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나길 참을성이 없어 불편한 곳이 있으면 찾아내 고쳐야만 다음 일을 할 수 있었다. 언젠가 기자가 된다면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가려운 곳을 즉시 긁어주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개강호에 실린 과학도서관 열람실 축소 기사는 그 대표 격인 글이다. 방학 중 학교엔 사람만큼이나 소식이 뜸하다. 그런데 유난히 에브리타임이 뜨겁길래 들여다보니, 과학도서관 4층 열람실이 사라질 예정이며 공지가 내려오기도 전에 삽을 떴다는 말로 시끄러웠다. 요란한 냄비가 식기 전에 뭐라도 써야겠단 다짐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사실을 가려내는
붉은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흰 첫눈이 내리는 계절로 이어진다. 세상의 모든 자연스러운 변화는 결국 피할 수 없는 다음 단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나의 취재부 생활에도 우연한 만남이 필연적인 깨달음을 가져다준 두 편의 기사가 있다. 고대신문 고연전 특별호 기사 ‘빨라진 프로야구, 흥미 더해 팬심 잡으려면’과 2028호 기사 ‘극회부터 천만 배우까지, 도전으로 이어간 연기 인생’이다. 이 두 기사를 쓰는 동안 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우연이 어떻게 필연적인 책임감으로 변모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진실을 좇아야 하는 기자의 역할을 깊이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회의 …. 취재를 위해 고대신문 기자들은 프레스증을 목에 걸고 각종 대표자 회의를 따라다닌다. 고대신문 2024호에서 다룬 고연전 좌석 배정 회의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회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저녁에 시작해 다음 날 아침에 끝나는 이 회의는 매년 크고 작은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다. 올해도 여느 해처럼 직접 기자들이 회의에 참관한 뒤 기사를 쓸 예정이었다. 그런데 회의 이틀 전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모든 단체의 참관을 불허하고 속기록·회의록도 공개하지 않겠다는 공지가 내려왔다. 기사를
고대신문에 입사한 후 최은영의 소설 을 읽었다. 그리고 그 소설의 주인공인 ‘해진’에게서 나를 발견했다. 해진은 학교 신문편집부에 들어가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무엇을 써도 되는지를 고민한다. 그가 겪는 고민은 나와 닮아 있었다. 기사를 작성하고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더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고민했지만 글쓰기 실력이 부족했다. 이 막막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사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글에서 여러 정보를 정확한 위치에 배치하고, 기사에 어울리는 표현을 작성하는 방법에 신경 썼다. 몇 차례 기사를 작성하고 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