후 10시에 선거유세 홍보물 검수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책 형태의 제본이 아니었던 점 △세칙에 규정된 크기인 B5를 준수하지 못한 점 △정책 자료집 오탈자가 심한 점을 이유로 선본 가온의 정책자료집을 정상적인 홍보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본 가온은 △과학기술1관 내 투표가 타 단위 투표보다 늦게 시작한 점 △석원경상관 투표소 공지 오류 △중선관위원들의 개인 일정으로 인한 중도 투표 종료·재시행이 발생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중선관위원들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선거구에 한해 투표 시간을 연장 했으나, 선본 가온은 투표 시간 연장 협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선거 방식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세종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제38조 제1항에 따르면 투표는 3일에 걸쳐 시행돼야 한다. 선본 가온은 지난달 25일 시행된 온라인 사전투표가 사전 신청자 대상으로만 시행된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김태우 위원장은 “사전투표제는 중선관위원장으로 인준 받을 당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동의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세종중선관위가 게재한 세종중앙선거 재투표 공고에 따르면 재투표 방식은 세종특별자치시선거관리위원회 및 교내 유관부서와 협의 후 결정할 예정이다. 박준 후보는 “이틀 진행으로 공고된 재투표 일정도 중선관위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선거시행세칙엔 재투표 일정과 방식에 대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고, 해당 세칙 제3조 제4항에 따르면 정해지지 않은 사항에 대해선 중선관위와 선본이 합의하거나 중선관위 자체 의결을 통해 시행하게 돼 있다.
최수현 기자 gam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