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밴쿠버 집의 형태, (우)좁지만 값비싼 방
(좌)밴쿠버 집의 형태, (우)좁지만 값비싼 방

 

  사람이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삶의 질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바로 주거 공간이다. 하지만 밴쿠버에선 사람이 살만한 주거 공간을 찾는 게 매우 힘들다. 많은 이민자와 유학생으로 주거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로 인해 방값이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필자가 여기서 방값이라고 칭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밴쿠버 집의 형태를 소개해야 한다.

  한국엔 오피스텔, 원룸 등 개인이 혼자 주거할 수 있는 집이 많지만, 밴쿠버는 단독주택이나 콘도 형태의 집이 대부분이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거의 없다. 그래서 보통 집주인이 방의  일부를 내놓는 식으로 계약이 이뤄진다. 그러나 이 방값이 상상 이상으로 비싸다는 게 문제다. 

  다운타운 기준 개인 화장실이 있는 마스터룸은 1800달러, 화장실이 없는 세컨룸은 1300달러다. 1달러당 1000원 환율을 적용하면 제대로 된 방 하나를 렌트하는데 1달에 120만 원에서 200만 원 가까이 되는 돈이 필요하다.

  높은 방값에 사람들은 더 싼 방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매트리스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1평에서 1.5평 되는 창고 방(덴), 단열이 되지 않는 베란다(솔라리움), 방문 없이 커튼을 치고 생활해 사생활 보호에 매우 취약한 거실까지 렌트한다. 캐나다에서 렌트하러 다니면 개미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방들도 결코 싸지 않다. 평균적으로 덴은 900달러, 솔라리움은 1050달러, 거실은 900달러다.

  캐나다 정부는 방값 문제를 해결하고자 입국하는 이민자 수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민 비자를 엄격하게 심사하고 제한했다. 그러나 해당 정책은 이민자들이 캐나다에 거주하는 데 불안함만 더했다. 치솟는 방값에 이민자들의 삶이 계속 팍팍해지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살기가 점점 고단해지는 현실 속, 이민자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기를 바란다.

 

최도희(공정대 경제정책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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