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김용주(공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공학관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아직 물건이 덜 들어와서 휑한데, 곧 3D 프린터도 들어올 거에요.” 연구실에 들어서면 커다란 모니터가 반겨준다. “저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소재를 디자인합니다. 실제 실험보다는 컴퓨터 안에서 가상 실험을 주로 하고 있죠.” 연성 소재 이론 및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온 그는 교수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과거를 회상했다. 학자가 되고자 유학길에 오르다 학부 2학년, 병역 문제를 고민하던 그는 돌연 유학을 결심한다. “저는 중간에 공부를
‘우림과 둠밈’은 출애굽기에 나오는 표현으로 ‘빛과 완전함’으로 번역된다. 조둠밈(경영대 경영학과) 교수의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건 우연이 아니다. 조경근(불어불문학과 76학번) 교우의 첫째 딸 이름이 ‘우림’임을 들은 교회 목사는 “우림과 둠밈이 구약성서에 함께 나오니 찾아보라”고 지나가듯 말했다. 성경을 펼친 조 교우 부부는 둘째가 태어난다면 딸이 됐든 아들이 됐든 ‘둠밈’이란 이름을 붙이겠다고 결심했다. 한번 사는 인생, 특별하게 보내자 “가끔 부산 사투리가 나올 수 있어요. 부산·경남 출신 학생이 찾아오면 그러지 않을까···
팬덤 의존도 높고 대중성 낮아코어팬 사이 ‘탈케’ 여론 조성손실 걱정보다 장기적 시야 필요 케이팝 산업이 이미 정점에 다다랐고, 앞으로 하락할 일만 남았다는 ‘케이팝 위기론’이 회자된다. 일각에선 이러한 위기가 팬덤을 수익원으로만 여기는 기획사들의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가격은 높였지만, 공연과 서비스의 질은 담보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는 늘어난 유료 콘텐츠에 대한 팬덤의 불만과도 맞물리고 있다. 10대와 20대가 주축을 이루는 팬덤 특성상 계속되는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이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소멸 해결책으로 외국인 유치지자체-대학 연계 필요“거주하고 싶은 지역 만들어야” 지역 소멸이 심화하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 1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공개한 ‘2023년 12월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체류 외국인은 250만7584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4.89%를 차지한다. 늘어나는 외국인에 대한 관리와 지원은 절실하다. 이향수(건국대 행정학전공) 교수는 “이민청 신설 등 하루빨리 외국인 유치 및 이주 정책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지역 대학 외국인 유치 열풍 지난해 2
교양 PD 꿈꾸다 예능국으로관찰하는 습관 연출에 녹여내“나만의 목소리 담아내고파” 시즌1에서 출연진에게 몰래카메라를 호되게 당했던 신입 PD는 5년 만에 시즌3 메인 PD가 됐다. 시청률 위기에 빠진 은 류호진(신문방송학과 98학번) PD의 활약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의 성공 이후로도 , , 등을 연출했다. ‘우리네 인생은 결국 좋든 싫든 탐험하며 사는 것’이라는 그의 철학은 그가 흥행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출한 비결이다. 고등학교
중국은 4대 문명의 발원지인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중국은 전통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전통 명절의 성대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으로 교환을 온 후 처음으로 어울리게 된 중국의 전통 명절은 원소절(元宵节)이다. 원소절은 음력 1월 15일로 우리나라의 정월대보름과 같다. 이는 설날 이후 첫 번째로 중요한 명절이다. 원소절 유래에 대한 가설이 다양하지만 그중 제일 많이 받아들이는 것은 백성들이 등불을 켜고 복을 비는 고대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원소절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는 탕위엔(汤圆)이다. 이날은 집마다
사진은 어둠 속에서 빛을 그리는 예술이다. 인화지에 필름을 덧댄 뒤 빛을 쬐면 필름의 상을 따라 인화지가 타면서 사진이 완성된다. 그렇기에 암실은 외부의 빛을 막기 위해 항상 어둡다. 지금 당장 빛 한 줄기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놓지 말자. 아름다운 것은 가장 어두운 곳에서 탄생한다. 하동근 기자 hdnggn@
친구로부터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한다. 모두가 선망하던 회사였고 그 친구가 얼마나 치열하게 취업 준비를 했는지 알기에 아깝다고 느껴졌다. 구체적으로 자기는 글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원래 그 업무가 글 쓰는 업무임은 친구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듣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 이유가 다인가? 이런저런 추측을 해보던 중, 예전에 본 이키가이 다이어그램이 떠올렸다. 일본어로 이키는 ‘삶’을 뜻하고, 가이는 ‘가치’를 뜻한다. 의역하면 ‘사는 보람’ 정도로 해
별점: ★★★★★한 줄 평: 생각이 영화가 아닌 내게로 침잠해 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98년도 영화 ‘원더풀 라이프’에서 그려지는 사후 세계는 사뭇 특이하다. 모든 망자는 이승과 저승의 중간 지대 ‘림보’에서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재판관도 상벌도 없는 그곳에서 망자들이 해야 하는 일은 오직 하나, 저승까지 가져갈 기억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들은 림보의 면접관 앞에서 삶을 되돌아본다.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는 할머니, 자기 삶에 냉소적인 청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감독은 일관된
한국에서 라틴아메리카는 신흥시장의 하나로 분류되며, 이 지역에 대한 접근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16세기에 대항해 시대가 펼쳐진 이후 라틴아메리카는 유럽을 비롯한 구대륙에 1차 산업자원을 수출하는 주요 공급처이자, 구대륙에서 생산된 공업생산품을 수입하는 소비시장의 역할을 해왔다. 라틴아메리카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로 연결되는 국제무역 질서 속에 완벽히 편입되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령 아메리카, 즉 라틴아메리카에서의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원주민들과 메스티소(
