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종에 사는 한 호형에게서 전화가 왔소. “제보를 받아줄 수 있느냐”면서 말이오. 이곳저곳 수소문해 보니 문제의 근원은 세종부총학생회장인 듯 보이오. 행방이 묘연해진 그에 관한 풍문은 퍽 무성하오. “어느 행사 전날 부총학생회장이 돌연 불참을 예고하고는 사라져 버렸소!” 부디 근황을 알려주시오. 도통 소식이 없으니 내분이 일어난 줄 아는 호형도 있소. 님께서 침묵으로 일관하신다면, 호형들은 그것을 태업으로 받아들일 것이오. ○···호형들, 최근 학교가 준비하고 있는 게 많소. 낡은 건물을 고치거나 아예 새로 짓는 일
올해 여름 계절학기 현장실습프로그램 설명회가 이번달 30일 오후 3시 고려대학교 과학도서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그램 대상은 1학년을 마친 재·휴학생이다. 현장실습학기제는 1년에 4회 진행되며 채용연계형과 직무체험형으로 나뉜다. 채용연계형 참여 학생은 3~12학점을 취득할 수 있고 월 155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 직무체험형 참여 학생은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 정규학기와 달리 방학 중 진행되는 현장실습 수업료는 장학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장실습학기에는 일반 수업을 신청할 수 없다. 설명회 접수는 19일까지
대외협력처(처장=신호정 교수)가 본지의 체육생활관 노후화 지적(고대신문 1994호 ‘체육생활관 노후화 지적 이후 5년 ··· 현실은 그대로’)에 대해 “통상 전체 공사비의 50%에 도달해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며 “지난달 25일 기준 목표 금액의 4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호정 처장에 따르면 체육생활관 리모델링 비용은 31억5000만원이다. 신 처장은 “김동원 총장 취임 이후 노후 건물 리모델링 계획을 세워왔다”며 “모금액 명세 공개는 전적으로 기부자 의향에 달려 있어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세연 취재부장 yonse
○···호형들, 두 가지 무(無)의 그림자가 캠퍼스에 드리웠소. 하나는 ‘무관심’이란 그림자요. 이 그림자는 하도 오래돼서 더 이상 진부하오. 지난주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 공청회도 그랬소. 그날 과학도서관 대강당에는 누구든 정적을 깨주길 기다리는 사회자, 경쟁자 없는 후보, 기자와 촬영 스태프만이 자리를 채웠소. 공청회 2부가 그렇게 기억에 남더군. 중선관위장이 현장 질의를 받기 시작하자 잠시간 공청회장에 정적이 드리웠소. 질문을 던질 호형이 한 명도 없어 기자들이 1부 때 쓰고 남은 질문을 마저 소진해야 했소. 화면으로 지켜보는
○···호형들, 감사 인사를 드릴 게 있소. 주황 조끼 걸친 우리 기자들이 동박 부스에서 쭈뼛거리며 서 있을 때, 기꺼이 '뻥스크림'을 받아줘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르오. 근래 몇 주간 보내준 성원에도 가슴이 따뜻했소. 성원이 꼭 박수갈채만을 뜻하는 건 아니오. 우리에겐 손가락질도 귀중하오. 호형들이 자기 의견을 가지고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것, 이 얼마나 진기하되 아름다운 풍경이오? 그 공론장 한가운데 우리가 자리할 수 있었던 것도 영광이오. 참, 기사를 넘어 기자에게도 관심이 쏠렸다지?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소. 기자 개인에 대한
‘우림과 둠밈’은 출애굽기에 나오는 표현으로 ‘빛과 완전함’으로 번역된다. 조둠밈(경영대 경영학과) 교수의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건 우연이 아니다. 조경근(불어불문학과 76학번) 교우의 첫째 딸 이름이 ‘우림’임을 들은 교회 목사는 “우림과 둠밈이 구약성서에 함께 나오니 찾아보라”고 지나가듯 말했다. 성경을 펼친 조 교우 부부는 둘째가 태어난다면 딸이 됐든 아들이 됐든 ‘둠밈’이란 이름을 붙이겠다고 결심했다. 한번 사는 인생, 특별하게 보내자 “가끔 부산 사투리가 나올 수 있어요. 부산·경남 출신 학생이 찾아오면 그러지 않을까···
