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코로나 유행으로 대학가는 큰 혼란을 겪었다. 아직은 전자패드보다 칠판이 익숙한 나 역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오프라인 강의에서 몸소 느낄 수 있었던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를 쉽게 느끼기 어려웠다는 점과 (오프라인 강의와 비교해) 글을 주된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오는 불편함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 그러던 와중에, 문뜩,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편을 내가 너무 크게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작금의
버려진 동물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사랑은 슬픔이나 아픔까지도 이긴다. 사랑과 돌봄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쉼터 유기견묘의 맑은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동물들에게도 따뜻한 봄이 어서 오길, 이들의 부지런한 사랑이 끝내 승리하기를 바란다.제작 | 이다연·김민영 기자 press@
인류 초유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사회는 새로운 재분배방식을 실험 중이다. ‘재난 기본소득’이라는 이른바 ‘기본소득’ 방식이다. 기본소득이라는 재분배 방식은 이미 다른 많은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실험되고, 한국에서도 ‘한국기본소득네트워크’에 의해 그 비전이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기본소득이 국내외에서 큰 관심거리가 된 까닭은 노동지위 하락, 불평등 심화, 그리고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기본소득의 특성 세 가지를 말한다면, 보편성·무조건성·개별성이다. 보편성은 선별적이고 시혜적인 복지 패러다임을 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지난 일주일, 배달 라이더들은 밤낮없이 인적 끊긴 도로를 바쁘게 달렸다. 배달주문이 폭증했다.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영업이 포장·배달로 제한되며 그 수요가 배달에 몰렸다. 급작스런 주문 폭주에 대한 배달 라이더의 대비책은 없었다. 배달대행업체 소속으로, 일정 업체의 배달을 담당하던 라이더들은 가능한 건수를 넘어선 배달을 감당해야 했다. 배달시간은 자연히 지연됐다. 배달 지연에 대한 고객들의 클레임은 비대면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배달을 무리하게 소화하느라 사고 위험도 커졌다. 배달대행업체들이
더 이상 학교 소식은 학보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구절절 줄글로 늘어놔도 읽히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다. 학보사 학내보도부에 몸담으면서 고민이 많았던 지점이다. 고대신문은 그 해결책을 ‘간편하게’로 찾은 듯하다. 학교 소식은 짧게, 핵심 정보만 전달하는 식이다. 독자들이 학내 보도에 원하는 것을 어쩌면 가장 잘 잡아냈다고 할 수 있겠다. 글이 짧고 제목이 명확하니 정보를 파악하기 손쉽고, 판도 지루하지 않다. 보도 면은 제목만 쓱 훑어도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문화와 기획은 ‘재미있게’
지나간 계절에는 새 다짐에 봉숭아물을 들여야 했다. 갈바람에 말려 단단하고 붉은 빛이 되도록. 매미도 뚝- 애기구름도 비눈물 그쳐 당신 더 이상 울지 않으리. 끝의 시작은 눈물자국. 그래도 노을이 웃는 모양대로 가을을 살겠다. 이다연 기자 idayeoni@
얼마 전, 5살 된 딸아이와 공주 캐릭터 색칠 놀이를 하다가 아직 ‘살색’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딸을 보고 문득 인종에 대해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 캐릭터의 피부를 어두운색으로 칠하자 아이는 왜 이 공주는 피부가 까맣냐고 물어봤고, 나는 버락 오바마를 비롯해 유명인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피부가 까만 사람들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실제 생활에서도 만화에서도 흑인을 전혀 본 적 없는 아이가 사진 한 번 보여준다고 이해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작년 디즈니에서 실사 영화 주인공 역에 흑인 배우를 캐스팅한 것을 두고 논
필자가 대학에 입학한 3월 초였다. 신학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수업 하나 듣고 나면 새내기가 그렇듯이 배낭 메고 교정을 여기저기 구경 다니던 때였다. 최루탄 냄새가 배어있는 민주광장을 걷던 나에게 선배님이었을 고대 영자신문사 기자가 나를 불러세웠다. 나에게 언제쯤 대학생이 된 것을 느꼈나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19살 젊은 남자가 “대학생이구나”하고 느낀 때는 안국역 출구에서 가방을 열어보라는 말에 싫다고 했다가 마치 건달들에게 잡혀가듯 전경들의 뒷골목으로 끌려갔던 경험이었다. 딱히 잘못한 건 없었지만, 이유도 없이
지난 한 주간 언론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고대생은 ‘박성민’일 것이다. 176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의 최고위원으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박성민 씨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았다. 발언 하나, 심지어 직책당비를 얼마 내야 하는지도 뉴스사이트 메인을 장식했다. 2018년 6월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가 작년 9월부터 청년대변인으로 활동했지만, 지명 직전까지도 그는 무명이었다. 지명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물음표가 달린 이유다. ‘박성민이 누구야?’ 여의도의 중심에서 청년과 여성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96년생의 젊은
장정윤 전문기자
안 그런 척, 마치 영화는 예술적인 것만 봐야 하는 척 하는 영화평론가들조차 은근히 어서 ‘올라 오기(공개되기)’를 기대했던 넷플릭스 영화 는 일단 그 모든 것이 샬리즈 테론때문인 작품이다. 그녀는 이 영화 때문에 온 몸을 근육질로 만들었는데 그 덕인지, 혹은 그 탓인지 얼굴 살도 엄청 빠지게 됐다. 그래서 다소 나이를 먹어 보이고(1975년생이니까 한국 나이로 마흔여섯이다.) 비교적 큰 선글래스가 너무나 어울리는 얼굴이 됐다. 마치 젊은 시절의 톰 크루즈가 에서 세상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지속적 확산에 여행 업계는 냉혹한 불황을 겪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4월 국내 출국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8%이상 줄어들어 약 3만 명에 그쳤다. 중소규모의 관광기업인 승우여행사 이원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2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3개월 간 실제 예약이 0건이었다”며 “여행 문의 전화조차 한 통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료한 일상 속 떠나고 싶은 욕구는 여전하다. 여행업계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속 방책을 내놨다.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체험 위주의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일명 ‘랜선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