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한 줄 평: 추위 속 모닥불 크리스마스 자정이 다가오면 설레는 마음으로 두터운 주머니 안에 받고 싶은 선물이 적힌 편지를 넣고 1년 동안 나쁜 짓을 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며 잠자리에 들곤 했다. 새벽에 일어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선물이 있는지 확인했던 그 순간, 선물을 받고 기뻐했던 그 추억은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 한편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는 산타클로스의 이야기를 아이들로부터 편지를 받고 배달하는 우체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다. 철부지 주인공 제니퍼는 처음엔 단순히 클라우스의 선물
별점: ★★★★☆한 줄 평: 멈춰 서 오늘의 하늘을 살피게 하는 여유 여기 20대 초반의 나이로 서예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한 청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한다 세이슈(半田清舟). 서예가 아버지를 따라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에게는 결핍이 있는 법. 한 사건으로 인해 한다의 아버지는 그를 시골로 내려보낸다. 애니메이션 은 이 젊은이가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섬마을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다를 시골로 보낸 사건은 그가 서예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롯한다. 그동안 그에게 서예
별점: ★★★★☆한 줄 평: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그려낸 진정한 소통의 방향성 의 주인공 에바 캐처도리언은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던 여행 작가였다. 그러나 계획에 없던 임신은 그녀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이 바꿔놓는다. 여행 작가로 활동하면서 느껴온 평안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에바는 그 원인을 임신으로 돌리며 아이의 존재를 거부한다. 출산하는 순간에도 의사가 “저항하지 말라”고 말릴 만큼 아이에 대한 거부감은 완강했다. 서툰 어머니였던 에바는 아이의 울음을 달랠 줄 몰랐다. 그녀는 유모차를 종종 공사장으
별점: ★★★★☆한 줄 평: 초조한 청춘에게 건네는 물음표 대학을 졸업하기에 늦지 않은 나이는 언제일까? 취업하기에, 결혼하기에 늦지 않은 나이는? 꿈을 좇기에 늦지 않은 나이는 언제일까. 이 영화는 서른 살을 일주일 앞둔 어느 뮤지컬 작곡가의 초조함에서 출발해 수많은 물음표로 끝을 맺는다. 주인공 존의 귓가에 끊임없이 들려오는 ‘틱, 틱, 틱’ 소리는 그의 초조와 불안을 여실히 드러내는 요소다. 무언가에 쫓기듯 여유 없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 소리는 시곗바늘의 째깍거리는 소리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시한폭탄처럼
별점: ★★★☆☆한 줄 평: 너그러운 사랑 이야기 쇼츠를 보다가 짧게 흘러나온 “그냥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내.”라는 모순적인 대사에 호기심이 일어서 이 영화를 재생했다. 로맨스 영화인 줄 모르고 봤다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사랑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 영화는 정신병동이라는 공간 안에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의 세계로 들어와 최선을 다해 이해해 주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쩌면 이보다 더 로맨틱할 수 있을까? 주인공 영군(임수정)은 자신을 사이보그라 믿는 망상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밥도 먹지 않고
별점: ★★★★☆한 줄 평: 귀신 눈망울이 예뻐서 무섭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했다. 밤이 되면 스스로 움직이는 조각상, 정전 난 학교에 울려 퍼지는 방송, 옥상에서 1등을 밀어버렸다는 2등. 공포가 일으키는 목덜미의 소름과 심장의 떨림이 좋았다. 공포를 애호하는 마음이 한국 공포 영화의 기둥을 세운 시리즈를 정복하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불을 끄고 이불을 뒤집어써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1998년 작 을 틀었다. 의 서사는 전설에 가깝다. 전설은 평범한 인간의 이야
별점: ★★★★☆한 줄 평: ‘멋’이 가장 잘 사용된 영화 개과천선과 권선징악. 통쾌하지만 식상하다. 의리를 중시하는 서사 그리고 가족 간 갈등과 화해는 각각 무협지와 가족영화가 우려먹는 뻔한 요소들이다. 의 스토리는 이런 뻔하고 식상한 의리와 우애, 개과천선과 권선징악 등의 플롯들이 버무려져 있다. 자칫 뻔한 범작의 수준에서 머무를 수도 있던 이 영화는 중화권 영화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불후의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 영화를 떠올리는 사람들은 ‘멋’을 이야기할 것이다. 소위 ‘간지난다’는
