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끝 산골까지 넘어가 별을 본다. 수 광년 떨어진 곳에서 내려오는 빛을 렌즈에 받는다. 천체관측동아리 KUAAA다. 손가락 한두 마디와 발끝에 체중을 싣는다. 벽을 타고 서서히 위로 옆으로 몸을 옮긴다. 실내 클라이밍동아리 올클이다. 흑인음악동아리 TERRA는 직접 힙합 리듬을 짜고 거기에 노래를 입힌다. 무대에서 노는 데 선수들이다. 동아리는 대학 생활에 상쾌한 호흡을 불어 넣는다. 청춘의 절반은 동아리에 있다. 이런 비유를 현실로 만들어 줄 동아리 세 곳을 선정해 취재했다. 흔쾌히 취재 요청에 응해준 세 동아리 KUAAA,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하차해 5번 출구로 나오면, 붉은 벽돌로 이뤄진 높은 담장이 관람객들을 압도하듯 맞이한다. 최근 불거진 한일관계 악화가 역사교육의 갈증을 부추긴 것일까.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오전 시간대는 견학 온 초중고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외에도 단체로 형무소를 찾은 공무원과 군인들, 또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연령대별로 다양한 사람들이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하기에, 그들이 이 공간을 대하는 방식도 다채롭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해설을 통해 한층 의미 있는 관광을 돕
바쁜 일상에 멀리 나가지 못하더라도, 서울 시내에서 다크 투어리즘을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와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깃든 서울시 내 다크 투어리즘 코스를 소개한다. #1. 남산 국치의 길 한국통감관저 터(현 서울유스호스텔 아래)-한국통감부(서울애니메이션센터)-노기신사(리라초교 내 남산원)-경성신사(숭의여대)-한양공원(한양공원 표석)-조선신궁(한양도성 발굴지) 등으로 이어지는 길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1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걷다보면 현 서울유스호스텔 입구가 보인다. 그곳에 한국통감관저 터가 있다. 1910년 대한제국의 총
#.1 최근 미국 HBO에서 방영된 5부작 드라마 이 큰 인기를 끌면서 체르노빌로 향하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관광객들이 자신의 SNS에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던 체르노빌 거리에서 외설적이거나 웃음을 유발하는 사진 등 과도한 ‘인증샷’을 올려 재난 현장을 배려하지 않은 행위라고 비판을 받았다. #.2 1909년 순종이 일본 제복을 입고 대구역에서 달성토성까지 행차한 남순행길을 2017년 대구 중구청 ‘순종황제 어가길’로 복원해 관광지화 했다. 일각에선 순종황제의 남순행은 당시 일제가 조선 민중들의 저항
‘안방극장’이란 말은 텔레비전의 대중화로 일상생활 장소인 가정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등장한 용어다. 과거 정규편성된 시간에만 볼 수 있었던 텔레비전 드라마는 주인공의 삶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등 다양한 감정적 경험을 가능케했다. 지금은 유튜브, 넷플릭스, 푹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를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대중문화현상을 유발하는 등 드라마는 여전히 핫한 콘텐츠다. 최근에는 웹드라마까지 등장하면서 드라마 제작 편수,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관련 스태프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특히나 방송사의 브랜드
집합시간 오전 여섯 시. 이외에 정해진 건 없다. 오늘의 퇴근시간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올해 드라마 촬영 스태프로 일했던 김세연(남·27) 씨는 자기 시간이 없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냥 밤새 찍는 거예요. 오늘 무슨 씬을 찍어야 하는지는 대략이나마 알 수 있는데, 얼마나 촬영을 할지, 언제 퇴근할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드라마 촬영현장에 드디어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될 예정이다. 김두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은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개선 공동협의체에서 표준근로계약서에 들어갈 표준근로시간, 인건
#. 덜컹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학생회관 5층에 오르면 가장 먼저 들려오는 노랫소리, 테라의 목소리다. 복도 곳곳에서 이어폰을 꽂은 채,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노래하고 음색을 가다듬는다. 어느 한 마디가 유독 잘 안 풀리는지 계속해서 똑같은 마디만 수십 번을 반복하는 부원도 있다. 팀을 이뤄 화음을 맞추기도 하더니, 또랑또랑한 개개의 목소리가 벽돌처럼 더해져 학생회관 전체에 울려 퍼진다. 본교 유일의 중앙흑인음악동아리, 테라(회장=김석준, TERRA)를 찾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은 테라가 정기연습을 하는 날이다. 동아
10월 말의 화정체육관 지하는 열정으로 가득하다. 실내 클라이밍 동아리 ‘올클(회장=옥호광)’의 부원들이 중간고사 직후 클라이밍을 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였다. “시험 기간이 끝나자마자 화정체육관을 찾았어요.” 이진규(경영대 경영14) 씨가 운동복으로 갈아입으며 말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운동에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부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팔도 펴주고 다리도 왼쪽 오른쪽 구부려 보세요. 쭉쭉 당겨요. 이쪽 팔도 반대 팔도. 온몸의 근육들을 다 풀어줘야 다음날 안 아파요.” 클라이
교환학생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가장 고대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학기가 되자마자 지원할 학교를 열심히 알아보기 시작했죠. 우선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로 후보를 추렸고, 제 전공인 보건 또는 복지에 관한 수업이 잘 개설되어 있는 나라를 선택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북유럽으로 후보지가 좁혀지게 되었고 그중, 옛날에 갔던 여행지 중 기억이 좋게 남았던 핀란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핀란드는 숲이 많고, 눈이 많이 내리는 평화로운 나라예요. 저는 헬싱키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는데 핀란드의 수도에 위치했
“ 개골…개골…”, “귀뚜르르…뚜르르…” 여름철 개구리 소리와 가을의 귀뚜라미 소리. 우리에게는 그저 듣기 좋은 계절의 순간일 뿐이지만, 정작 소리 내는 동물에게는 애절한 구애의 신호다. 동물의 소리가 지닌 뜻을 알아내기 위해 산과 들을 누비는 이가 있다. ‘자연덕후’라 불리는, 행동생태학자 장이권 교수다. -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행동은 나와 주변 환경을 연결합니다. 환경에는 물리적 환경도 있지만, 주변 친구들, 가족들도 모두 환경이라 할 수 있어요. 우리는 행동을 통해 나와 주변 환경의 관계를 바꿉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책’, 곧 100쇄 돌파를 앞둔 베스트셀러. 임홍택 작가의 이다. 책의 인기는 간결한 디자인과 함께 ‘간단함, 병맛, 솔직함’을 90년생의 특징으로 내세운 눈에 띄는 표지와 ‘요즘 시대의 요즘 세대’를 겨냥한 흥미로운 세대 담론 때문만은 아니다. 여느 베스트셀러가 그렇듯, 책 자체로 소비된다기보다 사회적 이슈로 소비된 것 또한 한몫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이해가 ‘유행’의 영역을 넘어, ‘상식’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버린 것이다. 사실 책 자체는 일반화의 오류투성이다.
