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청〉은 홍콩의 독립영화 감독을 자칭하는 프루트 챈(Fruit Chan)의 작품으로서 ‘홍콩 반환’을 소재로 한 3부작의 완결편이다. 이런 의미에서 〈리틀 청〉은 홍콩 영화다. 중국 영화가 아니라는 말이다. 더구나 홍콩 반환 직전인 1996년 말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영화의 이야기는 중국 본토와는 시 공간적으로 다른 문화권에서 전개된다고 할 수
아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보면 새삼 발견하는 게 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한데, 영화의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든 아이는 아이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변하는 것은 아이와 접촉한 세계 그리고 아이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다.브라질 감독 월터 살레스(Walter Salles)의 <중앙역> 역시 이런 경우다. 9살 소년 조수에는 그야말로 아이다.
장이모우 감독의 <책상서랍 속의 동화>를 보고 있노라면, 팝송 가사에도 있는 “세상을 바꾼다(Change the World)”는 말이 실감난다. 우리는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바꿀 줄 모를 때가 많다. 그런 희망을 입에 담고 노래 부르듯 해도 막상 바꾸기를 꺼려 할 때도 많다.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동화 속의 이야기이고, 희망 사항일 뿐
나는 신문 잡지에 기고하면서 편집진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어떤 때는 귀찮을 정도로 편집 의도와 글에 대한 기대감 등을 타진한다. 그래야 별로 신통한 글재주가 없는 내가 그래도 읽힐 만한 글을 써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물론 독자를 위한 것이다. 이번 학기에도 새 편집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의견 교환은 나이 차이를 넘어 새로운 사실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은 송강호를 위해 만든 영화라는 평들을 많이 한다. 물론 그 때까지 조연 연기자로서 폭넓게 인정 받아온 송강호의 첫 주연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 있고, 코믹한 그의 캐릭터가 완숙기에 접어든 작품이란 점도 있다. 하지만 『반칙왕』을 ‘서사(敍事) 구조’의 관점에서 보면, 좀 다른 감상법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작품은 이야기 전개의
영화 『박하사탕』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많은 평자들이 본 것처럼,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에서 세태를 거치며 망가져 가는 주인공 김영호의 20년(1979년부터 1999년까지)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기’ 기법으로 보여주면서, 한 남자의 일생에 대한 사실주의적 보고서를 제시하고 있는가? 영화 전개로는 도입부이지만 영화 속 이야기들의 시간적 전개로는 마지막이
사랑이라는 것과 그것을 둘러싼 인간 삶의 모습은 언제나 뻔하면서도 항상 흥미롭다. 그래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인간 삶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일지 모른다. 그런데 사랑 이야기들은 그들이 어떤 ‘방향성’을 갖는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그 방향성이란 이런 것이다. 사랑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쪽으로 삶이 진행하느냐, 아니면
고국에 돌아와 맞은 첫 해 겨울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한국영화였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매우 친근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프랑스나 이탈리아 영화를 본 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건 단순히 그쪽 영화를 모방했다는 뜻이 아니다. 영화라는 장르가 서구에서 탄생했지만, 지구촌 안에서 인간의 공통적 심성으로 즐길 수 있는
「E.T.」에서 스필버그는 외계인과의 조우를 매우 긍정적이고 호의적으로 그렸다. 자신이 제작하고 조 단테가 감독한 「스몰 솔져」에서는 ‘외계와의 만남’(여기서는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 아니라 장난감들이지만, 인간의 세계와 다르다는 점에서 외계라고 할 수 있다)이 초래할 수 있는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그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인간이 외계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