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당시의 서관 시계탑 청소 장면이다. 1968년 처음 세워진 이후 9시에는 교가를, 정오에는 ‘녹두문대’의 유래가 되는 노래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울리며 학생들을 지켜봐 온지 어언 40년이 됐다. 로프에 의지한 청소공의 손길에 시계탑은 잠시나마 휴식을 취했을 것이다. 두경빈 hayabusa@
소설 , , 의 저자 김훈 작가의 강연이 19일 오후 2시 중앙광장 지하 1층 CCL에서 열렸다. 독서의 계절을 맞이해 중앙도서관(관장=김성철 교수)이 주최한 ‘작가를 만나다’ 행사의 일환이다. ‘디지털 시대, 연필로 쓰기’를 주제로 한 강연은 마동훈(미디어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훈 작가는 소설가로서 글과 언어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을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 연필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 김훈 작가는 “오직 연필만을 이용해 글을 쓴다”며 연필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글과 삶, 나의 몸이 연
19일 본교 중앙광장에서 ‘조국 딸 입학취소·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4차 고대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 오후 7시 30분경 4차 집회 집행부의 대표자로 나선 이아람(한문학과 06학번) 교우의 일성으로 집회 1부가 시작했다. 이아람 교우는 “집회를 처음 계획할 때, 많은 분이 조국 딸의 입시 비리뿐만 아니라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목소리도 내야 한다고 의견을 주셨다”며 이번 집회에서 직접적으로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주장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4차 집회 집행부는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진영
과마다 FM 구호가 있듯 고대신문에는 사호(社號)가 있다. 온몸이 우글쭈글해지게 만드는 사호의 내용은 ‘지축박차 천지흔들 오자오식 정정캔트(訂正 can’t) 리멤버~ 고대신문야!’. 나름 신나는 4박자 리듬이다. 부르기엔 낯간지럽지만, 담고 있는 의미는 꽤 진중하다. ‘지축박차 천지흔들’에는 호상비문 정신이 깃들어 있다. ‘오자오식 정정캔트’는 글자를 잘못 적거나(오자) 활판에 활자를 잘못 이식할 경우(오식) 정정이 난망하다는 의미다. 언어와 사실을 바르게 전달해야 할 기자의 사명을 일깨우는 구절이다. 흥겨운 리듬에 이런 뜻을 담은
최근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본교 입학 과정을 두고 갖은 의혹이 불거지면 서, 본교에서도 이를 규탄하기 위해 몇 차례 집회가 열렸다. 언론 보도에서 드러난 온갖 파렴치한 행위와 이를 변명하기 위해 애쓰는 조국의 태도에 많은 학생이 분개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조국과 같은 기득권층이 드나드는 뒷구멍이 없다고 생각한 순진한 사람은 없다. 입시의 공정성 문제는 노무현 정부 이후 확대되어 온 수시전형의 가장 큰 비판점 중 하나였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끈끈하게 맺어진 한국 사회에서 대학 동기의 딸을, 재벌가의 아들을 사심 없이
“에이, 걱정 마세요. 당연히 봐줘야죠.” 전화 너머로 고모를 안심시키는 엄마 목소리. 얼떨결에 고3 사촌의 자기소개서가 내 손에 들렸다. 이런저런 활동을 하려 뛰어다녔을 동생의 모습이 선명했다. ‘이를 통해 무엇을 느꼈습니다’로 이야기를 만들고, 진로와 대학에서의 계획으로 마무리 짓는 자소서. ‘기자가 돼 사회를 바꾸겠습니다’라며 확신에 찬 모습이 왠지 부러웠다. 2년 전 자소서를 쓰던 내 모습도 다르진 않았다. 고교 1학년 말, 생활기록부 진로희망사항에 ‘방송 연출가’ 와 사유를 쓴 후부터는 진로를 향한 열정을 보여줄 활동을 찾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장자의 말처럼 머지않아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날이 올 테다. , 등 각종 미디어 속에서 볼 수 있던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이 우리 현실과 가까워졌으니 말이다. 2016년 ‘포켓몬 GO’ 게임으로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후, 차세대 몰입경험 기술로 증강현실이 주목받고 있다. 증강현실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과 풀어나갈 과제에 대해 ‘한국 가상증강현실 연구 선구자’라 불리는 KAIST 증강현실 연구센터장 우운택(KAIST 문화기술대학
나름 ‘야구광’으로서, ‘롯데자이언츠’를 알게 된 이래 난 한순간도 삶에서 야구를 놓지 않았다. TV채널 1순위는 늘 야구중계였고, 경기를 못 보는 날도 틈틈이 상황을 확인하며 마음 졸였다. 다만 올해는 내 삶 몇 없던 활력소인 야구와 이별 중이다. 2019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끝나가는 가운데 롯데자이언츠는 압도적 꼴찌를 달리고 있다. 자타공인 가장 열렬한 응원열망의 소유자 롯데 팬들도 등을 돌렸다. 한창 땐 평균관중 2만명이 훌쩍 넘던 홈구장은 올 후반기 6000명 정도로 수직 낙하했고,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롯데 선수의 이름
교육은 전근대와 근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프랑스 대혁명이 형식적 평등을 성취해 근대를 열었다면, 근대 이후 교육의 대중적 보급 이후로 사회는 실질적 평등에 한층 더 다가섰다. 상류층이 독점하던 교육의 문이 일반 대중에게도 개방되면서, 신분이동의 사다리가 하나 세워진 것이다. 가난한 이들도 능력에 맞는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보장받는 것. 그것이 바로 교육의 정방향이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 사회로 발을 내딛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제각기 다르지만 하나씩은 달고 있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대학 졸업장이다. 번듯한 사회
소비자들이 ‘귀를 호강시켜주는’ 음악에 반응하며, 업계에서는 광고음악을 선정하는 데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최근 광고 음악의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음악 자체의 완성도가 좋아지는 것”이라 요약했다. 이대로 광고음악으로 지나치기 아까운, 슬며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도 좋을 음악을 QR코드와 함께 전한다. 만약 브랜드까지 좋아진다면 그 음악, 제대로 먹힌 것이다. ‘별 보러 가자’- 박보검: 청춘스타의 목소리로 전하는 청춘의 감성2018년 아이더 광고에 삽입된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 CM송이 흐르고 “호로로록” 효과음이 들려오면, 저녁 배부르게 먹은 것이 무색하게 야식으로 너구리를 떠올린다. 이처럼 광고메시지의 범람 속에서 음악은 우리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광고가 TV를 벗어나고 있는 현재, 광고음악은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무의식을 파고드는 광고음악 올해 5월부터 송출된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광고에선, 최근 인기 절정을 달리는 모델의 등장보다도 광고 전반에 흐르는 배경음악에 대한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우연히