○···호형들, 주먹질 당하는 대학원생 호랑이가 있다면 믿겠소? 내 어느 과인지 짐작은 가네만 자세히는 말 안 하겠소. 대학원생 호형들은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5년씩이나 폭언, 폭행,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오. 실험실에서 맞은 호형들이 잘못한 건 단 한 가지, 교수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는 것뿐이오. ○···말 꺼낸 김에, 한 대학원생 호형이 내게 전해준 일화를 풀어보겠소. 때는 2018년이오. 한 교수는 연구조교에게 어떻게든 술을 먹이고 싶었던 모양이오. “술 못하면 교수가 될 수 없소!” 교수는 조교를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도 일
○···흉흉한 소식이오. 의과대 호형 중 구할오푼이 휴학계를 냈소. 전공의 호형들은 가운을 벗어 던지고 있소. 꿋꿋이 진료 보는 호형이 있다고는 하지만, 고대병원에 의사가 부족한 건 좌우간 사실인 듯 보이오. 그 덕에 응급실은 분주해졌소. 한 고대병원에선 심폐소생술을 요하는 ‘코드 블루’가 발생해도 의사가 오지 않는다고 들었소. 다른 고대병원은 4주 안에 수술해야 하는 유방암 환자에게 진료 지연을 통보했다는구려. 물론 연락은 모두 간호사가 돌렸다고 하오. ○···그대 의사 호형들의 행동에 점수가 매겨진다면 분명 10점 만점에 10점
○···매해 1월이면 민주광장이 눈사람으로 가득하오. 손바닥만 한 오리 눈사람도, 코털 달린 호형을 본뜬 것도 있소. 눈사람 호형과 어깨동무하고 사진이나 찍으려 했더니, 아뿔싸! 뒤쪽에 웬 흉한 병풍이 펼쳐져 있지 뭐요! 누리끼리한 병풍엔 한자 대신 한글로 ‘인문사회관 신축 예정부지’라 쓰여 있더군. 풍문을 들으니 그 건물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하오. 이미 인문사회관에서 ‘사회’가 빠졌소. 곧 ‘인문’도 빠지겠구려. 이에 한 호형이 말하길, “그럴 거면 아예 관짝에나 쑤셔 넣지 그러오?” 오호 통재라! ○···호형들, ‘웰컴키트’
한국 책 돌려보다 들켜 탈북유튜브·연설로 북한 실상 알려“고려대 동기 덕에 한국 적응해” ‘알아주세요, 북조선에 이런 아이가 있다는 것을.’ 2011년 어느 날 한 일간지 기자에게 이메일 한 통이 왔다. 발신자는 자신을 다만 ‘북한사람’이라 소개했다. 투박한 문체는 북한 어법 그대로였다. ‘왜 우리는 이러게 살아야 할가요? 조물주는 왜 우리를 이런 모습으로 세상에 내보냈을가요?’ 메일은 자신의 상황에 대한 비판과 한탄으로 가득했다. ‘우리가 먼저 기발을 들고 나가야 다른사람들이 따라옵니다. (중략) 저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호형들, 축제의 달이 지났소. 다들 허리는 안녕하시오? 춘추자의 허리는 괜찮은데 지갑이 안 괜찮지 뭐요. 다른 호형들도 그렇다기에 왜 그럴까, 했더니 장학금 지급 날짜가 밀렸다더군! 학기 중도에 휴학하는 사람들이 많아 처리가 느려졌다고 하오. 이번 학기가 어찌나 힘들었으면 서류 처리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많이 휴학했을까 싶어 슬프기도 하더군. 지난 학기에 중도 휴학한 호형이 말하길 “중도 휴학할 때의 희열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소! 휴학 신청서에 사유를 쓰고 제출하는 순간의 해방감이란!” 학생들이 휴학 신청서에 쓴 사유를
호형들, 대동제의 의미를 아시오? 다 함께 크게 어울리는 축제라는 뜻이오, 호형들을 바보로 아냐고? 그렇담 대동제의 유래가 고려대라는 것도 알고 있었는가! 이 이름은 1984년에 시작됐소. 당시 총학생회장은 “최악의 역사적 상황에서 먹고 즐기는 축제 문화는 대학생 신분을 이용해 우월과 특권을 누리는 것”이라는 반성에서 출발해 제1회 대동제를 기획했다더군. 저 말을 보는데 마음이 영 뜨끔뜨끔했소. 어깨 걸고 응원가를 부르며 ‘다 함께’는 실현하고 있지만, 대동제 기획 의도와 정반대인 ‘먹고 즐기는’에만 초점을 두고 있지 않았던가? 푸
○…호형들, 자네들은 살이 익는 냄새를 맡아본 적 있소? 출처 없는 냄새의 근원이 어디일까 두리번댔는데 여기저기서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더군. 호랑이 전기구이 집이냐고? 에이, 무슨! 5월의 호형이 어딜 놀러 가겠소? 기껏해야 강의실이지. 분명 교양관에서 서관으로 이동했는데 똑같은 땀 냄새가 풀풀 풍기니, 나 원 참. 털가죽 색 바뀌었을까 봐 어깨도 제대로 못 펴는 호형들의 마음을 아시오? 교수 호형들이 열변을 토하며 팔을 올렸다 내릴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아냔 말이오! 회색 털가죽이 아니라 체크 털가죽이라 다행이지 회색이었으면
○…호형들, 우리 기자들이 토요일 새벽 1시에 문전박대를 당했다면 믿겠소? 자정 즈음이던가. 편집국에서 마감하던 기자들 큰맘 먹고 치킨을 시켰더니 갑자기 학생대표들이 임시회의를 연다는 거 아니겠소. 허겁지겁 노트북을 챙겨 들고 취재를 갔더니. 뭐라? 못 들어간다고? ‘사담’이라 취재권을 보장해줄 수 없으니 나가달라더군. 1시간 30분 뒤에 오라고도 하던데. 대체 누가 새벽 12시에 사담하러 학교에 온단 말이오? 등 떠미는 손길에 어쩔 수 없이 나간 기자들, 싸늘하게 식어가는 치킨을 떠올리며 심기일전 해보는데. ○…새벽 12시에 1시
