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이후 법후(법학관 후문)에는 침묵이 짙게 깔린다. 바쁜 학기를 마무리하고 그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지루함’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매일 같은 일정, 비슷한 식사와 예측 가능한 삶을 지속하다 보면 내일을 기대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체감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법후라는 공간의 단조로움이었다. 매일 점심마다 오른손 하나로 셈할 수 있는 법후 음식점의 종류를 생각할 때, 지루함과 더불어 허무함마저 덤으로 받곤 했다. 변화를 찾고 싶었다. 곧바로 종암동과 제기동의 구석구석을 산책했고, 정릉천 근처를 돌아
다시 새학기다. 24학번이 설레는 발걸음으로 캠퍼스를 밟는다. 신입생이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선배가 신입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내리사랑 - 이다연(경영대 경영24) 안녕하십니까!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24학번 신입생 이다연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의 첫 개강을 앞두고, 시험 기간에 나태해질 때마다 고려대학교 응원가를 찾아 듣거나 입실렌티 무대 영상을 보면서 공부 의지를 활활 빨갛게 다시 불태웠던 고등학교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드디어 올해부터는 꿈에 그리던 고려대학교의 일원이 돼 그 현장을 직접 즐
24년 전기차 예산 10% 삭감“보조금, 전기차 구매에 큰 영향”지급 공백, 판매 유휴기로 이어져 올해 전기차 지원 예산은 1조734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500억원이 감소했다. 국가 보조금 최대 금액은 지난해보다 30만원 줄어든 650만원으로 책정됐다.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가격 또한 550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민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사무총장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가격이 유사해지는 시점까지는 보조금 지원이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전했다. -올해 보조금 정책에서 눈 여겨봐야 할 점은 “전기차의 성
판매량 전년 대비 4.3% 감소“저비용 생산 구조 만들어야”충전소 접근성 개선 필요 전기차 내수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11만6000여대로 전년 대비 약 6% 감소했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중 판매량이 역성장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주요 업체인 현대자동차·기아의 전기차 수출 실적은 증가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률은 둔화됐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미래모빌리티사업단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인 만큼 국내 기업의 내수시장 주도권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다. 차종 다변화로 소
수익 줄자 보도·교양도 휘청드라마 잘될 때 내실 강화 등한시OTT와 맞서려면 변화는 필수 KBS는 지난해 11월 드라마 의 방영권을 넷플릭스에 판매했다. KBS가 대하드라마의 방영권을 글로벌 OTT에 판매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웨이브 지분 19.8%를 보유한 주요 주주임에도 KBS는 웨이브의 경쟁사인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했다. ‘황금알 낳는 거위’였던 드라마가 오히려 적자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70억원이라는 의 높은 제작비를 감안해도 KBS의 이번 결정이 지상파 방송사가 처한
세상에 천재 예술가는 있는가? 흔히들 없다고 한다. 천재가 있다면 99%의 노력과 1%의 천재성으로 이루어진다며 피나는 노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이야기다. 모든 작품이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노력한다고 누구나 천재가 되는 것 역시 아니다. 그렇다면 위대하고 훌륭한 예술가들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요즈음에는 대부분 그 나라의 부나 영향력에 훨씬 힘이 실리고 그 영향력이 결정한다. 예술가는 전세계적으로 차고 넘치지만 제3세계나 가난한 나라에 예술가가 성공한 사례는 그래서 드물다. 그러나 이 말도 위대한 화가의 탄생에
낙서는 일기장과도 같다. 떠오르는 생각을 마음 가는 대로 끄적이는 것이기도 하고, 지나가 버린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기도 하다. 남몰래 마음을 표현한 글자는 오래도록 그곳에 남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서울 곳곳에 무심히 새겨진 낙서 속 다양한 이야기를 들여다보았다. 고대인의 낙서 낙서는 학내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빛이 바래 희미한 자국으로 남아있는 교양관 강의실의 낙서부터 학관 벽에 새로이 채워지는 낙서까지. 학생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새하얀 벽을 물들이는 색색의 낙서, 벽화 벽화를 전문으로 그리는 ‘
맨땅에서 시작한 미국 이민 52년 만에 다시 시작한 대학 생활 “길을 벗어나는 것이 삶” 손주들 손을 잡고 졸업 사진을 찍는 대학생이 있다. 시카고 친구들에게는 ‘순 깡이다’며 농담 섞인 응원을 받고, 같이 공부한 후배들에게는 ‘신기하다’, ‘존경스럽다’며 격려받는 변문수(철학과 68학번) 교우는 1968년 입학해 지난 2월 졸업을 맞았다.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간 변 교우는 대학 울타리 안과 다른 세계를 경험했고, 고려대로 돌아온 이후에는 기억과 달라진 학교를 마주했다. 인생 여정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온 그는 길을