별점: ★★★★★한 줄 평: 무너지는 일상과 광기의 물아일체 미친 듯이 드럼을 치는 주인공에게 조명이 번쩍이며 카메라가 다가가는 영화의 마지막 쇼트는 를 본 사람들의 기억에 아마도 가장 강렬하게 남는 순간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카메라의 구도를 이야기와 엮어 파헤쳐보면 영화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는 2014년 개봉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음악 영화다. ‘채찍질’을 뜻하는 제목답게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숨이 멎을 듯 휘몰아친다. 음악에 딱딱 맞춰 쾌감을 주는 컷 편집이나 주연 배우들의 기막힌 연기력
별점: ★★★★☆한 줄 평: 우리의 다름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추천에 앞서 내 애정과는 별개로 동성애에 심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영화를 권하지 않음을 밝힌다. 남성과 남성의 적나라한 키스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게도 영화의 모든 요소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님을 밝힌다. 가령 미친년과 게이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 척 홍보한 것이나 이해할 수 없는 재희의 당당함, 유흥과 청춘이 같은 말인 듯 묘사한 것 말이다. 특히 초반부는 억지 명대사, 흥수와 재희의 동거를 위해 끼워 넣은 억지 장
대학을 졸업한 지 9년. 30대가 된 지금, 20대 시절의 고민과 불안을 돌아보니 그중 상당수는 필요 없었다. 괜히 스스로를 몰아붙여 내 몸의 면역체계만 망가뜨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현명하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시길 바란다. 1. 끝없이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진 않는다 불확실한 미래와 취업 시장의 불안을 이기려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를 끝없이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부족한 걸까?” 같은 부정적인 생각만 깊어졌다. 그때는 적성이 내 안에 있고, 고민하면 답이 나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적성은 경
별점: ★★★★★한 줄 평: 아이러니의 충돌 속에서 삶의 매 순간은 모험이 된다. 유쾌한 사운드트랙, 옛 영화다운 필름의 질감과 그에 어우러지는 파스텔톤. 관객들은 초록과 노란빛이 따스하게 어우러진 밭에서 빨간 카디건을 두르고 등장하는 미라벨의 비주얼에 반하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는 시골에 놀러 온 도시 소녀 미라벨과 그 마을의 소녀 레네트가 처음 만나는 첫 번째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둘의 도시 생활을 담은 3가지 에피소드, 총 4가지의 일상 속 이야기를 담는다. 1장에서 레네트는 해가 뜨기
별점: ★★★★☆한 줄 평: 어느 하나 간절하지 않은 마음이 없다. 아들이 죽었다. 아버지는 그 이유를 모른다. 그래서 죽은 아들 기태와 친했던 친구들을 찾아가 기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냐고 묻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입을 통해선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다. 대신 영화는 우리를 기태가 죽기 이전의 시점으로 직접 데려간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그 시간대가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아주 행복해 보이는 평범한 세 친구의 모습이 보이다가도, 어느
별점: ★★★☆☆한 줄 평: 높은 퀄리티, 낮은 진입장벽.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수작 대한민국은 현재 티니핑 열풍이다. ‘등골핑’, ‘파산핑’, ‘캐시 티니핑’ 등 부정적인 호칭으로 불리며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티니핑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이에 더해 최근 시리즈 첫 극장판이 개봉했고, 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가 해당 영화의 OST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큰 이슈가 되었다. 나는 시리즈의 팬은 아니었지만, 티니핑 열풍에 대한 호기심에 극장으로 향했다. 어