○…호형들, 중앙지하 햄버거집 자리에 카페가 들어선다는 소식 들으셨소? 좋다는 호형 반, 싫다는 호형 반이더군. 한 호형은 ‘시험 기간이면 카페가 꽉꽉 차는데 마침 잘됐지,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중지로 나와 엎어져 자면 되겠군!’하며 입맛 다시고, 한 호형은 ‘학교에 카페가 벌써 몇 갠데, 밥집이나 하나 주지’하며 침 삼키더군. 그거 아시오? 20년 전 타이거플라자에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오자 학생들이 “대학에 미국 소비주의 문화의 상징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며 타이거플라자를 바꾸는 모임(타바사)을 조직했다더군. 타이거플라자 유
○···호형들, 안암역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고등학생들이 많아 깜짝 놀랐소. 자세히 보니 우리 호형들이더군! 왜들 갑자기 회춘했나 했더니 만우절이지 뭐요. 하나같이 중앙광장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짜장면 한 그릇씩 들고 있더군. 이 호형은 작년에 중앙광장 잔디 상하면 안된다고 매몰차게 쫓겨났는데 말이오. 참새나 군인으로 둔갑한 호형들도 많았소. 편집국의 한 호형은 참새만 보면 놀려대다가 군복 보고화들짝 놀라 몸을 떨던데, 그 모습 참 우습다! 원래 중짜는 만우절에만 하는 게 아니었다 하오. 날 좋으면 빨리 배달오는 짜장면을 시켜서 후다닥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했다가 교수로 다시 올 수 있어 영광입니다. 그때의 제게 필요했던 도움을 후배들에게 줄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본교 중어중문학과에 06학번으로 입학해 대학원까지 진학했던 학생이 교수로 다시 모교를 찾았다. 신입생 때 학번 대표였지만 술을 잘 못했던 류호현(문과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행사마다 건배사를 하고 취해 잠들기 바빴다. 수업이면 수업, 동아리면 동아리, 연애면 연애, 과외면 과외. ‘할 거면 최대한으로 하자’는 신조 아래 맥시멀 라이프를 살았던 류호현 교수는 중앙 스포츠댄스 동아리 ‘불아스’ 회장으
○…호형들, 서관 앞에 있는 ‘미친 목련’을 아시는지? 다른 목련나무보다 1~2주 빨리 피고 금세 져버려서 미친 목련이라고 불린다더군. 워낙 햇빛이 잘 드는 자리인 데다가 바로 옆 보일러실의 기운을 받아서 그렇다던데! 미친 목련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더군.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던데 도통 멀기만 한 목련은 가까이 다가설 겨를이 없구려. ○…호형들, 목련만 미친 것이 아니오. 캠퍼스에 전도하는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더군! 편집국의 한 호형은 중앙광장에 누워 햇빛을 만끽하다가 일명 ‘3분
○…호형들, 잠자는 호랑이 코털을 건드리는 참새들을 보셨는지? 난생 처음 보는 파란색 행렬에 눈을 몇 번이나 비벼야 했소. 합동응원전이 5년 만에 녹지에서 열렸으니, 안암에 오래 산 호형이 아니라면 낯설 만도 하지. 짹짹거리며 녹지운동장 오르던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만! 진정한 호형은 응원으로 말을 대신하는 법. 타오르는 자유, 그렇지! 나아가는 정의, 옳소! 내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사랑이 되어라…? 저놈 잡아라! 참새고 호랑이고 우선 모여보자 했는데 원을 만들지 말라니? 이에 한 호형 말하길, “둥글게 안 모이면 응원이 무슨 재미
학·석·박사 모두 본교에서 마쳐진입장벽 낮추고자 매주 상담도통계-인공지능 결합으로 시너지 “정경대를 졸업하고 다시 교수로서 정경대에 왔으니 매우 행운이죠. 고려대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다 마쳐서 안암에서 11년을 살았는데, 이제 퇴임 때까지 안암에 머무르게 됐네요.” 연구실을 찾아가 질문하던 05학번 학부생은 교수로 모교를 다시 찾았다. 임성빈(정경대 통계학과) 교수는 대학원 교재를 이해하고 와야 모르는 것을 설명해주겠다는 말을 들으면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저 하고 다시 교수님을 찾아가곤 했다. “교수님 한 분이 ‘너는 그냥 연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