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호의 고대신문은 여러 면에서 성숙하고 발전된 기사들을 보여줬다. 우선, 학내를 뜨겁게 달궜던 홍콩 시위 대자보에 관한 기사를 주목해보자. 학내의 사안을 대학가 전체의 차원에서 조망하여 서술함으로써 논의의 차원을 확장하고, 기사 내용에 깊이를 더한다. 또한, 자칫 자극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소재를 신중하게 접근함으로써 최대한 중립을 취하고 있다. 무심코 쓸 수 있는 용어들을 최대한 중립적인 단어들로 바꿔 학내의 갈등이 국가의 차원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일관되게 중립성을 유지했다. 또한, 학내 커뮤니티에서 등
오랜만에 신문을 펼쳤다. 반가운 내용이 1면을 장식했다. 고연전이었다. 태풍으로 고연전 둘째 날 일정이 취소됐다고 들었다. 첫날 경기 결과는 1승 2패.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신문을 만들었을까. 잠시 고민에 빠졌다. 스포츠 기자 6년의 경험상, 1면에는 무조건 1승을 거둔 농구부 소식이 나와야 한다. 고연전을 바라보는 고대신문은, 한일전 결과를 전하는 한국 언론의 입장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됐는데? 1면만 봐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신문 독자 대부분이 고연전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한 듯 보
학생들이 어렵게 여기는 교수들도 삶의 여러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는 한 ‘사람’에 다름없다. 정년 퇴임하는 선정규(글로벌대 중국학) 교수 역시 사회 진출과 연구자의 길 사이에서 심적 갈등을 겪었다. 세종캠퍼스 전체를 이끌기도 했던 그는 끊임없는 선택의 길에서 고민을 거듭해왔다고 밝혔다. “두 갈래 길에서 어디로 가든 다른 쪽은 알 수 없으니,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선정규 교수는 72학번으로 본교 문과대학 중국어문학과 1회 입학생이자 1회 졸업생이다. 학과 선배가 없어 자연스레 입학 동기들과 유대가 강했다는 그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었죠.” 정년 퇴임을 앞둔 윤성식(정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앞으로의 삶이 기대되면서도 학생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쉽다는 소감을 전했다. 퇴임 후에도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그의 목소리에선 학생들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이 묻어났다. 행정학과 71학번인 윤성식 교수는 졸업 후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1992년 본교 행정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6년을 행정학과 교수로 살아온 그는 행정학이야말로 굉장히 융합적인 학문이라고 소개했다. 동시에 행정학이 고리타분한 학문으로 인식되는 것에 아쉬움을 내비
“원래 이쪽에 큰 책상이 있었는데, 허허.” 정년퇴임을 앞둔 임해창 교수(정보대 컴퓨터학과)는 물건 대부분이 정리돼 사무실이 한적하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1991년부터 본교에 부임해 컴퓨터 공학도를 이끈 지 어느덧 27년. 임해창 교수는 지난 세월을 되새기며 소회를 밝혔다. “재임 동안 학교를 위해서 제대로 봉사를 했는지, 그런 생각을 하면 아쉬움이 남아요. 지금은 아무 탈 없이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것에 감사합니다.” 임해창 교수는 석탑강의상을 10번이나 수상할 만큼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교수였다. 그는 가르쳤던 과목이 인공지능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교정에 선지 어언 26년. 퇴임을 앞두고 박성근(이과대 물리학과) 교수는 소감을 담담히 풀어냈다. “고려대에서 교수로 보낸 26년은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교정을 나섭니다.” ‘입자 검출기’를 수십 년간 연구한 박 교수는 입자물리학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입자 검출기란 물질과의 상호 작용을 이용해 방사선을 검출하는 장치로 입자물리학 연구의 기반이다. “몇 개의 기본 입자로 거대한 우주의 원리를 밝힌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자연스레 입자물리학에 관심을
“평창동계올림픽은 7년 전 유치 확정 방송을 본 이후부터 쭉 제 꿈이자 목표였어요.” 4일 평창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서영준(사범대 체교14) 선수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듯했다. 4년간 몸담았던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를 떠나며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래 꿈꿔왔던 무대를 위해 땀방울을 흘리던 그를 국가대표팀 훈련 숙소인 인천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서영준 선수가 처음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은 데엔 사촌 형 성우제(남·27) 씨의 영향이 컸다. 아이스하키에 푹 빠진 그는 어린 시절 사촌을 따라 캐나다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본교 의과대학에서 의사국가고시 수석합격자가 나왔다. 제82회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한 3373명 중에서 김안나(의학전문대학원) 씨가 수석을 차지했다. 김 씨는 수석 합격을 확인했을 때를 떠올리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합격자를 공지하기 전 수석합격자에게 미리 전화를 주는데 기쁘고 감사하면서도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죠.” 학부와 대학원까지 총 8년의 공부에 결실을 본 김 씨는 ‘졸업을 앞두고 후회가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안나 씨의 꿈은 의료인으로서 가진 재능을 주변에 나누는 의사다. 故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