10월 말 정경대 후문 옆으로 찾아온 호떡집 ‘너나들이’ 앞, 호떡을 사려는 학생들이 부푼 기대와 함께 줄을 잇고 있다.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으로 따뜻한 무언가를 찾게 되는 요즘 호떡의 온기가 우리를 끌어당긴다. 두경빈 기자 hayabusa@
지난달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슈퍼엠의 데뷔 EP 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등극했다. 앨범 석 장을 같은 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슈퍼엠이 한국 가수로는 두 번째로 빌보드 꼭대기에 이름을 새겼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또 하나의 진귀한 기록이 나왔다. 슈퍼엠은 음반 발매 첫 주에 1위를 점하는 크나큰 영광을 누렸다. 전 세계 수많은 뮤지션이 진을 치는 빌보드 차트에서 신인이 바로 왕좌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데뷔 음반이 출시 첫 주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가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원 디렉션 정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벌써 11월, 불어오는 찬바람이 시리다. 쓸쓸한 기분을 달래러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찾지만 이조차도 싱겁게 느껴진다. 대신 은은한 감칠맛과 향기로 가득한 중국차는 어떨까. 차(茶) 문화를 테마로 한 카페 ‘라오상하이(老上海)’는 신촌역 5번 출구에서 그리 멀지 않다. 박주홍(남·48) 대표가 2006년에 문을 연 찻집은 ‘차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취지로 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반가이 맞이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테이블마다 놓인 중국식 다기(茶器)와 매장 한 쪽에 가득 전시된 각양각색 자사호(紫沙壺
우선 고대신문의 72번째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십수 년 전 창간특집호를 만든다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였던 기억이 난다. 몇 주 전부터 기획기사 아이템을 고민하고, 취재에 나섰을 후배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고생한 흔적이 신문에 담겨 있다. 1면부터 이어지는 기록물 관리에 대한 기획은 꽤 흥미롭다. 8면에 내비게이션을 펼치고, 입맛에 맞게 지면을 펼칠 수 있도록 한 배려도 돋보인다. 대학기록관으로 시작해, 역사기록물로서 종이신문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록의 민주화, 디지털 아카이브의 다양한 활용을 취재해 낸 것도 놀랍다
2016년 10월 24일. 3년 전 세상에 태어났다. 초반에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 가지진 않았다. 다음 해 3월 한 국회의원이 나를 친구들 300명에게 선물했다. 사람들이 내게 관심 가지기 시작했다. 5월에는 한 국회의원이 나를 대통령에게 추천해줬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차츰 알려졌다. 사람들은 나를 퍽 좋아했다. 나를 보는 게 슬프면서도 위로도 많이 된다나. 사랑받아 기뻤다. 읽히고 공감받기 위해 태어난 나는 사람들이 날 읽고 공감해주는 게 좋았다. 저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다니. 꿈만 같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오는 12일 개최되는 2019년 2학기 ISF 행사가 국기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ISF(International Students Festival)는 본교 글로벌서비스센터와 교환학생 교류회 KUBA(Korea University Buddy Assistant, 회장=신은민)가 매 학기 주최하는 지구촌 축제다. 각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재학생, 지역주민들이 모두 참여해 여러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한다. 본교 글로벌서비스센터는 지난 학기부터 공식적으로 모든 부스에 각 지역 또는 나라의 국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국기뿐
최근 논쟁의 도마 위에 오른 주제를 꼽아보라면 단연 ‘82년생 김지영’일 것이다. 누군가는 대한민국 여성의 삶을 섬세히 묘사하여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남성을 악역으로 매도하며 김지영의 삶이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과연 영화와 책은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일까. 투쟁과 노력의 결과 현대사회의 여권은 과거에 비해 놀랍도록 신장되었으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내가 중학생이었던 약 8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남자들을 앞 번호에 배치했지만, 현재는 가나다라 순으로 번호를 매기는 추세이다. 또한
MC몽이 ‘채널8’이라는 앨범으로 돌아왔다. 간간이 음악 활동은 했지만, 대중 앞에 서는 것은 병역기피 논란 이후 약 9년 만이다. MC몽은 1998년에 받은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대상 판정을 받았다. 그 후, 2006년까지 입영을 연기하다가 2007년 재검에서 치과 이상으로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2010년에 고의 발치 및 병역기피 의혹에 휩싸였다. 결과적으로는 병역을 부당하게 연기한 것에 대해서만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인정되고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MC몽은 2014년과 2016년에 정규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