지난 2월 28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명이며, 합계 출산율은 0.72명,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4.5명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위기가 여실히 드러난 발표였다. 저출산 현상 자체만을 두고 본다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비슷한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3년 출산율 1.68명의 프랑스는 육아휴직 개혁과 불임 퇴치를 골자로 한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며 “인구학적 재무장”을 언급했고, 예측 출산율 1.20명의 일본은
“형은 어떤 사람이 제일 싫어?” 한 달 전, 신문사에서 일하던 중 옆에 앉아 있던 동료 기자들이 뜬금없이 내게 건넨 질문이다. “당연한 걸 설명해 줘야 하는 사람.”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이 튀어나왔다. 사실 신문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요즘 들어 ‘왜’, ‘아니’를 시작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지인으로서, 동료로서, 선배로서, 부장으로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거나 업무를 요청하면 “그걸 제가 왜요? 그렇게 하기 싫은데요?”, 혹은 말을 끊으며 “아니.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한 담론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전 지구적으로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나 미국의 트럼프 정권과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우익 포퓰리즘과 극우주의의 급속한 성장은 이와 결부된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면서, 인종, 민족, 종교와 무관하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할 시민권의 이념 그 자체 역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는 목소리들이 반드시 서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기에는 매우 이질적인 처방들
송민제 전문기자
○···호형들, 주먹질 당하는 대학원생 호랑이가 있다면 믿겠소? 내 어느 과인지 짐작은 가네만 자세히는 말 안 하겠소. 대학원생 호형들은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5년씩이나 폭언, 폭행,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오. 실험실에서 맞은 호형들이 잘못한 건 단 한 가지, 교수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는 것뿐이오. ○···말 꺼낸 김에, 한 대학원생 호형이 내게 전해준 일화를 풀어보겠소. 때는 2018년이오. 한 교수는 연구조교에게 어떻게든 술을 먹이고 싶었던 모양이오. “술 못하면 교수가 될 수 없소!” 교수는 조교를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도 일
22대 총선에서도 거대 양당은 비례위성 정당을 창당하며 ‘꼼수정치’를 이어간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3일 위성정당 ‘국민의 미래’를 만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진보당, 새진보연합, 연합정치시민회의와 함께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했다. 위성정당은 소수정당의 득표율에 맞게 의석수를 배분한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12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47석 중 36석을 가져갔다. 민주당계인 열린민주당에 3석이 배분됐기에 실질적으론 의석의 80% 이상을 양당이 차지한 셈이다. 양당은 위성정
기자는 궁리해야 한다. 자신이 보고 들은 사안에 대해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기사에 이를 적용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을 관통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신문에 궁리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계의 집단행동. 단연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고려대학교와 고대신문도 이를 피할 수는 없다. 1면 기사로 다루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1991호는 의료계 집단행동을 다루기만 했을 뿐, 궁리를 담아내지 못하면서 나머지 절반이 텅 빈 신문을 독자에게 제공했다.
영화 는 어떻게 1000만 관객을 엿볼만큼 파격적으로 흥행하게 됐을까. 장재현 감독은 왜 이런 공포 스릴러, 오컬트를 지금과 같은 시기에 만들었을까. 하이브 미디어코프는 왜 이란 영화를 이 시점에 발표했을까. 김성수 감독은 언제부터 이 영화를 기획했으며 왜 관객은 1000만 이상이나 반응했을까. 그들이 환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는 1만 104년 때의 사건과 우주 전쟁을 통해 현실의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의 텍스트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알면 좋다. 영화와
발을 들여 계단을 올라가는 길마저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허름한 건물이지만, ‘마하 한남’이 자리한 3층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다른 공간이 열리듯 코에 닿는 냄새부터 달라진다. 향을 따라 계단을 마저 걸어 올라가면 마하의 건축 철학에 대한 글을 마주할 수 있다. “태초에 건축의 시작은 안식처를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마하의 건축은 이 안식처라는 초심에서 시작합니다. 마하 건축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와 온도를 고민합니다.” 이 공간은 ‘마하 한남’이기 이전에 목욕탕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색이 전혀 느
중도탈락·불법체류 우려유학 비자로 불법 취업하기도 “관리에서 관심으로 나아가야” 지난해 8월 교육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 대학 위기 극복 △해외 우수인재 확보 △연구 경쟁력과 글로벌 역량 제고 등이 추진 배경이다. 발표 후 전국 대학에서 유학생 확보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고려대 역시 올해 정원 외 외국인 학과인 글로벌자율학부를 개설했다. 동시에 유학생 중도탈락률과 불법체류율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유학생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관리도 어려워지기에 이탈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