민족의 제전인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올해로 100회를 맞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음달 10월 4일부터 제1회 개최지였던 서울에서 잠실주경기장을 비롯한 72개 경기장에서 47개 종목, 17개 시·도 선수단과 18개 해외 동포 선수단 등 3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전국체전은 1920년 11월 4일부터 3일간 배재고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가 효시다. 1919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조선에 근대스포츠를 보급한다는 이유로 ‘조선체육협회’를 창립하자, 3.1운동의 영향을 받은 조선인들이 체육을 통한 민족 자주성
본교에서 4차까지 열린 ‘조국 규탄집회’가 이제는 교문 밖으로 나갈 기세이다. 현재는 법무부장관이 된 조국 서울대 교수의 지명과정을 두고, 근 한 달여간 쏟아진 언론기사가 2만5000건 이상이었고, 수사에 투입된 검찰인력만 250명이 넘었다. 중대사건이어서 그토록 언론과 검찰이 집중하였는지, 중대사건을 만들려고 그랬는지 혼동될 지경이다. 조국 사태는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미쳤고, 많은 균열을 드러냈다. 학교당국에도 큰 혼란이 있었다. 조국 딸의 입시문제로 학교 입학담당 부서와 기록담당 부서, 심지어는 10년 전에 입학처가 위치했던
오랜만에 두 번째로 이 책을 들게 되었다. 각 문장 하나하나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곰곰이 생각해야 하는 난해한 문장으로 구성된 부류의 소설이 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소설에 ‘점성이 있다’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은 이와 반대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하다. 을 읽다 보면 이야기의 흐름을 순식간에 넘기다가 앞 문장, 앞 페이지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문장이 어렵지도 않고 강한 서사, 즉 눈에 띄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끄러진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미끄러진다’라는 표현은 너무 나가 버렸고, 진행 방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문태준 내 어릴 적 어느 날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를 들었습니다어머니가 노랗게 익은 뭉뚝한 노각을 따서 밭에서 막 돌아오셨을 때였습니다누나가 빨랫줄에 널어놓은 헐렁하고 지루하고 긴 여름을 걷어 안고 있을 때였습니다외할머니는 가슴속에서 맑고 푸르게 차오른 천수(泉水)를 떠내셨습니다불어오는 바람을 등지고 곡식을 까부르듯이 키로 곡식을 까부르듯이 시를 외셨습니다해마다 봄이면 외할머니의 밭에 자라 오르던 보리순 같은 노래였습니다나는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가 울렁출렁하며 마당을 지나 삽작을 나서 뒷산으로 앞개울로
퍼스널 모빌리티는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기대와 함께 도로 위의 불청객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온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수석연구원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다양한 교통수단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허용될 방침이지만, 그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자전거도로가 많지도 않고, 이마저도 보행자 겸용 도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당장은 자전거도로를 확
너무 힘들어 무너질 것 같을 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 혹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 위로의 손길을 받기를 원한다. 설사 그 사람이 더는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흔들리며 무너지는 상황은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작은기적’에 매달리게 한다.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데뷔곡 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 나약한 사람의 심정을담담하게, 그리고 애절하게 담아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기타와 건반 반주로 시작하는 노래는 한 편의 동화처럼 서정적이면서 아름다운 가사와 어우러져 듣는 내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내식 감독관이란 직무가 있다. 나의 첫 사회생활이었던 이 일은 요청사항에 맞게 기내식이 생산됐는지, 승객 수에 맞게 탑재됐는지 등을 확인한 뒤 항공사로 인계하는 일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참 신기하고 재미있게 들리지만 현실은 매일이 전쟁이 따로 없었다. 수백 억 원씩 하는 비행기를 놀리지 않고 본전을 찾기 위해서 비행기 스케줄은 매우 바쁘게 짜진다. 착륙하고 다시 한 시간 만에 이륙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 짧은 시간 안에 승객이 타기 전까지 정비, 급유, 수화물, 기내 청소, 기내식 등 다양한 일을 끝내려면 그 좁은 기내가 일순간
사람은 어떤 집안에 태어난다. 아버지로부터 조부, 증조부, 고조부까지 소위 5대까지는 쉽게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동고조이면 8촌이라는 말이 있다. 8촌까지의 일가는 같은 식구이므로 서로 도움을 받고 도와주면서 살아간다. 외가와 처가로까지 인맥이 넓어진다. 내 핏줄의 일이면 더 생각하고 배려한다. 혈연(血緣)의 일이다. 또한 사람은 어떤 지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고향이라는 것이 생겨난다. 성장해서 도시로 진출해도 그 사람은 고향 출신 사람들과 각별하게 지낸다. 고향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없으니 고향과 고향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