신입생은 전공수업 거부 예정학교 행사 불참도 예고학생 자치활동 무기한 연기 고려대 의과대 재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반대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예과 2학년~본과 4학년 재적 학생 503명 중 479명(95.23%)이 휴학계를 제출했으며, 24학번 신입생은 전공 수업 거부를 계획하고 있다. 휴학계 승인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강지민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밝힌 의대 증원 계획엔 증가 인원의 수용 및 실습 환경에 관한 어떤 대책도 없다”며 “집단행동에 대한 모든 결정은 강요 없이 개인
지난 23일, 고려대학교 제117회 학위수여식이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실시됐습니다. 선배 호랑이들이 대학을 떠나 사회로 첫 걸음을 떼는 가슴 설레는 날, 고려대의 열띤 응원과 축하로 가득했습니다. 학위수여식의 생생한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촬영 | 전장원·배준성·설서윤 기자 press@편집 | 배준성 기자 jun14bae@
사진 | 하동근·한희안 기자 press@
1988년, 강 병장의 말년 휴가. 군복도 벗지 않고 만난 고등학교 시절의 은사님은 고려대에 실험 기사 채용공고가 났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20일 남짓의 휴가 동안 그는 면접까지 본 후 복귀했다. “군대를 전역하고 바로 다음 날인 7월 1일부터 고려대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강윤종 공과대학행정팀 차장은 지난 35년간 고려대를 위해 헌신했다. 학생과 함께한 현장 전문가 화학과 실험 기사 시보로 고려대와의 긴 인연이 시작됐다. 교수 한 명당 대학원생을 한 명밖에 뽑지 못했기에 학교는 실험을 보조할 인력을 고용했다. “당시에는
사랑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 고려대학교는 제117회 학위수여식을 거행합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환하게 밝혀온 지성의 광장이자 학문의 전당인 우리 고려대학교가 정성을 다해 길러낸 6천여명의 졸업생이 새롭게 사회로 진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감격스럽게 생각합니다. 먼저, 오늘 영광스러운 학위증서를 받고 이제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선 6천여 졸업생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졸업생 한 명 한 명을 세계 최고의 지성과 훌륭한 품성을 갖춘 인재로 길러주신 고려대학교의 교수님들, 그리고 자녀가 고려대에 재
“작은 학과가 살아남기 위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죠.” 한두봉 교수는 G-class(글로벌수업) 도입, EKA-FREE 기획 등 ‘작은 학과’의 세계화와 학생들의 시야 확대를 위해 힘썼다. 1994년 고려대 교수로 부임해 식품자원경제학과와 30년을 함께한 한 교수는 지난해부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으로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격변기 속 대학 시절 농업이 한국 사회의 큰 축이었던 1970년대의 끝자락, 한 교수는 인간에게 필수적 요소인 농산물을 공부하고자 고려대 농업경제학과(현 식품자원경제학과)에 입학했다. “197
송민제 전문기자
제117회 학위수여식이 23일 오전 10시 서울캠퍼스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학부 3737명과 대학원 2275명을 합쳐 총 6012명이 학위를 받는다. 대학원에선 1888명이 석사학위를, 387명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번 행사에는 곽노정(재료공학과 84학번)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여해 졸업생에게 축사를 전한다. 모든 행사는 본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졸업증서는 서울캠퍼스 학부생은 23일부터 단과대학 행정실에서, 일반대학원 학생은 23일부터 3월 29일까지 소속학과 행정실에서 받
성균관대 로스쿨에 진학하는 김윤지 씨는 알찬 대학 생활을 보냈다고 자평했다. 논리적으로 말하기를 좋아했던 그는 본교 입학 후 토론 동아리 ‘고란도란’에 가입했다. 전국 토론대회 1등을 노렸지만 10번의 대회 출전에도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았다. 토론의 매력을 깨달은 2021년, ‘제2회 한반도 평화공감 온라인 토론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논의의 전제를 상대와 합의한 후, 의견을 교환하고 발전시키는 토론에 애정이 커요. 승리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외교관이 오랜 꿈이었던 김 씨는 2학년 때 국
대학에서 리더십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었던 이원준 씨는 고려대 입학 후 봉사활동과 학생군사교육단(ROTC) 훈련에 열중했다. 그는 자신의 대학 4년을 ‘청춘영화’라 표현한다. “저에게 고려대는 청춘영화입니다. 많은 경험을 한 곳이라, 지난날을 떠올리면 아련해요.” 이원준 씨는 중학생 때 필리핀 학생에게 한글을 가르친 경험을 살려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1년 세종사회봉사단에 가입해 1년간 20회 이상 봉사했다. 독거노인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해 어르신의 말동무를 하기도 했다. “할머니께서 ‘가족 없이 홀로
“외교나 교수생활이나 다 똑같더라고요. 인간관계는 결국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진 허승철 교수가 28년의 교수 생활을 마치고 고려대를 떠난다. 노문과 학생, 우크라이나 대사가 되다 허승철 교수는 1977년 고려대 문과대학에 입학했다. 당시는 계열별로 학생을 모집했다. “문과대 신입생 190명 중 저를 포함한 5명만 노문과를 선택했어요. 신설된 지 3년밖에 안 됐고 냉전 시대였으니 인기가 없었죠.” 작은 학과였기에 더 끈끈했다. “선후배 모두가 서로를 알고 지냈어요. 지금은 정원
이은지 씨는 고려대 간호학부 재학 중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면서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 사명감을 느낀 때는 간호사로 고대안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였다. 안산병원에는 외국인 환자가 많다. “난민이나 외국인 노동자 부부의 아기들은 임신 중 관리를 잘 받지 못해 조산아와 기형아로 많이 태어나요. 600g밖에 안 되는 아기가 3kg로 자라서 퇴원할 때 보람이 컸죠.” 그렇지만 회의감도 컸다. “아기가 고통스러운 치료로 고생만 하다 죽을 때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어요. 학교에서 배운 사람 중심의 간호학은 허상에 불과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