별점: ★★★★☆한 줄 평: 지나갔지만 괜찮아, 아름다웠으니까 과거를 무력하게 그리워할 것인가, 아니면 기억하고 존경할 것인가? 웨스 앤더슨은 로 자신 있게 답을 내놓는다. 영화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한 소녀는 읽는 책의 저자가 젊은 시절 여행 중 들은 이야기를 구술한다. 현재의 관객이 소녀와 함께 과거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셈이다.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인 컨시어지 무슈 구스타브는 예술, 교양, 명예 등 고리타분한 가치를 중시하는 인물이다. 시간과 때에 맞지 않게 고급 향수와
의 첫인상은 난해함과 불편함의 연속이다. 처음엔 주인공인 의사 스티븐과 그에게 불행을 가져오는 소년 마틴의 관계를 전혀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럽다. 스티븐이 마틴과 비밀스럽게 만나는 장면에서는, 마틴이 스티븐의 혼외 자식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마틴의 존재를 숨기려는 듯한 스티븐의 태도는 이 오해를 더욱 부추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스티븐과 마틴의 만남은 점점 잦아지고 그들의 부자연스러운 관계는 시종일관 불쾌감을 자아낸다. 장면마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배경음악은 불쾌한 분위기를 더 심화하고, 관객에게 심리적
별점: ★★★★☆한 줄 평: 내면을 비춰주는 애니메이션 영화 2편이 나왔다는 말에 기대에 찬 마음으로 영화관에 달려갔다. 2편에선 주인공 라일리가 정서적으로 더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년 시절에 가지고 있었던 감정들에 더해 불안이, 따분이, 당황이, 부럽이가 새롭게 등장했다. 먼저 영화를 본 사람들로부터 불안이가 소위 말하는 ‘빌런’이라는 말을 듣고 영화를 관람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빌런’이라는 명칭이 불안이의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어린 시
별점: ★★★★☆한 줄 평: 허울뿐인 평등의 붕괴와 재구성 세상은 다양한 이분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자와 가난한 자, 진보와 보수, 선과 악. 이 같은 이항 대립은 끝없이 나열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구조가 절대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이 만드는 구조나 이념은 드넓은 바다 위에 세운 건물과 같아 언제나 불안정하다. 이데올로기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은 불안정한 이분법과 평등을 지향하는 인간 사회의 모순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영화는 한 인플루언서 커플의 등장으로 막을 연다. 이 커플은
별점: ★★★★☆한 줄 평: 긴장감 넘치는 원테이크 촬영과 즉흥 연기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독창적인 영화 재즈를 들어본 적 있나요? 재즈에서 각 연주자가 순간의 영감에 따라 새로운 멜로디와 리듬을 창조하는 과정은 청중에게 매번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즉흥 연주가 재즈를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장르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세바스티안 시퍼 감독의 (2015) 역시 즉흥성을 영화로 구현한 작품이다. 는 베를린에 사는 주인공 빅토리아가 우연히 만난 네 명의 남자와 함께 겪는 사건을 그린 영화로, 단 한 번의 촬영
별점: ★★★★☆한줄평: 너무나 컸던 명작의 파급력 는 영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제한이 있지만 800만 관중을 돌파해 한국 범죄 느와르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임과 동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다. 한국 영화계에 삼류 조폭물이 범람하게 된 계기가 됐고, 곽경택 감독이 모델이 된 실제 조폭에게 모델료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조직폭력배들에게 납치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의 배경지가 부산이었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부산 지역의 ‘칠성파’와 ‘신20
별점: ★★★★☆한 줄 평: ‘뷰티’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본 영화는 잠을 자고 일어나면 성별, 이름 등 모든 게 바뀌는 남자주인공 우진과 그런 우진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게 되는 이수의 이야기다. 어찌 보면 우진에게 남아있는 것은 내면뿐임에도 여러 우여곡절 끝에 우진과 이수는 행복한 미소로 서로의 내면을 바라보며 영화의 결말을 맞이한다. 영화의 제목인 ‘뷰티 인사이드’가 관철하고자 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내면의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의 결말을 서로의 ‘내면’을 바라보며 맞이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실