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리쿼 스토어, (우)진열된 술
(좌)리쿼 스토어, (우)진열된 술

 

  캐나다에 오기 전엔 캐나다를 다양한 사람이 이민을 올 정도로 살기 좋은 곳이자 가을엔 단풍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밴쿠버에 도착하니 마약에 취한 채 잠을 자는 노숙자가 중심가를 가득 메웠고, 평범한 행인들조차 마리화나(대마)를 피우며 길을 거닐어 거리 전체가 대마 냄새로 가득했다. 6년 전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마를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정문 앞에도 대마 판매점이 있다.

  캐나다 정부는 왜 대마를 합법화했을까? 전부터 캐나다에서는 암암리에 마약 거래가 빈번했으며 관련 범죄가 몇만 건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마를 양성화하고 규제해 세수를 확대하고자 했다. 지난해부터 밴쿠버가 있는 브리티시 컬럼피아 주(BC 주)는 코카인, 필로폰 등 마약류 소지도 합법화했다.

  그 결과 현재 BC 주에선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폭행, 살인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밴쿠버 헤이스팅스 거리에선 똑바로 걷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마약중독으로 뇌신경이 마비되고 근육이 경직됐기에, 이들은 좀비처럼 비틀거리거나 기어다닌다. 하여 해당 거리를 ‘마약 좀비 거리’라 부르기도 한다. 캐나다는 마약으로 점점 병들어가고 있다.

  반면 술에는 매우 엄격하다. 주류는 무조건 술만 별도로 판매하는 리쿼 스토어(Liquor Store)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며 영업시간은 보통 09~23시다.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음주를 할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다. 음식점에서 주류를 판매하려면 주류 판매 면허(Liquor License)를 받아야 하는데, 발급까진 보통 3개월이 걸린다. 해당 식당에서 서버로 일하려면 SIR(Serving It Right)이라는 자격증도 발급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음식점과 바는 월~목 새벽 1시, 금~토 새벽 2시까지만 술을 판매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절대 불가능하다.

  한국은 음주에 관대하지만, 마약엔 매우 엄격하다. 최근 음주 관련 미디어 콘텐츠가 많아지며 음주에 대해 관용적인 분위기가 더욱 굳어졌고, 알코올 의존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음주와 마약에 관용적인 관습 모두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캐나다와 한국 정부는 각각 마약과 음주를 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마약과 알코올로 병든 사회가 하루빨리 치유되길 바란다.

 

최도희(공정대 경제정책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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